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와디의 아이들 - 성장과 발전의 인간적 대가에 대하여
캐서린 부 지음, 강수정 옮김 / 반비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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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편하지만 알아야 하는 현실이 있다. 성장과 발전의 이면에 어두운 현실, 우리는 현실 속의 불평들을 잊고 산다. 세상의 부정적인 면이어서 자꾸 외면하게 된다. 그래도 주기적으로 책을 통해 현실을 바라보며 어떤 일들이 펼쳐지고 있는지 알아야한다고 생각했다. 이 책에 관심이 가게 된 것은 상상 이상의 충격적인 현실을 보게 될 것이라는 예감 때문이었다. 외면하고 싶어도 제대로 알아야하는 것이 현대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의 의무라는 생각도 들었다. 퓰리처상 수상 작가가 4년간 취재한 이야기인 이 책 <안나와디의 아이들>을 읽어보고 냉혹한 현실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가장 먼저 내 마음을 아프게 한 것이 이 책의 표지에 실린 사진이었다.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고 있는 소녀의 모습, 그 소녀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행복한 표정으로 미소짓고 있기에 더욱 혼란스럽다.

 

 

세상에는 알아야 하지만 알면 불편한 진실이 너무 많다. 그래서 솔직히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나에게 많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하지만 일단 읽기 시작하니 몰입도가 뛰어났다. 소설이 아니라 논픽션이라는 것이 더욱 놀랍고 마음 아픈 일이었다.

 

 먼저 '안나와디'라는 이름에 대해 생소한 느낌이었다. 주변 빈민촌 사람들이 붙여 주었는데, 타밀 사람들이 형을 높여 부르는 '안나'들의 땅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빈민촌에 대해서는 우범지역이라고만 생각했던 나에게 이 책은 내 마음을 뿌리까지 송두리째 흔들어대는 느낌이었다. 이 책의 저자 캐서린 부는 안나와디에서 4년 간 취재하여 그  이야기를 생생하게 이 책 속에 담았다. 이 책은 확실한 논픽션이다. 본문에서 다룬 사건은 모두 실제로 일어났으며, 이름도 전부 실명이다.(363쪽/에필로그) 믿기 힘든 현실, 인도에서 일어나는 일만은 아닐 것이다.

 

 저자는 사회 저변의 불평등에 대한 질문을 수없이 자신에게 던진다. 그것은 수많은 현대 도시의 특징적인 공통점이었다. 에필로그의 글을 읽으며 인도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든 규정지었던 나의 시선이 고정관념이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을 했다. 어쩌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그렇다고 못박아 버리는 것이 외부 시선 아닐까.

내가 알고 있는 인도의 빈민촌 사람들은 신비롭지도 않았고, 구제불능도 아니었다. 그들은 결코 수동적이지 않았다. 구원자 따위는 등장하지 않는 인도 전역의 마을에서 이들은 21세기 신경제의 가능성을 추구하며 창의적으로 삶을 개선해가고 있었다.

 

안나와디의 아이들/에필로그/362쪽

 

 이 책을 읽는 데까지 시간이 많이 걸렸다. 책을 펼쳐들 때까지 여러 번 주저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생한 묘사에 놀라고, 그것이 현실이라는 점에서 당황하며 머뭇거리게 된다. 이 책을 통해 나의 예상보다 더 심각한 현실을 보게 된다. 이 책이 아니었으면 못 보았을 인도의 한 부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이 불편해진다. 하지만 읽어보기를 잘 했다고 느껴지는 책이다. 읽어보아야 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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