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코로스, 어머니 만나러 갑니다 페코로스 시리즈 1
오카노 유이치 지음, 양윤옥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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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궁금했다. 20만 일본 독자를 웃기고 울린 감동의 코믹 에세이라는 점에서 궁금한 생각이 들고 관심이 생겼다. 거장 모리사키 아즈마 감독이 영화화한다는 것도 기대감을 크게 했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이 있을 듯하고, 일상을 바라보며 감동적인 부분도 공감하게 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솔직히 기대는 안했다. 그냥 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아닌가, 생각했다. 가족 이야기가 나오는 것 중 억지 감동이나 죄책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대부분이기에 정말로 크게 기대는 안했다. 그런데 이 책, 나에게 기대 이상의 웃음과 감동을 주었다. 뻔한 스토리가 아니라 현실 속에서 충분히 있을 만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유쾌하게 웃다가 마음이 울컥해지는 묘한 책이다. 재미있게 보다가 마음이 잔잔해지는 그런 책이었다.

 

 

 이 책의 표지에 보면 대머리가 되어버린 환갑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는 어머니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환갑 아들과 치매 어머니의 소소한 일상을 담은 책이다. 대부분 만화, 약간의 글이 있는 책이다. 이 책 속의 그림이 마음에 들었다. 무명 만화가에 의해 그려진 이 책은 자비 출판으로 세상에 나온 뒤 독자들의 열렬한 지지로 베스트셀러가 되고, 영화도 제작되어 개봉을 앞두었다고 한다. 페코로스가 무엇인고 하니 '작은 양파'라는 뜻으로 대머리인 저자의 별명이라고 한다. 제목에 낯선 단어가 그냥 저자의 이름인 줄 알았는데, 그런 재미난 뜻이 있는 별명이었다니 독특했다.

 

 치매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라기에 조금은 경건한 마음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첫 장을 펼치자마자 웃음이 빵 터졌다. 치매에 대해 너무 어둡고 거창하고 경건하게 생각했었던 것이리라. 그들이 보내는 시간도 일상의 일부일 뿐인데. 웃음이나는 이야기가 계속되었다. 우리의 일상은 어둡기만 하지도 않고, 밝기만 하지도 않다. 어두움과 밝음이 적절히 섞여 삶을 이루고 있다. 치매라는 상태도 힘들고 어두운 것만은 아니고, 즐겁고 슬픈 일들이 어우러지며 일상의 삶을 이루는 것이리라. 그래서 현실적인 모습을 이 책을 통해 보게 된 느낌이다.

 

 

 처음에 나오는 이야기는 돌고 도는 이야기 봄,여름,가을,겨울 편이다. 말 그대로 돌고 도는 이야기이다. 재미있고, 귀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웃음이 나기도 하는 상황이다.

 

 

 웃다가 마음이 쿵 내려앉기도 하고, 미소짓다가 가슴이 뭉클하기도 하다. 치매 환자를 가족으로 두면 충분히 일어날 듯한 일상 속 에피소드다. 엄니 미쓰에씨의 일상 속 에피소드에 공감하며 웃음 짓게 된다. 누구나 한 번 쯤은 '치매'에 대해 생각해볼 시간이 있게 마련이다. 본인의 문제이든 가족의 문제이든. 너무 무겁지 않게 일상의 연장선상에서 생각해보기에 좋은 만화다. 영화도 개봉하면 꼭 영화로도 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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