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이 방황하고 뜨겁게 돌아오라 - 동갑내기 부부의 유라시아 자전거 여행
이성종.손지현 지음 / 엘빅미디어 / 2013년 8월
평점 :
품절


 예전에 자전거를 한참 탈 때에 페달을 밟으며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정말 좋았다. 그대로 어디로든 달려나갈 수 있을 것도 같았지만, 길치인 내가 혼자 타고 가다가 돌아오는 길을 잊을까 걱정되어 다니던 곳만 다니던 기억이 난다. 그럴 때에는 정말 자전거를 함께 타고 여행을 할 동반자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이 부부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자전거로 유라시아 여행을 떠난 동갑내기 부부, 이 책 <거침없이 방황하고 뜨겁게 돌아오라>를 읽으며 그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여본다.

 

 

 이들의 여행 이야기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이 된 이탈리아의 베로나에서 시작된다. 누구나 사랑을 꿈꾸는 도시 베로나, 그곳에서 이들은 심각하게 이혼을 고려한다. 여행에서 어긋나는 계획때문이었을 것이다. 여행은 금슬 좋은 부부도 갈라놓는다는데, 이들에게도 마찬가지의 시련이 다가왔다. 아무리 좋은 경치를 구경해도 그 간격은 쉽게 메워지는 것이 아니리라. 하지만 그들은 서로 사랑하는 마음을 확인한 후 여행에 박차를 가했다. 드디어 여행을 위한 자전거를 손에 쥐게 되고, 자전거에 베리와 테리라는 이름을 짓고 자전거 여행 시작!

 

 여행을 마치고 나면 힘들었던 기억은 슬그머니 지우고 환상적이었던 기억만 포장해서 남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들의 이야기는 솔직하게 낱낱이 기록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전거 여행이 어찌 아름다운 기억 뿐이겠는가! 그렇기에 이 책을 읽으며 현실감 있는 여행 이야기가 느껴졌다. 정말 지긋지긋할 것 같은 길, 위험천만한 길을 뚫고 자전거 여행을 하기도 하고, 아내가 사고를 당하는 장면도 이야기하고 있다. 자전거 여행에 환상을 주어서 무조건 여행을 떠나라고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 정말 신중하게 판단하도록 현실감있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이야기해준다.

 

 완벽한 사람이 여행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여행을 통해 한 뼘 더 성장할 수 있는 것! 그것이 여행의 묘미이다. 특히 이들 부부도 함께 힘든 여정을 이겨나가며 성장해나가고, 둘 사이도 돈독해졌을 것이다. 어떤 여행이든 사람을 성장하게 하나보다. 특히 힘들수록 기억에 오래 남는 것이 여행!

 

 어떤 역경이 와도 이겨낼 수 있는 시기가 청춘이라는 생각이 든다. 청춘의 한 시기에 함께 한 여행이 나중에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소중한 경험으로 남을 것이다. 나중에 늙어서 세계여행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의 체력이 받쳐주지 못하기 때문에 거의 불가능한 일이 될 것이다. 막상 그때가 되면 무슨 일이든 발목을 잡으며 주저앉게 될 것이다. 여행은 조금이라도 젊었을 때 다녀야한다고 생각한다. 그것도 조금은 힘든 여행으로! 그래야 인생에 자신감을 얻게 된다. 이들의 책은 무엇보다도 스스로에게 가장 큰 힘으로 남을 것이다.

 

 이 책을 보며 내 눈길을 사로잡았던 것은 그들의 여행 사진이었다. 자전거 여행은 힘든 것이라 생각조차 하기 싫었는데도, 로브첸 국립공원 이야기가 나왔을 때에는 살짝 호감이 갔다. 평생 기억에 남을 멋진 여행일 것이다.

행복이라는 것에 본질이 있다면, 지금 우리가 느끼는 이 감정 자체가 바로 그것이리라. (270쪽)

부러운 마음으로 그들의 여행을 바라보는 시간이 되었다. 간접 경험을 톡톡히 하게 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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