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 속 신들의 이야기 - 단숨에 술술 읽는
드니 랭동.가브리엘 라부아 지음, 손윤지 옮김 / BH(balance harmony)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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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아이들부터 어른들까지도

그리스 신화에 대단히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우리집 작은 아이도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여러 회독 했음에도 아직도 애정하며 읽는 책이었다.

이 책이 오자마자 역시나 막내가 먼저 읽어보고 나에게 돌아왔는데

제목 그대로 재미있어서 단숨에 읽기도 좋았지만

약간의 위트와 부담스럽지 않은 일화의 분량이

만화로 재미있게 풀어쓴 글이라 거부감없이 읽기 좋았다.

집에 있는 만화가 선남 선녀의 아름답고 화려한 모습으로 그려졌다면

이 책은 좀 더 코믹한 요소로 특색있는 일러스트와

좀 더 깔끔한 색감으로 책에 집중하기 좋게

재미있게 잘 쓰여진 책이라 가볍게 읽기 괜찮은 책이었다.

티탄족의 크로노스 이야기를 시작으로

올림포스 12신의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인간과 신들과의 접촉을 좋아하는 제우스는

대단히 여성 편력이 심했는데

아내 헤라에게 바람 핀 것을 숨기려 한 것을 제외하고서는 거짓말을 혐오했다.

젠틀맨이라 불리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은

제우스보다는 사교성은 부족했으나

자연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더 좋아했다고 한다.

그런 그가 자식들을 매개로 수많은 근심거리와 슬픔이 가득했던 건 참 씁쓸한 기분마저 든다.

제우스의 세 번째 형제인 하데스는

지하세계를 다스리며 과묵하고 염세적이며 음침하고 우울한 성격을 띄고 있다.

그가 눈독을 들이고 있던 페르세포네를 납치했고

이에 데메테르는 절망에 빠져 대지의 생명을 꺼져가게 하는데

결국 조약을 걸어 1년에 4개월만 하데스와 함께 보내는 걸로 합의하게 된다.

세 형제 모두 성격과 취미가 달랐으며

각자의 세계에서 다스리는 방법에도 차이가 분명이 있었다.

언제나 봐도 끔찍한 프로메테우스의 형벌은

불의와 폭정에 대한 굳센 저항의 자세로

지금도 우리에게 많은 귀감을 준다.

판도라의 상자 속에서 나온

증오, 시기, 죄, 후회, 질투, 고뇌와 같은 악함과 질병이

회오리처럼 빠져나왔지만

한가지 희망은 남아있었다니.

인간이 힘든 고난과 역경을 이겨낼

마지막 희망을 품고 살 수 있는 소망을 남겨둔 건 크나큰 다행이 아닌가 싶다.

또한 이 책에선 제우스의 연인들이라는 파트를 따로 둘 정도로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여성편력이 대단했던 제우스의

뜨거운 욕망을 살펴볼 수 있었다.

올림포스에서 가장 못생겼지만 비범하고 금속을 다루는 일에서만큼은 단연 능숙한 숙련공인

헤파이스토스와 아프로디테와의 결혼 이야기를 보면서

그가 가진 직업적 활동과 명성을

타인의 존경과 보상에 좀 더 만족했더라면

대단히 멋지게 성장하고 행복하지 않았으까 싶다.

역시나 그도 대부분의 남자들처럼

아름다운 여자를 아내로 맞고 싶어했을 욕망을 참지 못했던 걸

이해하면서도 앞으로 나가올 슬픔을 전혀 예상치 못했던 건 아니다.

필자가 가장 좋아했다는 지혜의 여신 아테나.

그녀는 제우스가 가장 사랑하던 딸이기도 하며

그리스인들이 특별한 찬사와 숭배를 바친 신이기도 했다.

그리스인들에게 문자, 수학, 천문학, 항해술, 매듭을 고안한

지혜와 학문의 여신이기도 했지만

허영과 질투심, 복수심이 드러날 때도 있었다.

인간 아라크네와 베짜기 일화를 보면

신과의 충돌, 대립되는 속에서 굉장히 큰 긴장감을 유발하는 사건이기도 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에피소드들과

흥미로운 올림포스 신들의 이야기에 푹 빠져

가족들과 재미있게 읽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어렵지 않게 그리스 신화 이야기를 살펴보며

쉽고 재밌게 이해를 돕는 글과 그림이 풍성해서

가볍게 읽기 괜찮은 입문서가 될 것 같아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재미있는 삽화와 그리스신화 속 신들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살펴보며 가족들과 유익한 시간 가져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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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 - 자유로운 삶을 위한 고전 명역고전 시리즈
장자 지음, 김원중 옮김 / 휴머니스트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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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스러운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생명의 존엄과 가치,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것

무수히 많은 질문들을 던지게 되는

대단히 현실적인 조언들로 흠칫 놀라게 만드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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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 - 자유로운 삶을 위한 고전 명역고전 시리즈
장자 지음, 김원중 옮김 / 휴머니스트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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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





동양 철학의 소통 사상가인

장자의 가르침을 배울 수 있는 책을 만날 수 있어 감격했다.

