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여서 괜찮은 하루
곽정은 지음 / 해의시간 / 2019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휴식같은 에세이를 읽고 싶었다. 편안하게 읽으면서도 문득 마음에 새기고 싶은 문장을 발견하는 쾌감을 느끼고 싶었다. 이 책은 그런 기대감을 충족시켜준 책이다. 이 책은 곽정은 에세이『혼자여서 괜찮은 하루』다.


 


이 책의 저자는 곽정은. 프라이빗 심리 살롱 'Herz'의 대표이다. 다양한 강연과 방송을 통해 삶에 대한 담론을 이어가고 있다.

이 책은, 내가 '혼자여서 괜찮은 인생'을 살기 위해 애쓴 날들의 기록이다. 연애 칼럼니스트로 세상에 이름을 알린 사람이, 혼자의 가치를 말한다는 것이 역설적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음을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언제나 진실은 눈에 보이는 것 그 너머에 존재하지 않던가, 세상의 많은 것들로부터 살가운 위로를 이미 많이 전해 받았다. 지금 혼자서 걷는 당신에게, 내 이야기가 더운 여름날 한 자락 바람 같은 위로가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일이다. (12쪽_프롤로그 中)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1장 '그렇게 어른이 된다', 2장 '나에게 나를 맡긴다', 3장 '사랑의 색다른 완성', 4장 '혼자일 권리', 5장 '세 가지 삶'으로 나뉜다. 노을 진다, 내리막의 밤, 도로 위의 나, 문, 하루를 얻고 하루를 잃다, 서른 마흔 그리고 결혼, 대수롭지 않은 것들, 맥주 마시는 밤, 나이 들어 좋은 것, 누구의 사모도 아닌, 내가 상담심리학을 공부하는 이유,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 이 정도면 괜찮을지도, 마음의 크기, 열등감 이야기, 내가 한 선택에 후회가 될 때, 이별의 완성, 결혼할 생각이 없는데 어쩌죠?, 살만 빼면 괜찮다는 말, 너는 나와 함께 울어줄 자인가, 저 여자의 말투가 마음에 들지 않아요, 당신의 인생이 축소되길 원합니까?, 혼자 가는 여행, 찬란한 10년 등의 글이 담겨 있다.


누군가의 에세이를 읽는다는 것은 그 사람의 삶과 고뇌를 들여다보는 것이다. 문득 떠오르는 생각 앞에서 얼마나 많은 사색에 잠겼을지 짐작한다. 그러면서 저절로 멈춰서게되는 문장 앞에서 생각에 잠긴다. '나도 이런 느낌이야', '맞아, 이런 생각이 든다구' 등등 내 안에서도 한 마디씩 거들면서 이 책을 읽어나간다.

노을을 보는 것만으로 괜스레 마음이 울컥하는 이 시기가 되고 나서야 깨닫는다. 인생에 그다지 무서울 것이 없는 내가 되고 나니, 이제는 오직 시간만이 무섭도록 빨리 흐른다는 걸. 오늘의 나를 어떻게 대접하는가의 문제가, 내일의 내 시간을, 내 삶을 만든다는 것을. 그래, 너무 오랫동안 내 안의 소리를 듣지 않고 살았구나. 인생이 처음이라는 이유로 소중한 것들에 눈을 감고 그저 앞으로만 뛰었구나. 마음에, 밀물과 썰물이 교차하듯, 절반의 후회와 또 나머지 절반의 희망이 그렇게 아프게 뒤섞인다. (18쪽)

 


이 책을 읽으며 한 번쯤 생각해보아야 할 것들에 대해 짚어보는 시간이 의미 있었다. 특히 <당신들에게도 위로가 필요했음을>에서 부모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나라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거야'가 '그들로선 그럴 수밖에 없었을 거야'로 바뀌고 나서, 결국 위로받는 것은 과거의 나였다는 것을 알았다는 표현에서, 많은 생각이 스쳐간다.

오늘 밤은 스물일곱의 엄마와 아빠에게 말해주고 싶다. 얼마나 힘들었어, 얼마나 고단했을까. 당신들도 얼마나 위로받고 싶었을까. 얼마나 행복하고 싶었을까. 고생 많으셨어요, 정말로… (99쪽)


맥주 한 잔 하면서 수다떠는 기분으로 읽어나가기도 하고, '이렇게 생각할수도 있겠구나'하면서 공감하기도 한다. '혼자'여서 괜찮은 것에 대해 언급한 책이 아니라 좀더 큰 틀에서 삶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하는 책이다. 무엇보다 문득 멈춰서서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게 해서 의미가 있다. '스스로를 사랑하며 성장하는 법에 대한 곽정은의 아주 사적인 고백'이 궁금하다면 이 에세이를 펼쳐들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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