청춘의 인문학 - 흔들리는 영혼을 위한
안상헌 지음 / 북포스 / 2014년 1월
평점 :
품절


 세상에 책은 많지만, 나를 일깨워주는 책을 만나는 일은 극히 드물다. 책 자체의 문제일 때도 있고, 나 자신의 마음에 공감의 접점을 찾지 못하는 시기적인 문제일 때도 있다. 좋은 책을 만나는 것은 좋은 인연이다. 내 생각을 바꾸고 행동을 바꾸며 나를 긴장하게 하는 책을 만나게 되면 책의 세상에서 배회하는 보람을 느끼게 된다.

 

 이 책의 저자는 안상헌이다. 2013년 초에 저자의 책 <인문학 공부법>을 읽으며 인문학 공부의 가이드라인을 잡아보았다. 지금 2014년 초에는 <청춘의 인문학>을 읽으며 인문학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지금 읽은 이 책은 나를 설레게 하는 책 중 하나였다. 강의식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현장감 있게 글에 집중할 수 있었고, 몰입도가 뛰어나서 계속 읽고 싶고,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며 두근거리며 읽을 수 있었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었다.

 

 작년에 새해를 맞이하여 인문학에 관한 책을 읽어보겠다고 결심했지만, 변죽만 울리다가 한 해를 보냈다는 것을 깨닫는다. 여전히 인문학 입문 서적을 읽으며 인문학에 발을 디딜 계기를 마련해본다. 어떻든 상관은 없다. 나의 속도로 천천히 접해가면 될 일이지 욕심을 부려서 다 소화해낼 수도 없으니 말이다.

 

 저자는 중학교 2학년 시절 수업시간 50분을 와신상담이라는 이야기로 채워주신 사회 선생님의 이야기에 매료되어 지금은 공부하고 글 쓰고 강의하는 일을 하면서 살게 되었다. "여러분, 이것이 인문학입니다. 삶을 자신이 좋아하는 것, 감동할 수 있는 것들로 채워나가는 거죠." 저자의 말에 동의하게 되는 것은 그의 진심이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인문학을 삶과 따로 격리시켜 생각하던 나에게 생각의 폭을 넓혀주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인문학은 그렇게 어렵거나 멀리 있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우리 곁에 있고 늘 우리가 하고 있는 거예요. 단지 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할 뿐이죠.'(34쪽) 마냥 어렵게만 생각해서 지금껏 인문학 속으로 빠져들지 못하고 배회하던 것이 아니었을까. 너무 경건한 마음으로 각오를 다지고 달려들어서 더욱 엄두가 나지 않았던 것이리라.

 

 이 책을 읽으며 인간, 문화, 역사를 포괄적으로 바라보는 시간을 가졌다. 인문학과 우리의 생활이 따로 떨어진 것이 아니라 함께 바라볼 수 있는 자세를 배웠고, 문학작품 속의 상징 읽기에 대해 염두에 두게 되었으며, 역사적 안목을 통해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 역사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행복, 의미, 독서법, 직업 등에 대해서도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특히 요즘 책을 읽는 시간은 많지만 제대로 된 독서를 하고 있는가에 대해 자문하게 되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기에 '독서법'에 대한 이야기가 내 마음에 쏙 들어왔다.

 

 또한 인상적으로 남는 부분은 욕망에 대한 이야기였다. '모든 욕망은 타자의 욕망이다'라는 프랑스의 철학자 자크 라캉의 말을 인용하며, 우리가 살아가면서 사회화 과정 속에서 끊임없이 다른 사람의 욕망에 영향을 받게 되는 현상을 이야기한다. 그의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공감하게 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 모든 것이 사람은 각자 욕망의 내용이 다르다는 사실을 이해하기 위한 과정이고, 이제 어떤 방식으로 살아갈지 지침이 된다.

 

 소유 지향적인 삶과 존재 지향적인 삶에 대해 이야기하며, 공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의 폭을 넓힌다. 그동안 소유 지향적인 공부에 익숙했다면, 존재 지향적 공부로 폭을 넓혀보고 싶은 생각이 들도록 유도한다. 책을 읽으며 지금껏 갇혀있던 나의 생각을 넓혀주는 시간은 나에게 자극제가 된다. 이 책이 올해 초 나에게 그런 의미를 주었고, 앞으로 책을 읽어나가거나 인생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유용한 방법을 제공받은 느낌이다.

 

 직접 강의를 듣지 못해도 책을 통해 현장감을 느낄 수 있었고, 저자가 전해주고 싶은 메시지가 나에게 제대로 전달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요즘은 누구나 꾸준히 공부를 해야하고, 갇힌 틀을 깨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 책은 술술 읽을 수 있으면서도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강하게 들어오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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