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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사는 게 힘들까? - 사회에 적응하기 힘든 사람들의 관계 심리학
오카다 다카시 지음, 김해용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5월
평점 :
왜 나이가 들어도 삶이 편안해지지 않을까?
겉으로 보기에는 너무 멀쩡하고 사회생활도 무난하게 한 것 같은데 이상하게 사는 게 너무 힘들다고 느끼는 사람.
그런데 병원에 가면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는 사람, 코로나19 시대를 겪으면서 주변 사람들과
스몰토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조차 어려워하는 사람,
언어적ㆍ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에 취약해서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 소외감과 불안감 같은 불안장애를 느끼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회피형 인간’이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낸 일본의 정신과 의사, 오카다 다카시는 바로 이런 사람들을
‘그레이존’ 인간 유형이라고 설명한다. ‘그레이존(gray zone)’은 말 그대로 경계 영역에 해당된다는 뜻으로
자폐증이나 ADHD, 아스퍼거, HSP 등 발달장애와 비슷한 증세가 있지만 장애라고 진단 내리기는 힘든 사람들을 말한다.
그레이존의 유형은 매우 폭넓다.
성인 ADHD 증세를 겪거나, 항상 뭔가가 부족하다고 느끼거나, 성공했으면서도 마음이 뻥 뚫린 것처럼 공허함이 강하거나,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가 단 한 명도 없거나, 조그마한 소리에도 움찔움찔 놀라거나,
운동신경이 너무 둔해서 사선으로 걷는다거나 하는 등등 다양한 증세가 있다.
이 책 『나는 왜 사는 게 힘들까?』는 바로 이런 사람들, 딱히 장애가 있는 것도 아닌데
사회생활을 하면서 너무 힘들다고 느끼는 사람들, 나이가 들수록 적응이 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힘들어지는 사람들의 속마음과 인간관계를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이 책은 코로나19로 사회성과 관계력이 퇴화하면서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받으며 출간 이후 단기간 내에 10만 부 이상이 판매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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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피형인간이라는 말을 처음 만들어냈다고 한 사람이라 더욱 신뢰가 간달까...
여튼 제목만 봐도 맞아.. 난 왜이렇게 사는게 힘들까 싶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이번에는 사회에 적응하기 힘든 사람들이라는 포커스에 맞춰서 책이 출간되었다.
최근에는 성인이 되고 나서야 자신이 ADHD였다는걸 알았다는 사람이 있다보니
혹시 나도 그런거 아닐까?
하는 걱정에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다고 한다.
이런경우에는 보통 지인들이 한번 병원에 가보는게 어떻겠냐 라고 제안한 경우와
스스로 생각했을때 발달장애인게 아닐까 하고 의심하면서 자발적으로 찾아오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들의 경우 공통된 점은 오랜 시간동안 사는게 너무 힘들다 못해
삶이라는 것 자체에 왠지 모를 위화감 같은 것을 느꼈다는 것이다.
30대, 40대가 된 이후부터 오히려 사는게 더 버겁다고 느끼는 것이다.
그러다가 혹시 그 원인이 발달장애 때문이라면, 치료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고 병원에 오는 것이라고 한다.
발달장애이든 아니든 그 어떤 경우라고 정확한 진단을 내리려면 꼼꼼한 문진과
진찰, 발달검사 등이 필요하다고 한다. 더 정확하게 하려면 여러 차례에 걸쳐 진찰해보고
상태를 관찰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어이없을 만큼 간단한 문진과 체크리스트로 이루어진
스크리닝 테스트만 하고, 제대로 된 검사를 하지 않은채 약을 처방하는 사례도 드물지 않다고 한다.
특히 ADHD의 경우가 그렇다는데,. 꼭 ADHD가 아니더라도 이런 증세를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스크리닝 테스트만으로 확진을 내리면 절반 정도는 오진일 확률이 높다.
또 오랜시간동안 여러번에 걸쳐 검사를 받아봤는데 장애라고 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레이존,
즉 회색 지대에 해당한다는 판정을 받기도 한다. 이런 경우 장애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다행이긴 하지만 당사자들의 반응은 좀 더 복잡하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오랜 시간 동안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 진찰, 검사를 받고 문제를 해결하려 했는데
장애가 아니라고 하니 당황스럽게 되는 것이다.
대신 오히려 그레이존이 장애로 판정받은 사람들보다 더 심각하게 힘든 경우가 많다고 한다.
장애로 판정받지 않았기 때문에 특별한 배려나 지원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어려운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거나 건강한 사람들과 대등하게 경쟁해야 하는 위치에 놓이기 쉽다.
또 그레이존은 하나 이상의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그에 거는 기대도 크다.
그래서 장애가 아니라고 해서 기분이 나아지는게 아니라
오히려 높은 기대치에 눌려 더 괴로워하게 된다.
유아기나 학령기 초기에 그레이존으로 진단받은 경우에는
아직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뉘앙스가 강하다.
어린 시절의 그레이존 성향과 성인이 된 이후의 그레이존 성향은 약간 다르지만
실제로는 다 연결되어 있다. 이 둘을 연속된 시점으로 봐야 비로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어떻게 하면 될지 가늠해 볼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어린이만을 위한 것도 성인만을 위한 것도 아닌,
모두에게 해당하는 그레이존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대표적으로 겉은 멀쩡한데 속은 너무 힘든 사람,
같은 행동을 고집하는 사람,
분위기 파악을 못하는 사람,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
남들보다 몇 배 더 예민한 사람,
주위가 산만하고 정리를 못하는 사람 등등의 예시가 있다.
분명 성공한 것 같긴 한데 마음 한 구석이 뻥 뚫린 것 같은 느낌,
인생이 잘 풀리지 않는 느낌을 받는 사람들이라면 한번 읽어보는 걸 추천한다!
* 리앤프리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작성한 후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