삶의 고통 속에서 꺠달음을 주는 <장자>.

혼란스러운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생명의 존엄과 가치,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것

무수히 많은 질문들을 던지게 되는

대단히 현실적인 조언들로 흠칫 놀라기도 했다.

난 무엇 때문에 고통스러웠던 것인지,

여전히 삶은 고통스럽지만 어떻게 날 지켜나갈 수 있을지

장자에게서 답을 듣게 되었다.

내편 7편, 외편 15편, 잡편 11편으로

총 33편으로 구성되어져 있다.

내편은 장자 본인이, 외편과 잡편은 제자와 후학들이 저술한 것으로

외편과 잡편은 내편의 뒷받침되는 설명들로 가득하다.

특히나 장자 내편은 좋은 부분이 많아 필사를 꼭 해보고 싶었다.

삶이 있으면 죽음이 있고, 죽음이 있으면 삶이 있다.

가능한 것이 있으면 불가능한 것이 있고, 불가능한 것이 있으면 가능한 것이 있다.

옳은 것으로 말미암아 그릇되기도 하고, 그른 것으로 말미암아 옳은 것이 되기도 한다.

p77

우리의 삶에는 한계가 있으나, 앎에는 한계가 없다.

한계가 있는 것으로 한계가 없는 것을 따르게 되면 위태로울 따름이다.

이미 그런데도 알려고 하는 것은 더 위태로울 따름이다.

선한 일을 행하여 명성을 가까이하지 않고,

악한 일을 행하여 형벌을 가까이하지 않아야 한다.

p101

대지는 나를 형체로써 실어주고, 나를 삶으로써 수고롭게 하며,

내게 늙음으로써 편안하게 해주고, 나를 죽음으로써 쉬게 만드네.

그러므로 내 삶을 좋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내 죽음을 좋게 생각하기 위한 것이네.

p178

장자의 철학을 따라 가만히 생각해보면

인간의 고통과 번뇌에 대해 얼마나 내가 무지했고 많이 외면했나를 느끼게 된다.

고집스러운 나의 옳다고 착각했던 신념과 주장들을

느슨하고 더 폭넓고 깊게 바라보는 세상의 이치 속에서

마음이 유연해 질 수 있었던 건 어떤 여유에서 오는 걸까.

뭔가 후련하면서도 자유롭게 느껴지는 기분은

시대를 초월한 장자의 사상, 자유자적한 삶의 모습에서 그러한 영감을 얻게 된 것 같다.

잘 번역된 완역서를 잘 고르기가 힘들었는데

이번 기회에 제대로 된 완역서를 만났던 것 같아 기쁘다.

단순에 읽어낼 책은 절대 아니다.

쉽게 읽어서도 안되겠지만

곁에 두고서 필수 고전으로 나에게 주는 유익을

천천히 흡수하며 읽고 또 읽고 싶은 책이었다.

세월이 흘러도 왜 많은 사람들이 고전을 찾는가를

그 진가를 알게 된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었다.

내면의 깊이있는 성찰을 마주하며

꼭꼭 잘 씹어서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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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언스 페이지터너스
그레이엄 그린 지음, 이영아 옮김 / 빛소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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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인 나라에 대해 잘 알고 있진 못하지만

많은 어려움과 아픔을 가진 나라로 기억하고 있다.

냉전으로 얼어붙은 아이티를 배경으로 한 희비극을 만나보게 되었다.

독재자의 나라에서 인권이 말살되는

처참한 상황 속에 놓인 군중들은 반군을 일으키는데

이 곳은 더더욱 관광객의 발길을 떠나가게 되고 이주를 계획하는 이들이 많아진다.

그럼에도 이곳에 머물러 살고 있는 이국인들의 이야기를

이 책 속에서 살펴보면서 묘하게 동요되어

웃고 떠드는 모습들에 약간의 피로감을 느끼기도 했다.

“나는 닥치는 상황에 맞추어 살아갈 뿐입니다.

세상 사람들 대부분이 그렇지 않습니까?

어쨌든 살아야 하니까요.”

“당신이 인생에서 바라는 건 뭡니까, 브라운? 당신 어머니가 했을 법한 답은 알고 있습니다만.”

“그게 뭐죠?”

“그 분은 답을 모르는 나를 비웃으셨을 겁니다. 그 답은 바로 재미랍니다.

하지만 그분에게는 거의 모든 것이 ‘재미’있었죠. 심지어 죽음까지.”

p340

아이티로 향하는 메데이아호 화물선에서

브라운, 존스, 스미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이티에서 호텔을 운영하는 브라운은 경영의 어려움을 겪게 되고

막막한 현실 속에서 표류하고 있는 인생을

그저 웃고 지켜보려니 안타깝기만 했다.

기회주의자 존스의 이기적인 모습이 불편하면서도

결국 비극을 맞게 되는 것이 마냥 통쾌하진 않았고,

스미스 부부의 이분법적인 모습에서 이질감을 느끼면서도 애잔한 감정이 들었다.

