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여자의 열매
한강 지음 / 창비 / 200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시간차는 상당하지만 이소설을 이제야 읽고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건 우연인지 필연인지 좋은건지 안좋은건지 통 모르겠다 . 내 여자의 열매의 첫 단편의 문을 여는 소설인 [어느날 그는] 을 읽고 작년였나 재작년였나 오랜 부대낌 끝에 결국 받아들이게 되버린 일본의 유명작가인 무라카미 하루키의 <여자없는 남자들>의 단편 중에서 [기노이야기]를 떠올리게 된 것은...

스토리가 유사해서 그런건 아니었다 . 단지 갇힌 공간에서 어떤 깨달음 끝에 마침내 그들이 하는 일이란 것이 어깨의 힘을 풀고 울어야 할때 ,운다는 것뿐 (사실 그가 정말 우는것이 맞는지 그에 대한 정답은 없는데 말이지) 지극히 내 개인적 느낌에 불과하다 . 어떤 사람들은 감정을 풀어내는데 인색하달까 아니 방법을 모르곤한다. 그걸 아는 나는 같은 부류일지도 모른다 . 아니 , 그런 부분을 잘 엿보는 쪽 일 수도 있고, 기노도 화를 내야 할때 따져야 할 때에 그저 돌아서는 사람였었다 . 여기 태식이 역시 눈이 빨갛게 되고 주변에서 섬짓해 물러나고 두려워 하도록 자신이 뿜어내는 공기가 어떤 건지를 알지 못한다 .

아, 둘다 믿었던 여자에게 배반을 당하는 구나...슬프게도...기노는 아내에게 태식은 처음으로 삶의 목적이고 희망이고 뭔가 계획이란걸 세워 볼 염을 낸 여자에게서 ...그러나 둘이 달랐던건 기노는 그냥 떠나고 말지만 ,태식은 복수의 칼을 내리친다는 것. 그것도 잔인하고 슬프게...다행이 목숨엔 지장없었지만 바람 핀 현장을 오래도록 끈기있게 지키고 지킨 끝에 과도로 그녀의 국부를 향해 자상을 수도없이 낸다는 것이 달랐다 . 그러나 마구 찔렀어도 주저하는 맘에 깊이 찌르지 못하고 그녀가 다리로 가려서 심각하긴해도 불행중 다행으로 멈추고 경찰에까지 신고되지 않는다. 그녀가 자신이 한일이라고 사건을 무마했고 태식이 그녀를 들쳐 업고 살려 달라며 병원에 갔기에 그랬다 . 산골에서 상경해 배운것 없이 출판사의 책이나 각 언론사와 출판업계로 돌리는 일을 온종일 하는 그가 미래도 달리 꿈 꿀 것없고 퀵배달에 몸을 쓰며 시간을 보내는 잡부로 살다 오퍼라이터인 민화와 만나 몇번 데이트 끝에 함께 살게 되고 미래를 꿈꾸다 그녀의 종잡을 수없는 마음에 애가 타서 다투는 일들이 잦아지고 , 그가 생각하는 사랑이나 마음은 쉽게 변하는 것이 아닐 것 같은데  그녀는 사랑은 순간순간의 진실이 있을 뿐이고 영원은 알수 없는 것이라고 말을 한다. 알수 없는 걸 붙잡고 살 거냐고...

어제 싫던게 오늘은 좋아지기도 하며 내내 모르던 걸 이제 알기도 하는 것처럼 무시로 변하는 것이 사람이라고 하는 그녀의 말에 불안해서 표현을 거칠게 한 것이 늘 싸움이 되곤 했다. 그럴수록 마음은 더욱 멀어지고 관계는 식어갔는데 그게 태식으로서는 도무지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알수도 없는 부분였다는 것과 ,이를 악물고 눈물을 참는다고 이길수 있는 건 없다. 남자라고 다를까? 울때는 울어야 한다. 누군가를 다치게 하기 전에, 그게 자신일 수도 타일 일수도있으니...

어느 날 알아지는 것도 있는 것처럼..어느날 돌아서는 마음도 있는걸 너무 늦게 알아버린 탓...사랑이 영원할줄 알았던 성실한 남자들...기노와 태식...아.. 나는 저 민화같은 나쁜(?) 여자의 마음도 알겠고 , 태식의 그 마음도 알겠어서..속상했다 .

그저 속상했다라는 마음 만으론 설명도 부족한게... 그녀가 느긋한 어떤 면들이 내가 가진 성향의 부분이라서 이게 여자들 감성의 면이 아닌가 싶어 이해가 간달까..

아, 작가의 장편 중 바람이 분다에서 파란 돌이 나오는 부분과도 겹치는 소설이라 여기서 바람이 분다 .가라 도 출발했겠구나...싶어 반가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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