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니 - 공지영 장편소설
공지영 지음 / 창비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기가 막히는 현실, 먹먹함!!!
이 책을 읽는 내내 답답했다.
다 읽고 나서도 그 답답함은 꽤나 오래간다.
휴일 내내 우울함과 답답함이 가시지 않는다.
그래도 외면하기만 할 수 없는 현실 속의 어두운 면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진실과 거짓, 그리고 현실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만약 나의 경우에 주변에 그런 일이 있다면 어떻게 대응하게 되었을까?
안타깝게도 나 또한 진실과 거짓으로 얼룩진 현실 속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치 않다.

이 책의 이야기는 강인호가 무진시에 있는 특수학교 자애학원으로 가면서 시작된다.
처음에는 자애학원에서 일어난 불합리한 일에 강인호와 서유진이 대응하는 일이 당연한 상식이라 생각되었다.
너무도 명확하고 부정한 사건에 현실속의 사람들이나 법이 당연히 편을 들어줘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야기를 읽으면 읽을수록 안타까운 현실은 무모한 현실이 되어버리고
그런 현실조차 이해가 간다는 것에 어이없는 느낌이었다.
도대체 상식이 무엇이고, 현실이 무엇인지......!!
세상이 그렇게 흘러간다는 것을 알게 된다는 것 자체가 나 또한 세상에 물들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마음이 답답하고 무겁다.
안타까운 마음이다.
세상은 그렇게 만만치 않다.
나 자신이 정말 작고 초라하게 느껴진다.

세상은 동화처럼 그렇게 녹록지 않은 것이다. (153p)

세상이 동화같이 아름답기만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한 때는 내 생각이 옳으면, 내가 부끄럼 없이 바르게 살면, 내 주변의 삶은 당연히 동화같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가끔은 삶의 무게에 허덕일 때면, 쉬운 길을 놔두고 너무 어렵게만 살고 있는 것이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세상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서 나이가 들수록 나는 세상은 원래 그렇고 그런 것이라는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되었다.
흔히 뉴스에서 보게 되는 일이나 주변에서 보게 되는 일에서 항상 정의만이 승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세상의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일들 앞에서, 억울하지만 참아내는 것도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불의를 보고 꾹 참는 것이 너도 나도 서로 편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세상은 동화같은 것은 꿈 속에서나 있는 일이 되어버리는 지도 모르겠다.

소설은 허구적인 내용을 담은 픽션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너무도 현실감 넘치는 이야기의 진행 속에 계속 마음은 불편해진다.
특히 내가 강인호라고 해도 그 이상의 별다른 대처를 할 수 없다는 것이 비겁하게 느껴지면서 
그것이 현실이라고 느껴져서 마음이 편치 않다.
청각 장애인이라는 사회적인 약자들, 그리고 당연히 옳은 일이라고 사실을 밝히면서 더욱 힘들어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안그래도 더운 여름날, 더 뜨겁게 무언가가 울컥하는 느낌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