비극의 상황을 현실로 떠안고 살아가는 이들에게서

난 마냥 이 분위기를 웃음으로 무마하며 전혀 즐기질 못하고 있었다.

아이티가 처한 정치적 상황이나

여러 복잡하고 어려운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뒤엉켜 사는 이국인들의 삶이 얼마나 답답할지 가늠하지만

작품 속에서 던지는 위트도 마냥 폭소로 이어지진 못했다.

그건 이 나라의 아픈 정치사를 들여다보게 되니

군주의 독재 속에서 엄청난 탄압과 쿠데타를 겪으며

국민들 모두가 많은 상실감과 무기력에 시달리지 않았을까 싶다.

소설의 배경이 되었던 아이티라는 나라를 설정으로

이같은 블랙 코미디물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는데

해학과 웃음의 조화롭지 못한 어색한 상황들이

어둡게 깔린 분위기 속에서 완전히 희극적인 요소를

맘껏 즐기지 못한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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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 유품정리
가키야 미우 지음, 강성욱 옮김 / 문예춘추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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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 유품정리





실제로 시부모님께서 물건들을 정리해 나가는 걸

집에 방문할 때마다 보고 느끼는 것이 굉장히 크게 다가오는 요즘이다.

구체적으로 여쭤본 적은 없지만

어떤 마음에서 당신들의 주변을 스스로 정리해 나가는지를

조금은 가늠하고 있긴 하다.

자식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다고 늘 말씀하시고,

삶의 태도나 생활 살림이 군더더기 하나 없으신 분들이시기에

요즘 더 휑 할 정도로 집이 텅 비어져있는 걸 보면 더 마음이 쓰라린다.

간소하게 사셔도 좋다고 몸이 불편해서

짐이 많은게 오히려 더 짐스럽고 힘들다고 얘기하시면서

세간살이를 더 줄여 최소한의 삶을 살고 계시는 두 분을 보고 돌아오는 마음이

요즘은 왜 이렇게 아련하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이와는 정 반대로 넘치다 못해 더 많이 소유하지 못해 안달난

정리되지 못하는 내 짐들을 보고 있노라니 한숨이 나온다.

삶의 마지막에 다다르면 정말 필요한 게 더는 없어서일지

남겨진 자식들에게 짐까지 남겨두고 버리는 수고를 덜고 싶은건지

침착만 할 뿐이지만 이 생각들이 머릿속에 맴돌뿐이다.

제목부터도 마음을 울리는터라

고민하며 무거운 마음으로 책장을 넘겼다.

어머니, 집에 가족이 열 명은 되나 봐요.

이렇게 비꼬고 싶어졌다.

농담이 아니고 손님 열 명이 와도 곤란하지 않을 양의 그릇이 있다.

그 위에 유아용 그릇과 아이용 젓가락까지 있는데 낯이 익다.

아들인 마사히로가 아기였을 무렵, 놀러오는 손자를 위해 시어머니가 산 것이다.

대체 무슨 생각이세요.

p42-43

주인공 모토코는 시어머니의 유품 정리를 하게 된다.

꽤 작은 집에 제법 많은 물건들이 심심치 않게 나와

정리에 정리를 거듭하면서도 마음 속으로

원망 아닌 원망이 솟아나는데..

누군가 내 물건을 정리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보니

나또한 아차 싶었다.

이 엄청난 짐들을 내 자식들이 거둬서 정리할 걸 생각하면

돌아가신 부모님에 대한 애틋한 마음과 함께

짐스럽게 느껴질 이면의 다른 감정들로 마음의 방향이 다른 쪽으로 흘러갈까 싶어 두렵다.

모로코의 친정어머니는 시어머니와 달리

간소한 물건으로 삶을 살고 계시고

이후에 남겨질 물건들로 자식들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아 한다.

살면서 내 욕심 가득한 마음을

물건들로 채우려 했던 사리사욕을

내 자식들에게 들키게 된다는 것도 참 당혹스러울테지만

죽어서도 짐스럽게 느껴질 불편한 감정이 솟아오르면

깨끗하게 정리하고 이 생을 살다간 것인지 다시 되묻게 된다.

구질구질한 내 욕심들을 다 내려놓지 못하고 가는 것처럼

산재한 물건더미 속에 남은 가족들이 둘러 앉아 있는 모습이 결코 좋아보이지 않는다.

어떤 마음으로 물건을 정리하시는지

조금은 이해를 하면서도 그럴 필요까지 있을까 싶었던 마음이

지금은 좀 다르게 바뀌어 있다.

난 어떻게 하면 좀 더 나의 흔적을 덜 남기고 살 수 있을지를

고심하며 사는 그런 가벼운 삶을

난 살아낼 수 없는 걸까란 걸.

그러는 편이 훨씬 더 현명하고 깔끔한 마무리 같아서

아직 살아가고 있고 생의 마지막을 생각지 못하며 살아가지만

지금 둘러싼 수많은 물건들을

이젠 좀 비우면서 살아가도 좋을 영감을 얻게 된 책이었다.

살아서도 정리되어진 간결하고 간소한 삶을

나도 지향하며 흐트러짐없이 살고 싶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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