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현 [새를 잊은 마녀에게]

로맨틱판타지, 마법사, 마녀

 

 

 

 

 

 

커다란 무쇠솥에 정체모를 온갖 재료를 넣고 요상한 냄새를 풍기는 마녀는 잊어라.  

단, 자신만의 세상에서 잠을 잊고 연구에 몰두하는 매드 사이언티스트를 만나고 싶다면 [교활하지 못한 마녀에게]를 펼쳐보고, 그래도 모자르다면 빅토리아도 만나보자.

특별한 이들에게 둘러싸여서 홀로 평범하다 못해 보통 이하를 달리는 마녀 디아나 솔의 모험담으로 요란하지 않아도 흥미로웠던 이야기가 못내 아쉬웠는데, 같은 세계에서 겨울을 부르는 마녀 [새를 잊은 마녀에게]로 다시 한번 더 동화같은 이야기에 빠져봤다.

 

작가는 비밀스런 출생이나 어려웠던 유년은 우리 생애 있어 단지 거쳐가는 과정일뿐 이라는듯 더이상 깊게 파고들지도, 지저분하게 거미줄을 얽어매지도 않아서 그 부분은 또 새롭다.   어찌되었든 마법사회에 일원으로 한사람의 몫을 하는 마녀 있다.  전작이 디아나 솔 이였다면, [새를 잊은 마녀에게]서는 빅토리아 알피어스와 '왕자' 알렉이 그들이다.   

수리 알피어스의 조카이자 휴고의 후계자가 먼 옛날 마법사들과 잉그람 왕이 맺은 계약의 사슬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며 왕자의 호위 역할을 하는 내용이지만,  전작에 비해서 알렉과 빅토리아의 설렘이 조금더 많아서 일까 판타지한 부분도 두근거리는 모험이나 긴장감도 조금 덜하다.   그래도, 나름의 응징이 있고 쫑알쫑알 구박덩어리로 외눈안경을 착용한 막시무스라는 감초가 있어서 소소한 웃음을 안겨주기도 했던 글이다.

 

그는 빅토리아가 이 땅을 훌훌 떠나길 바랐다.   그녀의 날개를 잡아 뜯고, 목을 옥죄는 이 땅에서 영영 벗어나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랐다.   고작 저의 마음 따위가 그녀에게 짐이 되어서는 안 되었다.

그러니 빅토리아.

"이만 자유로워져요."

 

- 본문 p 417 중에서

 

 

 

 

욕망이 인간을 어디까지 내모는 것일까?

선악이라는 구분없이 변덕에 의해 그 자신이 창조자가 되려고 하고, 권력이란 놈에 사로잡혀 가족도 사랑도 몰라보는 어리석은 장님이 되게 만드는 것.    욕망에 먹혀버린 그들은 과연 행복했을런지....

 

로맨스를 읽으면서 또 엉뚱한 생각을 한다.  

사람은 사람답게, 지구에 쓸모없는 오물로 남게 되지는 않기를 소망하며, 마지막 밑줄 쫘악~

 

 

 

" 당신들은 마녀를 보고 비인간적이라고들 하죠. 맞아요. 마녀는 인간이 아니니 비인간적일 수 밖에요."

인형처럼 무기질적인 얼굴로 빅토리아 갸웃 고개를 기울인다.

"그럼 비인간적인 당신들은 뭐죠?"

"....."

"인간이 아닌 인간을 어떻게 불러야 하는지 나는 도통 모르겠어요."



- 본문 p 161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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