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이 휩쓴 세계사 - 전염병은 어떻게 세계사의 운명을 뒤바꿔놓았는가 생각하는 힘 : 세계사컬렉션 17
김서형 지음 / 살림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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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설마했다. 코로나19가 이렇게 세상을 뒤바꿔놓을지는 정말 상상도 못했다. 뉴스를 틀어도 여전히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다고 하고, 되도록 외출을 지양하고 나가더라도 마스크와 손소독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여전히 질병의 한가운데에 있다. 코로나19가 뒤바꿔놓은 역사의 한 장면을 지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청소년을 위한 책, 생각하는 힘 - 세계사컬렉션 17『전염병이 휩쓴 세계사』이다. 안그래도 코로나19 이후에 전염병 관련 서적을 더 눈여겨 보게 되는데, 이 책은 청소년 도서라 더욱 부담없이 읽어보게 되었다. 전염병은 어떻게 세계사의 운명을 바꿔놓았는지 이 책을 통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세계사는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다!

역사가 증명하듯, 인류의 미래는 전염병의 도전에 전 세계가 어떻게 응전하느냐에 달려 있다. (책 뒷표지 中) 

 



이 책의 저자는 김서형. 국내 최고 질병사(史) 전문가다.

인간의 이동으로 형성되고 확대된 글로벌 네트워크는 전염병의 발생과 어떤 관련성이 있을까? 인간과 함께 이동한 전염병은 인류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인류 역사 속에서 전염병의 발생과 확산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지금부터 인류 역사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 전염병이 어떻게 발생했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어떻게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어 예상치 못한 변화를 초래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8쪽_머리말 中)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머리말 '글로벌 네트워크의 형성과 전염병의 확산'을 시작으로, 1장 '아프로-유라시아 교환 네트워크와 전염병', 2장 '아메리카 네트워크의 결합과 전염병', 3장 '산업 네트워크의 확대와 전염병', 4장 '전쟁과 전염병', 5장 '현대사회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전염병의 진화'로 이어지며, 맺음말 '전염병의 역사를 돌아보고 오늘날의 위기를 극복하자'로 마무리 된다.


이 책을 통해 인류의 역사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 다양한 유행성 전염병을 살펴보았다. 지금껏 눈 앞에 있는 코로나19만 집중해서 보았다면, 이 책을 통해 역사 속에서 유행성 전염병이 어떤 모습으로 영향을 미쳤는지 큰 틀에서 생각해보았다. 아프로-유라시아에서 교환 네트워크가 발전함에 따라 천연두나 흑사병이 상인이나 군대와 함께 이동하면서 여러 지역과 국가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15세기 말 이후 아메리카가 네트워크에 편입되면서 매독이나 황열병 같은 질병이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콜레라, 이질, 인플루엔자 등 전염병과 그 영향을 역사적 시선으로 살펴보는 시간을 갖는다.


유럽 여기저기서 거리에는 시신들이 가득 쌓였는데, 그 사이로 특이한 복장을 한 사람들이 지나다녔다. 새 부리처럼 길게 튀어나온 가면을 쓰고 긴 가운을 입었다. 모자를 쓰고 장갑을 낀 채 긴 막대기로 시신들을 뒤집어 보는 이들은 바로 의사였다. 마스크에는 향신료나 식초를 묻힌 헝겊을 넣었고, 눈 부분에는 유리를 넣었다. 흑사병의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기 때문에 당연히 효과적인 치료법도 없었다. 의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환자로부터 최대한 거리를 두는 것뿐이다. 요즘 말로 '사회적 거리 두기'다. 이처럼 근대 의학이 발전하기 전에는 치명적인 전염병이 발생하면 환자를 격리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었다. 흑사병이 만연한 시기에 유럽에서는 집에 틀어박혀 있거나 가족을 버리고 산속으로 도망가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57쪽)

이 책을 읽으며 그 당시의 상황을 눈앞에 그리 듯이 떠올릴 수 있었다. 특히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이 학생들에게 '카르페 디엠' 즉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라'는 뜻의 라틴어를 강조했는데, 사실 '카르페 디엠'은 1340년대 흑사병이 만연한 유럽에서 유래된 말이라고 한다. 아침에 눈을 뜨면 사람들이 죽어 나가던 상황 속에서 남겨진 하루를 의미 있게 보내자는 뜻으로 서로에게 해주는 인사말이었다는 것이다. 유래를 알고 보니 오싹하면서도 마음을 콕 찌르는 느낌이 든다.

 


전염병은 핵전쟁이나 기후변화보다 훨씬 무섭다.

우리는 '미사일'이 아니라 '미생물'을 경계해야 한다.

_빌 게이츠


이 책을 통해 굵직굵직하게 역사적으로 전염병을 훑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특히 이 책은 생각하는 힘 세계사컬렉션인데, 앞으로도 계속 출간될 예정이다.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주제를 청소년을 대상으로 이해하기 쉽게 다루었으니, 이 시리즈로 세계사를 보는 시야를 넓히기를 권한다. 특히 저자는 흔히 인간만이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인류의 역사에는 인간과 전염병이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는지에 관한 이야기도 포함된다고 언급한다. 이 책을 통해 전염병과 역사를 살펴볼 수 있었다. 역사 속에서 사람들이 어ㄸ허게 인식하고 대처했는지를 살펴보며 지혜를 얻을 수 있으니 이 시기에 읽어볼 만한 책이라 생각된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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