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시 케이코 [남자의 일생]

전4권.

 

 

 

 

 

 

 

 

 

 

 

 

 

봄날의 단순한 변덕으로 충동 구매한 [남자의 일생]은 4권 임에도 제법 먹거리가 풍부해서 참 좋았다. 

내 자신이 나이 먹어감을 실감하기도 하고. 

열정에 몸을 맡겨가며 활활 타오르는 연애가 아니여도, 조금쯤은 지쳐버린 중년의 시간이 이렇게 잔잔한 것도 괜찮지 싶다.

 

고요를 선택한 장소에서 떠들썩한 일과를 보내며 '일'   '행복'  '사랑'  '결혼' 에 대한 망설임을 안고 있는 최고 절정기의 츠구미와 오랜 짝사랑에서 깨어나 현실을 마주한 중년의 카이에다의 만남.

이제 겨우 안면만 익힌 사람에게 대뜸 결혼을 언급하는 카이에다 쥰의 자신감의 근거는 어디서 오는 건지 조금 삐딱한 마음으로 궁금해하며 읽어내려 갔다.

 

 

이제 갓 만났을 뿐인데

너무 많이

카이에다에게 읽혀버리는 츠구미.

 나는 나를 얼만큼 아끼고 있을까?

 

 

 

 

 좀처럼 마음을 보여주지않는 츤데레지만,

좀 멋있잖아~

 

 

 

 

담 밖에서 볼 때는 다 갖춘듯 평온한 삶이지만, 안에서 들여다보면 그들의 마음은 여전히 시끄럽다.

30대의 능력있는 워킹 걸 츠구미는 지치고 불안하기만 하고, 뭐든 잘 보는 듯해도 50대의 카이에다 역시 살아가는데 특별한 확신은 없다.   그들은 나이와 상관없이 여전히 고민하고, 질투하며 열심히 살아갈뿐.

 

비슷한 생각을 해봤기에 공감하며 읽었던 [남자의 일생]

 

아름다운 동화의 끝은 결혼이라지만, 남과 남이 만나서 우리가 되는 결혼....현실로 귀환하는 시작점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고속도로위에 잠시 머문 휴게소에서 또 하나의 갈림길을 발견한다면 나의 선택은?

그래도  "좋았었다"는 말을 할 수 있기 위해 나아갈 뿐.

 

 

츠구미의 머릿속은 지금.
- 남자의 일생 2권 p132 중에서 아래글 상태.



내 행복이란 게 뭐지? 매일 즐겁게 지내는 건가.

하지만 크게 즐겁지 않아도 불행하다 생각하진 않는데.

굳이 말하자면 일이 잘 풀릴 때 난 참 행복하던데 그걸로는 안 되나...?

그렇지, 난 공부를 좋아해.

일도 좋아하고. 그걸로는 안 되나...?


아아, 이젠 다 귀찮다. 그냥 다시 회사로 돌아갈까.

평생 혼자 일하는 것도 그리 나쁘진 않잖아.

애초에 난 연애 체질이 아닌걸.

그래, 난 연애가 싫어!

내게서 안정과 평온을 빼앗은 것이 바로 연애라고. 일만 하면 난 만족해.

행복하진 않을지 모르지만 만족한다고. 애초에 왜 행복해져야만 하는 거지?

불행한 채로 살면 안 되는 거야? 왜? 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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