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 때 펴보라던 편지 - 영혼을 깨우는 선승들의 일화 301
최성현 지음 / 불광출판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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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선승들의 일화 모음이다. 농사짓고 책 읽고 번역하는 농부 최성현이 20여 년 간 모은 일화라고 한다. 간혹 짤막하게 드문드문 접했던 선승들의 일화를 한데 모아놓았다니 당연스레 관심이 생겼다. 선승들의 일화를 보면 나또한 깨달음을 얻는 듯 깨우치는 시간을 갖기도 하고, 사색에 빠져드는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특히 저자가 오랜 세월 모은 일화라는 점만으로도 궁금한 생각이 들어 이 책을 읽어보기로 결심했다. 이 책『힘들 때 펴보라던 편지』를 읽으며 영혼을 깨우는 선승들의 일화를 접하는 시간을 보낸다.


 


이 책의 저자는 최성현. 강원도의 한 산골 마을에서 자연농법으로 자급 규모의 논밭 농사를 지으며 글을 쓰고 일본어 번역을 하고 있다.

스님의 일화란 스님이 생으로 보인 설법이다. 말이 아니다. 자신의 삶과 행동으로 보인 법어다. 행동으로, 나날의 삶으로 주위에 감동을 준 스님의 삶만이 일화로 남는다. 생애 자체가 아름다워야 일화를 남기고, 그 일화가 오래 전해질 수 있는 것이다. 아무리 계급이 높아도, 학식이 풍부해도 소용없다. 삶이 아름답지 않았다면 그에게 일화는 없다. (5쪽_들어가며 中)


이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된다. 1장 '소는 어떻게 생겼나', 2장 '소를 찾는 길', 3장 '소를 찾은 사람들', 4장 '소를 타고 돌아오다', 5장 '소를 잊다', 6장 '삶으로 말하다'로 나뉜다. 성장을 방해하는 것, 평가는 죽은 뒤에, 네 것 내 것이 없는 마음, 말 한마디에 14년, 늦은 출가, 소설 같은 인생, 죽음의 공포도 잊고 정진, 신도에게 절하는 스님, 삼라만상이라는 거울, 진리는 사찰 바깥에도 있다, 어떻게 수행해야 하나, 글씨보다 사람, 도깨비에게 팔을 잡히다, 승려가 된 미인, 거지와 함께 사는 선사, 도둑이라는 화두, 절에서 다시 출가하다, 하나에서 보이는 전체, 차를 파는 스님, 학자는 들어오지 말라, 힘들 때 펴보라던 편지, 삭발은 본인이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먼저 이 책의 제목과 동일한 소제목의 글 <힘들 때 펴보라던 편지>를 찾아 읽었다. 357페이지에 있는 글인데, 그 편지에는 무엇이 적혀있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잇큐는 일본에서 한국의 원효만큼이나 유명한 스님인데, 잇큐가 이 세상을 떠나며 남긴 일화라고 한다. 잇큐는 앞날을 불안해하는 제자들에게 편지 한 통을 내어주며 이렇게 말했다고. "곤란한 일이 있을 때 이것을 열어봐라. 조금 어렵다고 열어봐서는 안 된다. 정말 힘들 때 그때 열어봐라." 그 일이 있고 세월이 많이 흐른 뒤 그 사찰에 큰 문제가 생겼을 때, 승려들은 마침내 잇큐의 그 편지를 열어볼 때가 왔다고 생각했다. 그 편지에는 무엇이 적혀있을지, 나또한 두근두근 심장이 쫄깃쫄깃해지는 느낌으로 읽어나갔다.

 


일화의 모음이 짤막하게 이어져서 아무 때나 부담없이 꺼내 읽기 좋은 책이다. 그야말로 선승들이 생으로 보인 설법, 삶과 행동으로 보인 법어이니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다. 그것도 선승들의 수많은 일화 중 거르고 걸러서 엮은 책이어서 더욱 알찬 느낌이 드는 책이다. 슬슬 넘기다가도 문득 마음에 와닿는 글을 발견할 때, 깨달음을 얻는 듯 마음이 동요한다. 영혼을 깨우는 선승들의 일화가 담겨있는 책이니 읽어보며 마음을 흔드는 일화를 만나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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