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랑드르 미술여행 - 루벤스에서 마그리트까지 유럽 미술의 정수를 품은 벨기에를 거닐다
최상운 지음 / 샘터사 / 2013년 12월
평점 :
품절


 요즘 '벨기에'에 관심이 많아진다. 벨기에에 관해 잘 알지 못했지만, 의외로 내가 알고 있는 것이 많다는 것을 새록새록 느낀다. 이번에 읽은 책은 <플랑드르 미술여행>. 표지에서 볼 수 있는 글 '루벤스에서 마그리트까지 유럽 미술의 정수를 품은 벨기에를 거닐다'처럼, 이 책을 읽으며 미술여행을 떠나본다.

 

 

 이 책에는 그림이 아주 잘 담겨있다. 이 책에 '미술여행'이라는 단어가 있는 만큼, 그림을 보여주는 데에 있어서 화질은 중요하다. 아무리 이야기가 재미있어도 흑백으로 담는다면 감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화질이 좋은 책을 볼 때 그림을 좀더 들여다보며 생각에 잠기기도 하고, 저자의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멈출 수 있기 때문에, 좋은 그림이 책에 생명력을 불어넣어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점이 일단 마음에 들었다. 먼저 그림 사진과 제목만 훑어보는 시간을 갖는 것만으로도 직접 미술관을 방문한 듯 흥미로웠다.

 

 미술에 관련된 책을 읽을 때, 나의 반응은 두 가지이다. 별로 감흥이 없이 자꾸 딴 생각에 잠기게 되거나, 흥미로운 느낌에 그림과 이야기 속으로 빠져드는 것. 이 책을 읽은 나의 반응은 후자였다. 책을 읽으며 이렇게 아껴 읽다니! 아까운 생각이 들어 조금씩 꺼내들어 읽어나갔다. 한꺼번에 급히 여행을 서둘러 다니면 나중에 하나도 기억에 남지 않는 것처럼, 이 책을 대하는 나의 마음도 마찬가지였다. 여독을 느끼지 않게 천천히 음미하며, 조금씩 나의 기억에 담아보는 시간이었다.

 

 이쯤 보고나니 미술에 무지했던 예전 시간이 떠올라 안타깝다. 유럽여행 길에서 미술관에 가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실행한 나의 무식한 용감함에 아쉬움이 커진다. 물론 그 때의 나는 미술작품이 눈에 들어오지는 않았겠지만 말이다. 특히 미술은 아는만큼 보이는 것이고, 미술에 대해 조금씩 마음을 열고 다가서니, 이 작품들을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이 책을 통해 내가 직접 가보는 수고를 겪지 않아도 방 안에서 세세히 그림을 감상할 수 있었으니, 정말 유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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