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1 - 제1부 한이 혼을 부르다
정상래 지음 / 행복에너지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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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리'하면 임권택 감독의 영화 서편제를 보았을 때가 떠오른다. 송화에게 약을 먹여 송화의 눈을 멀게 하던 장면이 떠오른다. 한이 있고 그 한이 소리로 승화되는 영화였다. 이 소설은 한을 소리로 승화시키고자 몸부림쳤던 여인의 이야기를 담았다.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했다. 오랜만에 대하소설 <소리>를 읽으며 기나긴 이야기 속으로 빠져드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소리>는 정상래 대하소설이다. 총 8권의 긴 소설이 올해 안에 모두 출간될 것이라고 한다. 내가 읽은 것은 그 중 제 1권 <소리 1- 한이 혼을 부르다>였다. 솔직히 저자의 프로필을 보고 살짝 의문이 생겼다. 교육계에 몸담고 계시다가 2012년 초등학교 교장을 정년퇴임한 이력이 소설의 완성도에 과연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였다. 이 책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드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착착 감기는 구수한 사투리는 읽는 맛을 더해주었고, 소리는 음성지원이 되는 듯 생동감 있게 귓가에 맴돈다. 생생한 이야기에 빠져들고 말았다. 읽는 맛이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하지만 책을 읽다가 몇 번이나 덮었다. 울컥하는 느낌 때문이었다. 안타까운 여인의 삶에 답답해서, 뒷골이 당기는 듯한 느낌을 여러 번 받았다. 그 시대 여인의 삶이란 이런 것이었던가! 마음이 아팠다. 이제 1권이면 도입부분에 지나지 않는데, 기구한 앞날이 예상되어 명치가 꽉 막히는 느낌이 들었다. 예나 지금이나 남의 일에 이런저런 입방아를 찧는 사람들이 있어 삶을 더 고달프게 한다. 조상의 가르침 허튼 데 없는 것인데 너무 성급하게 혼인을 시켰다느니......땅문서에 현혹을 당했다느니......아들이 벼슬길에 들면 그까짓 논 몇 마지기가 뭘 그리 대수롭냐고......간혹 돌팔매질을 할 때가 있었다. 그것까지만 해도 괜찮은 편이었다. 진정 가슴에 맺혀드는 말은 혼인을 잘못해서 벼슬길이 막힐까 싶다는 푸념의 소리였다. (189~190쪽)

 

 1권에서는 일본 유학 중인 허순이 열여덟의 나이에 부잣집 명문가 셋째 딸 성요와 결혼을 한다. 두 집안은 앙숙이었지만, 그들의 결혼은 집안끼리 필요에 의한 정략결혼이었다. 성요는 점점 시집살이에 고생을 하고, 그 인생은 순탄하지 않게 흘러가는데......2권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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