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 드 보통의 영혼의 미술관
알랭 드 보통.존 암스트롱 지음, 김한영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 <영혼의 미술관>은 기대와 다른 놀라움이 있는 책이었다. 생각보다 크고 두꺼운 양장본이라는 점에서 한 번 놀랐고, 예술 작품을 다른 시각으로 살펴보는 계기를 마련해주었기 때문이었다. '알랭 드 보통'이라는 이름으로 선택한 책이었지만, 생각 이상의 만족감을 준 책이었고, 천천히 아껴가며 2013년 12월과 1월에 걸쳐 나의 시간을 장식한 책이 되었다. 뿌듯하고 꽉 찬 듯한 느낌을 주는 책이었다.

 

 이 책의 처음에 공감하게 되는 문장이 있었다. '예술과의 만남은 항상 기대한 바대로 이루어지진 않는다. 명성이 자자한 미술관이나 전시회에 찾아갔을 때 우리는 왜 예상했던 변화의 경험이 일어나지 않았을까 의아해하면서 실망하고, 더 나아가 어리둥절함과 무능하다는 느김을 품은 채 문을 나서기도 한다. 그럴 땐 자연스럽게 자기 자신을 탓하고, 문제의 뿌리는 분명 이해 부족이나 감성적 수용 능력의 부족에 있다고 자책하게 된다.(4쪽)' 딱 나에게 하는 말이었다. 예전의 내가 그런 느낌때문에 예술과의 만남을 원천차단하고 살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말한다. '이 책은 문제의 뿌리가 일차적으로 개인에게 있지 않다고 주장한다.'

 

 일단 그 부분에서 안도감을 느끼고, 마음을 활짝 열고 이 책을 읽어나갔다. 작품을 보면 무언가 느껴야하고, 특히 그것이 유명한 대작이면 당연스레 그래야한다는 위압감에서 해방되는 느낌이 들었다. 다른 글들도 내 마음을 알아주리라 생각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이 책은 질감 좋은 인쇄 상태 덕분에 그림만 보아도 눈을 즐겁게 만족시킨다. 너무도 유명해서 다들 알고 있는 작품도 있고, 처음 보는 생소한 작품도 있었다. 어떤 작품이든 그 작품을 다시 나만의 시선으로 감상하는 시간이 되었다.

 

 이 책에서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것은 이야기를 조곤조곤 풀어나가는 방식이었다. 기억, 희망, 슬픔, 균형 회복, 자기 이해, 성장, 감상 등 '예술의 일곱 가지 기능'에 대해 이야기하고, '우리는 무엇을 훌륭한 예술로 간주하는가', 즉 예술해석에 대해 함께 생각하는 시간이 되며, '예술은 어떻게 사고팔아야 하는가?'를 통해 지금껏 예술 작품을 볼 때에 함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생각의 폭을 확장시켜본다. 이 책을 통해 예술가가 표현하는 세상과 내가 인식하는 세상이 만나는 시간을 가져본다. 그래서 다음 말이 계속 머릿 속에 맴돈다.

 

예술은 자기 인식을 누적시켜, 타인에게 그 결실을 전달하는 후륭한 수단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