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한상복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책을 선택할 때 책소개보다는 책 제목에 이끌려서 선택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책에 대한 간단한 소개는 볼 때도 있고 안 볼때도 있지만, 
가끔은 스포일러에 속아 흥미가 반감되는 때도 있고,
가끔은 책소개 속의 내용이 전부인 경우가 있어서 김이 빠지는 때가 있다.

이 책 <재미>는 사실 요즘 사는 것이 별 재미 없이 밍밍한 느낌이 들어서 
'뭐 재미난거 없나?' 하는 마음에 선택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 책은 흔히 말해 물고기를 잡아 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재미'는 스스로의 마음 먹기에 따라 찾을 수도 있고, 찾을 수 없기도 한 것이다.

이 책은 엄마, 아빠, 아이의 입장에서 글이 전개되었다.
책의 선택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고 싶은 나의 마음에서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책 속에서 '재미'를 찾고 싶었는데,
엄마, 아빠, 아이의 답답한 인생만 보는 듯 해서 내 마음이 더 무거워졌다.
그래서 책을 읽는 시간이 더뎠는지도 모르겠다.
'왜들 저러고 사나?' 하면서 답답한 마음에 읽어내려갔지만,
사실 그런 모습들은 나의 모습, 내 가족의 모습, 주변 사람들의 모습에서 충분히 볼 수 있다.

이루기 전에는 소중한 꿈이었다. 
입학 전의 설렘, 꼭 들어가고 싶은 직장, 사랑을 이루고 싶은 이성, 모두가 '열망했던 꿈' 이었다. 
그런데 막상 달성하고 나니, 어느새 의무나 족쇄로 둔갑해버린 것이었다. 
'하고 싶은 것들'이 사라진 자리에 '해야만 하는 것들'이 들어찼다. 130p

이루기 전에는 엄청난 꿈들이 시시한 일상이 되어버린 현실이 기억난다.
목표를 이루고 나니 사실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은 시시한 느낌에 흥미로움이 떨어진다.
그래서 초심을 잊지말라는 말이 있나보다.
처음 그 설레고 마음 졸이며 즐거워하던 기쁨이 일상이 되어버리면 희미해지니 말이다.
이 책에 나오는 엄마, 아빠, 아이도 가족이 없는 사람이 보기에는 행복한 가족의 모습인데,
일상이 되어버리니 의무이자 족쇄로 서로 힘들게 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며 스스로를 힘들게 한다.
이런 상황에서 삶이 재미있어지려면 지금 가지고 있는 것들에 기쁘고 행복해야 재미를 찾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새로운 취미에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사가 부용지를 찍은 사진을 가리켰다.
"욕심을 부리셨어요. 구름, 나무들, 그 밑에 정자, 물, 그리고 그림자까지. 
너무 많은 것을 한꺼번에 담으려고 하셨어요. 
저번 강의때 말씀드렸죠. 
사진은 뺄셈의 미학이라고 말이죠. 
빼고 또 빼고, 다시 빼서 가장 재미있는 것만 남기는 거라고 했잖아요." 106p

사진을 잘 찍고 싶었지만, 사진에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부분을 읽으니 정말 사진찍기에 매력을 느꼈다. 
사진 찍는 것을 배우고 싶어진다.
책을 읽으며 새로운 취미를 떠올리는 것 또한 '재미'


"이집트 사람들은 저세상에 가면
신이 두 가지 질문을 할 거라고 믿었지.
하나는 인생에서 기쁨을 찾아냈는가.
다른 하나는 남에게 기쁨을 주었는가."
- 영화 <버킷 리스트> 중에서 

인생을 마무리할 때 어떤 생각을 갖게 될 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저 두 가지는 잊지 않고 살고 싶다.
<재미>를 읽으며 내 안의 '재미'를 들여다보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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