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하지 않는 순간에 일어나는 흥미로운 일들
빌리엔 & 오르바르 뢰프그렌 지음, 신선해 옮김 / 지식너머 / 2013년 12월
평점 :
품절


 우리에게 모든 순간이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버스를 기다리거나, 우두커니 앉아 공상하는 시간, 마트에서 줄을 서서 계산을 기다리는 시간,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 나가는 시간 등 '자투리 시간'이라고 말하는 시간이 자잘하게 많다. 평범하고 사소한 시간들이다. 누구도 그 시간이 의미 있는 시간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시간들은 모아 놓으면 꽤나 많은 시간이다. 요즘 사람들은 여기저기에서 너도나도 스마트폰으로 텔레비전도 보고 게임도 한다. 흔히 말하는 '죽여야 할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보내기 위함일 것이다.

 

 그런데 여기 '죽여야 할 시간'에 대한 인문학적 재발견을 이야기하는 책이 있다. 죽여야 할 시간들에 대한 기발한 해석이 궁금했다. 의미를 부여하면 나름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이다.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스쳐지나가는 시간, 아무 것도 아닌 것들에 대한 재발견을 하는 시간이 되리라 생각했다. 또한 이 책의 역자가 번역한 책 중 물흐르듯 편안하게 읽었던 기억이 나는 책이 있어서 이 책에 대한 궁금증이 더했다. 역자가 번역한 책 중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과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이 나에게는 그런 책이었다. 편안하게 읽으면서 사소한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고 싶었기에 이 책 <아무것도 하지 않는 순간에 일어나는 흥미로운 일들>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놀랐던 것은 '이런 사소한 소재를 가지고도 이렇게 한 권의 책을 쓸 수 있구나!' 느끼게 된 점에서였다. 소재 자체도 참신하고, 이야기 전개도 재미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흥미롭게 바라보게 된다. 또한 그렇게 보내는 시간에 나도 느꼈던 감정을 콕 집어내어 이야기하니, 뜨끔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다. 공감하게 된다. 아무렇지도 않다면 아무렇지도 않은 시간에 벌어지는 사소한 생각을 잘 모아 엮으면 볼만한 책 한 권이 나온다는 점에서 감탄을 자아낸다.

 

 이 책은 그저 사소한 시간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만을 진술해낸 책이 아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충분히 생각할 만한 것들에 대해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펼치고, 철학적이기도 하고, 학술적이기도 한 분석이 이어진다. 그런 글 속에서 의미를 발견해내는 것이 흥미로웠다. 별 것 아닌 것으로 치부하고 흘려보내는 우리의 사소한 일상을 소재로 흥미로운 해석을 해낸 점에서 이 책의 매력을 느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