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로마 신화로 읽는 사랑열전 - 바람난 신과 인간의 적나라한 연애사건들
최복현 지음 / 양문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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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로마 신화는 솔직히 제대로 접했다고 말하기에는 자신 없다. 거의 잘 모른다. 관심이 없었다는 표현이 맞겠다. 신이라는 존재가 너무나 인간적이어서 가까이 하기 힘들었다. 무슨 신들이 사랑하고 질투하고 인간처럼 그럴까, 생각하며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이제야 궁금한 생각이 들었다. 신들의 사랑 이야기를 알고 싶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즉 그리스로마 신화를 잘 모르던 나에게도 흥미롭게 다가오는 책이 되리라 기대하며 이 책《그리스로마 신화로 읽는 사랑열전》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최복현. 시인이자 수필가이다. 지금까지 시집과 수필집, 소설, 독서와 글쓰기 관련서 등 여러 권의 책을 집필하거나 번역했다. 특히 7년 간 인터넷 <세계일보>에 매주 1회 신화 관련 글을 연재하며 쌓은 내공으로《신화, 사랑을 이야기하다》,《신화의 숲에서 사랑을 만나다》,《하루에 떠나는 신화 여행》,《그리스에서 만난 신과 인간》,《그리스신화로 읽는 에로스 심리학》등 신화 관련서적들을 출간했다.

독자들께 미리 밝혀둘 점은 이 책은 그리스신화의 여러 판본을 비교하여 보다 합리적인 것들을 재구성했습니다. 신화란 어차피 허구의 세계이므로 필자의 상상력으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책에서는 인간과 마찬가지로 몸을 갖고 있는 신, 인간처럼 먹고 마시는 신, 인간처럼 감정을 가지고 고통과 환희를 느끼는 신들은 물론, 신들을 흉내 내어 사랑에 울고 웃는 인간과 다양한 성정의 남녀들을 만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8쪽_프롤로그 中)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1장 '연애의 귀재 제우스, 사랑의 바다를 유영하다', 2장 '연애에 어설픈 남신들, 사랑의 강에 빠지다', 3장 '연애 초보 여신들, 사랑의 바다에서 허우적거리다', 4장 '순수한 인간들, 사랑의 숲에 뛰어들다', 5장 '사랑에 눈먼 인간, 사랑으로 비극을 맞이하다'로 나뉜다. 연막을 친 제우스와 이오의 사랑, 제우스와 안티오페의 잘못 꼬인 사랑, 에로스와 프시케의 영원한 사랑, 카산드라에게 거부당한 아폴론의 비정한 사랑, 질투로 시작한 아르테미스와 오리온의 사랑, 속절 없이 끝난 아프로디테와 아도니스의 사랑, 피그말리온의 꿈을 이룬 사랑, 죽음도 불사한 헤로와 레안드로스의 사랑, 파리스와 헬레네의 전쟁을 부르는 사랑 등의 글을 볼 수 있다.

 


얼마 전 텔레비전 프로그램 알쓸신잡에서 그리스편을 하는 것을 보게 되었는데, 김진애 박사가 그리스로마 신화에 완전 매혹되어서 이야기를 펼치는 것을 보고는 궁금한 생각이 들어서 다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은 했었다. 하지만 워낙에 그리스로마신화에 대한 좌절감과 어디부터 손대야 할지 모르겠는 막막함에 잊고 지냈는데, 이 책이 기회를 마련해주었다. 그리스로마 신화 중 사랑 이야기만을 엮어서 작가의 상상력을 더해 풀어나가니 이 정도는 읽어야겠다, 혹은 이 정도는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읽기 시작했고, 흥미롭게 이야깃속으로 빠져들 수 있었다. 책을 접할 때에는 호기심이 극대화되었을 때 책의 가치가 그만큼 상승되는데, 이 책은 그 역할을 충분히 수행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옛날 이야기를 듣는 듯 신화속 이야기에 몰입했다가, 각각의 이야기 말미에는 붉은 글씨로 작가가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신화에 이어 그 이야기까지 펼쳐지니 독자로서는 사랑에 대해 자신만의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마련할 수 있다. 이미 신화를 바탕으로 여러 편의 글을 써내서 출간한 책도 여러 권이 있는 작가이니, 수많은 신화 중 엄선된 글들에 집중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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