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드롭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가님의 시선을 따라 함께 떠나는

세계여행. 그리고 남겨진 것들

여행 에세이는 언제 읽어도 설렘 한다.

저자의 감성을 담아놓은 글들이지만 내가 가지 못하는 곳곳을

다른 이의 시선에서 느끼고 바라보는 여행이기에

저자의 감정들을 공감해 보며 읽어 내려갈 때

오는 설렘은 아주 크다.

직접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고 온몸으로 느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렇지 못할 때 여행 에세이는

또 다른 방법의 여행길이다.

여행길에 만난 사람들, 먹거리, 풍경, 그리고 남겨진 것들을

소박하게 담아놓은 에세이집이다.

그렇기에 더 편하게 읽을 수 있었고 저자의 감정을 그대로

공감할 수 있었다,

파리 센강 가에 있는 화랑에서의 저자의 이야기는 순간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너무 강렬하게 꽂힌 판화를 구매하지 못하고 아깝게 놓친 일화는

화랑을 지키고 있던 사람에게는 또 다른 이야기가 될 거 같다.

"글쎄 어떤 아시아인이 이 판화를 내일까지 판매하지 말아달라고

해서 나는 그녀를 믿고 하루 종일 기다렸어. 하지만 그녀는

결국 나타나지 않았어. 너무 슬픈 일이야"

라고 말이다.

길을 잘못 들어 찾아가지 못한 화랑인데 그녀는 아마도

한 아시아인이 자신을 속였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같은 이야기가 이렇게 달라질 수 있겠군아 라고 생각했다.

똑같은 장소에 똑같이 여행을 즐겨도 각자 남는 이야기와

추억들은 다양하게 기록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여행 에세이는

더욱 매력 있고 나만의 이야기를 다시 만들어 낼 수 있어서 너무 좋다.

여행의 끝은 언제다 다시 되돌아온다는 것이다.

그렇게 떠나고 싶은 여행이었지만 막상 다녀오면 저자의 생각처럼

그렇게 집이 좋을 수가 없다.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거

그것이 여행을 즐겁게 다녀올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간결하고 깔끔하게 여행길을 담아놓은

이 책은 누구든지 편하게 읽을 수 있다.

여행 에세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읽어보길 추천한다.

-밑줄 긋기-

어디를 갔든 주위 사람들에게 뭔가를 선물했다는 것은 그들이

무사히 여행을 마치고 회사로 돌아왔다는 뜻이다. 어린 시절의

생일 파티를 방불케 하는 과자 더미 앞에서 나는 절감한다.

사람들이 참 다양한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120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봄비와 정원사 - 어느 괴짜 예술가의 치유하는 정원 그리고 인생 이야기
마크 헤이머 지음, 황재준 옮김 / 산현글방(산현재)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편의 문학 소설 같은 감성이 묻어있는

너무도 아름다운 산문집이다.

봄비와 정원사.

봄비도 정원사도 모두 저자의 또 다른 이름이다.

마음이 내킬 때 언제는 이름을 바꿀 수 있어야 된다는 저자는

어느 날 우연히 갈색 머리 소녀가 지어준 '봄비'라는 이름이

썩 마음에 와닿았나 보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면 봄비처럼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을

자주 느낄 수 있기에 어쩌면 저자는 정말 봄비를 닮았다.

소설 같은 느낌을 받은 이유는

저자의 어린 시절을 이야기할 땐 그 소년이라는 3인칭을 사용한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전해주듯, 소년의 슬픈 이야기도

화가 나는 이야기도 그리고 무섭고 아팠던 이야기도

담담하게 그리고 아름답게, 시처럼 담아냈다.

시를 쓰는 분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문장 대부분이 그림을 그리듯 흘러가서 문학 소설이라는

느낌을 더 받기도 했다.

아픔이 있고 고난이 있었지만 그의 삶은 그저 그런 삶이 아닌

자연과 하나 되어 숨을 쉬는 너무도 멋진 삶이다.

아버지로부터 배우지 못하고 받지 못한 사랑의 헛헛함을

자식에게 대물림하지 않는 멋진 아버지이자

아내를 그 누구보다 아끼고 사랑하는 멋진 남편.

그리고 누구보다 정원을 자연 그대로 잘 가꾸고

메마른 곳을 촉촉이 적셔주는 봄비 같은 정원사.

그의 이야기는 슬프지만 넘치도록 따뜻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밑줄 긋기-

완벽함이란 그 사람이 아마추어라는 것을 뜻한다. 설령 훌륭한 기술을 가지고

있다 해도 동물적 본성, 열정, 갈망 없이 일하는 사람 말이다.

