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과 증언 - 소설로 읽는 분단의 역사 더 생각 인문학 시리즈 10
이병수 외 지음, 통일인문학연구단 기획 / 씽크스마트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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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더 생각 인문학 시리즈 제10권, 소설로 읽는 분단의 역사『기억과 증언』이다. 분단의 역사에 관련된 소설을 모아서 역사적으로 설명해주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태백산맥』「순이 삼촌」등 총 16편의 소설을 통해 공적 역사가 미처 다 기록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역사에 대해, 분단에 대해, 잘 모르던 사람들도 이 책만큼은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 책은 통일인문학연구단 기획으로, 이병수, 윤여환, 남경우, 김종군, 김종곤, 박재인, 한상효, 곽아람, 박성은, 전영선이 지은이다. 통일인문학연구단은 한반도의 통일 문제를 인문학적으로 접근하는 연구기관이다. 통일인문학연구단은 지난 10여 년간 통일인문학이라는 새로운 학문 영역을 개척해왔으며, 이제 그동안의 연구성과를 학교 교육과 사회 교육을 통해 확산시키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 (책날개 발췌)

이 책에서는 문학작품으로 분단의 역사를 살펴보고 있다. 광복 직후부터 현재까지 지속되는 분단의 역사를 문학작품, 그중에서도 특히 분단역사를 다루는 현대소설 작품들을 통해서 상세하게 살펴보고자 했다. 이 책은 역사에 대한 공감능력을 갖도록 하기 위한 책이다. 무엇보다 분단의 역사가 누적해온 고통과 상처에 공감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집필했다. 그래서 '역사적 사건'에서 한 단계 더 파고들어 사람을 주체로 한 '경험한 이야기' 형태로 분단의 역사를 이해하고, 분단과 전쟁이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는지 그 실체에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란다. (머리말 발췌)


이 책은 총 10장으로 구성된다. 1 '불완전한 해방이 빚은 한국현대사의 비극적 존재, 빨치산_이병수', 2 '메마른 하늘에 울려 퍼진 민중의 소리_윤여환', 3 '순이 삼촌의 일생으로 비극의 역사를 말하다_남경우', 4 '국가에 의해 설계된 악, 국가폭력의 시작_김종군', 5 '골짜기의 비탄을 기억하라!_김종곤', 6 '한국전쟁의 숨은 이야기, 마을전쟁_박재인', 7 '전쟁의 또 다른 주체, 중국의 시각에서 본 한국전쟁_한상효', 8 '회귀본능과 심리적 애착의 공간, 고향_곽아람', 9 '수복지구 사람들의 끝나지 않은 전쟁_박성은', 10 '아버지의 죽음으로 이어진 혈육의 끈_전영선' 등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에서 처음 다루는 작품은『태백산맥』이다. 빨치산은 '파르티잔'이란 러시아 말로 비정규 유격대를 말하며, 우리 사회에서 빨갱이라는 말이 오늘날과 같은 의미로 널리 사용되기 시작한 때는 1948년 10월 19일에 발생한 여순 사건부터였다고. 해방 직후 짧게나마 공산당이 합법화되었던 시기가 있었는데, 여순 사건은 이승만 정부가 반공국가 건설을 본격화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여순 사건 과정에서 발생한 좌익의 비인간성을 확대함으로써 빨갱이는 죽여도 무방한 존재라는 극도의 적대적이고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지금도 빨갱이라는 말은 부정적인 의미이니 역사는 그렇게 흐르고 있나보다. 소설을 매개로 과거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주니 잘 모르던 역사에 한 걸음 다가가는 느낌이다.


대구 10월 사건을 다룬 전명선의「방아쇠」, 제주 4.3을 다룬 현기영의「순이 삼촌」,여순 사건을 다룬「여수역」,전쟁 미체험 세대인 김연수가 발표한「뿌넝숴」등의 소설과 역사적 배경을 10명의 통일인문학연구단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준다. 현대사에 대해 잘 모르고 있던 사람들도 그때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하나씩 알아갈 수 있을 것이다. 소설을 읽으며 '정말 그런 일이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 책에서는 역사적 순간에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 우리 문학을 매개로 설명을 이어간다. 

 


언젠가 읽다가 바쁘다는 핑계로 미뤄두었고, 나중에 시간이 나면 읽어야겠다고 생각하며 여지껏 그 시간을 내지 못했던 작품들도 있고 새로 알게 되는 소설도 있다. 어찌 되었든 이 책을 통해 접하니 강의를 들으며 핵심을 짚어주는 것같은 느낌이다. 오히려 작품을 직접 읽는 것과는 또 다르게 역사를 접하는 기회를 가지게 되면서 문학작품을 매개로 이해의 폭을 넓히니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다. 작품 하나하나 읽어볼 시간과 관심이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 책 한 권으로 먼저 시작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어쨌든 다양한 방법으로 접할 기회가 생기는 것이 필요하고, 이 책은 그 기회를 제공해준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구체적으로 읽어보고 싶은 소설 목록이 생길 것이다. 보다 많은 사람이 알아야하지만 잊혀지고 있는 우리 분단의 역사를 이 책을 통해 꼭 접하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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