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여행
배용준 지음 / 시드페이퍼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사실 이 책에 별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그건 어쩌면 연예인이 쓴 책이라는 점에서 별다른 기대를 안하고 과소평가를 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배용준이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를 이야기한 것을 보고 나서였다.
일본의 어느 기자회견장에서 누군가가 한국의 여행지나 명소를 물어봤을 때 선뜻 답을 하지 못해서 
우리 문화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책을 냈다는 이야기였다.
나 스스로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
서울에 살면서 숨막히듯 답답한 아파트 문화에 속상해하고,
뭔가 내가 아닌 다른 것에 관심을 가지고 살고 있었는데,
누군가 물어본다면 나는 무슨 대답을 할 수 있을까?
진정 나를 나타낼 수 있는 분위기나 특징적인 것은 무엇이 있을까?

이 생각을 더 깊이 하게 된 계기는 고등학교 때부터 펜팔을 하고 연락을 해온 홍콩친구의 다음 주 한국 방문이다.
마음이 급해졌다.
그동안 내가 홍콩에 갈 때면 그 친구를 만나서 홍콩의 전반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2층 버스도 태워주고, 페리를 타고 홍콩의 야경도 보여주고, 특징적인 음식도 맛보고......
집으로 돌아올 때면 홍콩을 생각하게 해줄 선물도 주었다.
그런데 이번엔 그 친구의 한국 첫 방문이다.
나는 그 친구에게 무엇을 보여주며 한국을 기억하게 할 수 있을까?
한국의 어떤 모습을 보여주면 좋을 지 너무 막연했다.
나의 일상은 그다지 한국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 친구에게 어떤 선물을 주면 한국 이미지를 떠올리며 나를 기억하게 할 지 생각이 나질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의 소개를 보니 일단 한 번 읽어보고 싶어졌다.
욘사마로 한류 열풍을 일으킨 배용준의 책을 보면 어쩌면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거란 생각에 일단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책, 생각보다 내 마음을 뛰게 한다.
’그저 어디어디를 가보니 어떤 것이 참  좋았다.’ 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모습에 이런 것도 있었구나 깨달을 수 있었고,
이 책에 나온 장인들의 모습을 보고 나도 배워보고 싶은 열정이 느껴지기도 했다.
예전부터 이어져 온 전통적인 모습을 그동안 잘 모르고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과 글, 설명 등 여기에 담긴 것들이 제각각 어우러져서 내 마음을 들뜨게 한다.
사진에 담긴 모습과 거기에 따른 이야기들이 시선을 모으게 한다.
다시 새롭게 보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들의 여행이 부러워져 나도 이렇게 움츠러들고 있지 않고 뛰쳐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지금껏 모든 것을 내 밖에서 찾으려고 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제는 나와 가장 가까운 것에서부터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가장 한국적인 것을 일단 알고 익히고, 시야를 넓혀가고 싶다.
단순한 감상만 적은 글이 아니라, 역사적인 이야기도 함께 담겨 있어서 
모르던 사실을 알게 되는 기쁨도 있었다.
의외의 발견인 듯, 오늘 이 책은 나에게 책 읽는 보람을 주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