완벽함은 살아 숨 쉬는 모든 존재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개념으로

아마 인간에게도 그럴 것이다. 만약 어떤 사람이 결점과 실수를 사랑하지 못한다면

그 사람은 무언가를 사랑할 능력이 없는 사람이다.

23쪽

인생을 시작할 무렵, 우리에게 삶은 일종의 모험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런 류의 끝의 도달해 인생을 돌아보면서 우리가 하게

되는 이야기는 필연의 이야기인 듯하다. 297쪽

행복해지는 방법은 삶 자체가 우스꽝스러운 것임을 알아채는 것이고

계속해서 용서하는 것이다. 나는 정말이지 행복한 사람이다.

298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임무는 수능 만점 - 간첩 소년의 고3 일기
성실 지음 / 메이드인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간첩 소년 리혁의 한국에서 고3으로 살기

-그가 맡은 임무-

어린 소년 혁은 죽음을 뛰어넘는 훈련 끝에

한국으로 넘어온다, 그의 임무는 고3으로 살기

그리고 수능 만점을 받기. 당당하게 인터뷰를 한 후

한국에서의 삶이 고통임을 고백하며 다시 돌아가기.

그리고 가장 중요한 임무는 임무 중에 변절자를 찾아 없애기.

-민준이의 버킷 리스트-

리혁은 민준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에서의 생활을 시작한다.

그리고 임무와는 다른 자신만의 버킷리스트를 하나하나

작성해 나간다. 그리고 마음껏 해보고 싶은 것들을 해나간다.

너무도 소박하고 너무도 작은 것들이지만 민준은 행복하다.

그 형, 동지를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잘못된 만남-

자신을 도와줄 중간 동지가 자신을 피하는듯하다.

직접 만나 주지 않고 뭔가 숨기는 게 있는듯한 중간 동지.

그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만나야 한다.

하지만, 민준앞에 모습을 드러낸 자는 이곳에 있으면

안되는 자다. 그리고 그는 뭔가 이상하다.

  • - 배신자-

  • 용서할 수 없는 배신자,

  • 하지만 용서할 수밖에 없는 배신자.

  • 민준의 생사는 이 배신자의 손에 달린 건가?

-친구-

민준의 마지막 버킷리스트 친구 만들기.

불가능할 것 같은 일인데 민준은 친구가 생긴다.

왠지 가까이하고 싶지 않은 녀석이었지만

그 누구보다 민준을 이해하고 도왔던 친구.

그리고 그와의 이별.

남으로 넘어온 간첩이지만 나이에 맞게 리혁은

하고 싶은 것도 궁금한 것도 많은 소년이다.

그러기에 리혁의 임무는 무거울 수밖에 없는듯했다.

그래도 끝가지 임무를 완수하려 했던 모습에서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에서 리해진 역을 맡은

'이현우'배우가 생각났다. 앳된 모습도 그렇고

눈물 많고 여린듯하지만 깡다구 있는 혁이 모습이 딱 리해진이었다.

자신만의 버킷리스트 목록은 눈물 나게 소박하지만

또 눈물 나게 멋진 소년이다.

-밑줄 긋기-

"다시 돌아가고 싶지는 않으십니까?"

민준의 물음에 의사 동지는 지금까지 본 것 중에 가장

침울한 얼굴이 잠시 드러났다. 하지만 곧 웃어 보였다.

"돌아간다 해도 그곳에 이미 내 가족은 남아있지 않아"

90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탈한 하루에 안도하게 됐어
라비니야 지음 / 애플북스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만가만 조용히 들려주는

에세이 같은 소설이다.

-은실-

맏 딸이 지어야 할 짐의 무게는 얼마쯤일까?

아버지의 부재, 동생의 뒷바라지

그리고 자신의 삶은 언제나 뒷 순위.

그러다 지친 은실의 한마디는 가시가 되어 동생을

찌르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닌데 말이다.

힘겹게 버틴 직장에서조차 편하게 숨을

쉬지 못하는 은실의 하루하루는 살기 위해

그저 버틴다는 말이 어울리는 삶이다.

-성은-

화목하고 완벽해 보이는 가족이지만 아버지의 사고로

어딘가 모르게 구멍이 뚫려버려 도망치듯 독립을 한다.

무슨 일이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최선을 다하는

성은은 은실에게나 은주에게나 달달한 사탕 같은 사람이다.

언젠가는 다 녹아버려 없어질 사탕이지만

그래도 참고 견디면 달달한 맛은 오래 느낄 수 있는

성은의 삶은 위태위태하기만 하다. 그럼에도

성은은 오늘도 다시 일어선다.

