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적게
도미니크 로로 지음, 이주영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9월
평점 :
품절


 무엇이든지 넘쳐나는 세상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늘 무언가 부족하다는 느낌으로 살고 있다. 더 소유해야 행복할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광고를 보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던 것인데 가지고 싶어지고, 구매한 물건을 몇 번 사용하지 않고 구석에 처박아놓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늘 부족한 마음으로 산다. 한동안 소유를 줄인다고 정리도 하며 애썼는데, 지금 주위를 둘러보니 다시 무언가가 많아진 느낌이다. 이럴 때에 <지극히 적게>를 읽으며 각성하고 점검하고 싶었다. 이 책을 읽고 변화하고 실행하며 미니멀리스트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독서의 즐거움은 나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는 데에 있으니까.

 

 

 이 책은 생각보다 가볍고 한 손에 들어오는 책이다. 읽는 데에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이 책을 보며 덜어 낼수록 충만해지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고, 물건뿐만 아니라 시간, 말 등도 아끼고 절약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본다.

 

 

 이 책에는 각각의 제목에 맞는 누군가의 격언으로 시작하고, 그에 대한 이야기는 한 두 문단으로 끝난다. 한 주제에 대한 이야기는 한 페이지가 넘어가지 않는다. 간단명료하게 구성되어 있다. 자투리 시간이나 이동 중에 읽으면 부담없이 좋을 것이다. <지극히 적게>라는 제목에 맞게 핵심만 이야기하며 말을 아꼈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에 들었다. 너무 장황하게 두꺼우면 때로는 본질이 흐려지기도 하니 말이다.

 

 하지만 솔직히 모든 이야기가 다 마음에 와닿는 것은 아니었다. 도미니크 로로라는 수필가의 이름과 제목을 보고 일본 이야기가 이렇게 많이 나올지는 몰랐다. 특히 일본여성에 대한 이야기 말이다. 뜬금없고 반감이 느껴지는 이야기였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겠지만 우리 나라의 독자들 중에 이런 감정 없이 100% 호응만 할 사람들이 많이 있을까? 번역할 때에 가감을 하면 안되는 것이었을까? 의문이 많아진다.

 

 그래도 마음에 와닿는 문장들이 꽤 있었다. 실천하고 싶은 목록을 따로 뽑아놓고 미니멀리스트에 도전해볼 일이다. 인생이 조금은 가뿐해지는 느낌이 들 것이다. 유명인들의 격언도 짧은 글에서 긴 여운이 남았다.

 

돈을 많이 벌기 위해 아등바등하기보다는 적은 돈으로 살아가는 노력을 해보면 어떨까? -쥘르 르나르,<일기>

 

대부분의 사람은 제대로 거절을 못 하기 때문에 노예처럼 끌려다닌다. -니콜라 드 샹포르(프랑스 작가)

 

태양을 잃었다고 울지 마라. 눈물이 앞을 가려 별을 볼 수 없게 된다. -라빈드라나트 타고르(인도 시인)

 

 

 지금 내가 원하는 방향이 마음을 어지럽히는 방식으로 소유에 휘둘리지 않고, 소식하는 것이기에 이 책을 읽으며 핵심을 짚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런데 책 욕심은 점점 더해지니 실천이 쉽지는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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