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 - 착한 식당을 찾아서
이영돈PD의 먹거리 X파일 제작팀 지음 / 동아일보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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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저도 ~을 참 좋아하는데요, 제가 한 번 먹어보겠습니다."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을 따로 챙겨보지는 않지만, 그 말은 여기저기 패러디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먹을 것 가지고 장난치는 것은 정말 싫지만, 광고 그대로 믿을 수 없는 것도 사실 현실이다. 세상이 오염되어 있고, 특히 우리의 식탁은 안전하지 않다. 직접 재료를 구해 차리는 집밥도 하나하나 따져보면 문제가 많을텐데, 하물며 사먹는 음식은 어떠랴!

 

 제대로된 먹거리를 찾기 힘든 현실에서 사실 중요한 것은 대안이다. 아무리 맛집이라고 해도 제대로 된 맛집이 아니라면 사람들의 눈과 입맛을 속이는 것일 뿐이다. 그래도 샅샅이 찾아보면 착한 식당을 만날 수 있다. 이 책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 - 착한 식당을 찾아서>을 보며 오염된 먹거리의 현실과 착한 식당을 찾아보는 것으로 대안을 찾아본다.

 

 

  기획 자체가 신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민 암행 프로젝트 먹거리 X파일! 좋은게 좋은 거라고 대충 넘어가지 않는다. 꼼꼼하고 깐깐하게 착한 식당을 찾는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기껏 찾았지만 그 식당에서 거절하는 경우도 있다. 이 책을 보며 그 흥미로운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보았다.

 

 가장 먼저 나온 이야기는 손칼국숫집에 대한 것이다. 거리를 지나다니다 보면 쉽게 볼 수 있는 곳이 손칼국숫집. 그런데 우리는 그 곳에서 직접 면을 치대며 뽑아내는 것을 보기 힘들다. 왜 그런 것일까? "여기는 일차적으로 반죽을 다 해서 와요. 모두 마찬가지예요. OOO에서 그렇지 않은 집 잇다면 제 손에 장을 지져요."(23쪽) 한 손칼국숫집의 이야기다. 칼국수 면을 공장에서 납품받아서 그 면을 갖다가 꼬불꼬불하게 손으로 쥐어서 집에서 한 것처럼 보이게 한다는 이야기를 보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그냥 일반 소비자인 나는 손칼국숫집에 들어가면 당연히 손으로 뽑았다고 생각하고 먹을 수밖에 없었으리라. 전문가 검증단이 수소문 끝에 찾은 곳은 우리밀 우리 식재료로 칼국수를 뽑는 착한 식당이다. 방송 후에 손님이 몰리기 시작하였고, 식당 주인은 착한 식당 선정 이후에 어깨 통증이 심해져 밀가루 반죽하는 일이 어려워졌다고 털어놓았단다. 결국 손 반죽과 비슷한 질감이 나오도록 특별히 제작한 반죽기를 들여놓았다는 것. 착한 식당으로 선정된 이후에 힘들어진 점을 어떻게 대처하는지 솔직하게 알 수 있어서 좋았다.

 

 그밖에 다른 이야기들도 충격적이었다. 메밀국수는 원래 하얗다는 점도 처음 알게 되었고, 콩국수 이야기도 마찬가지였다. 이미 짐작하겠지만 재탕,삼탕 튀김기름의 불편한 진실도 놀라웠는데, '분식집 아주머니가 손수 만든 튀김이 아니라고?'는 깜짝 놀랄 일이었다. 식자재 유통업체에서 받아다 쓴다는 사실을 왜 짐작 못했던 것일까. 사골도 아닌 기름이 여러 번 우려지는 것을 보니 알고는 못먹을 것들이 수두룩하다. 조미료에 길들여진 입맛이 진짜 육수를 맛없게 느끼는 것도 우리 현실에서 당연한 일이 되어버렸다.

 

 아무래도 사먹는 음식이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모르고 먹는 것보다는 일단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마지막에는 '한눈에 찾아보는 착한 식당 양심식당 착한먹거리'가 부록처럼 담겨있다. 맛집을 즐겨찾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착한 식당을 만나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전문가 검증단과 제작진의 노력이 고스란히 눈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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