-은주-

꿈이 있고 희망이 있었던 날들이었지만

어느 순간 하나하나 무너지기 시작한다.

엄마에게 그리고 언니에게 짐이 되어버린 자신에게

화가 나서 떳떳하게 나서고 싶은 마음에 연락을 끊어버린다.

하지만 남자친구보다 자신을 이해해 주고

안아주고 받아줄 사람은 언니뿐이다.

-치열하지만 무탈한 하루하루-

글 소개를 에세이 같은 소설이라고 말했듯이 이 소설은

정말 에세이를 읽는 듯하다. 에세이를 주로 쓰시던 작가님이시라 그런지

작가님만의 섬세한 감정들이 소설이 되어 조근조근 말을 걸어오는듯하다.

뭔가 판타지적이고 사건사고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혹은 설렘 가득

두든 거림이 없다 할지라도 우리 삶 자체가 충분히 넘치도록

판타지적이고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설렘 하는 삶이기에

이 소설이 주는 감정과 공감은 엄청나게 크게 다가온다.

은주의 삶이 성은의 삶이 그리고 은주의 삶이 지금 우리의 삶이기 때문이다.

무탈하게 하루를 보낸다는 게 얼마나 큰 감사인지 얼마나 큰 행복인지

이들의 삶을 통해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오늘도 은실, 성은, 은주 그리고 내 삶이 무탈하길...

.

나에게 말하듯 조금은 차분한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밑줄 긋기-

소박한 꽃이라 해서 피어나는 노력이 덜한 건 아니야 오히려

척박한 조건에서 평범하게 피어나기 위해선 부단히 노력이 있어야 할지도 몰라.

특히 흰민들레는 온도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데다 무지 비하게 채취하는 손길로 인해

보기 어렵거든 그러니 더 귀할 수밖에. 열악한 조건에서도 자리를 지켜낸 건

제 몫에 맞게 잘 피어난 꽃 같은 일이야. 130쪽

'솔직함'은 선을 넘는 무례함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았기에 그런 말은

일찌감치 차단하고 싶었다 '솔직히 말해서' '내가 널 생각해서 말하는 건데'

라는 문장 뒤에 오는 조언은 상대의 상태나 관계의 깊이는 안중에도

없이 일방적으로 늘어놓는 말들인 경우가 많았다. 203쪽

바쁠 때 끼니 거르면 안 되는 것처럼 지칠 땐 쉼이 될 만한 책을 곁에

허락해두는 것도 좋을 거야. 어쩌면 우연하게 펼친 어던 페이지가

너한테 위로가 될지도 몰라. 207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물은 바다를 향해 흐른다 1
다지마 렛토 지음, 박여원 옮김 / 크래커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상처를 안고 사는 이들의 아픔을

다정하게 만져주는 만화책.

고등학교 입학을 계기로 삼춘집에서 살기로 한 나오는

자신을 마중나온 처음 본 사람으로 인해 잠시 혼란이 온다.

"삼춘 애인인가?'

하지만 도착한곳에는 다른 룸메이트도 함께 살고있는 곳이다.

자신을 마중나왔던 사카키, 그리고 점술가 와 교수님.

이곳에 있어도 되나 싶을만큼 뭔가 어색하지만 그런대로

적응을 하는 와중에 나오는 듣지 말아야 할말을 우연히 듣게된다.

나오는 처음 만남부터 뭔가 신경이 쓰였던 사카키 였지만

그 말을 들은후에는 더욱 어색해지고 미안한 마음이 든다.


"화내면 뭐해? 화내도 어쩔수 없는걸"...

차라리 화를 내면 좋을것을...

나오도 화가 나지만 사카키를 생각하면 그럴수가 없다.

사카키 엄마, 나오의 아빠.

어른들의 잘못으로 아이들이 성인이 되서도 상처를 안고 있다.

하지만...나오는 착한아이니까

나오는 몰랐으면 하는 사카키.

한장 한장 페이지를 넘기면서 사카키의 모습에 마음이 안쓰럽다.

살포시 둘사이를 이어주는 우리의 고양이 '미스터 문라이트'

문짱이 이 둘이 마음을 포근히 안아줄수있을까?

서로 담아두고 꺼내지 못하는 아픔을

다 꺼내어 내길 응원하며 다음화를 기대한다.

모든 아픔이..원망이..슬픔이 흘러 흘러

바다로 모두 떠 내려가길....

차분하면서 잔잔한 울림이 있는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