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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남자 요즘 연애
김정훈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6년 3월
평점 :
요즘 남자 요즘 연애
남녀간의 사랑과 연애에 대한 재밌는 책이 나온 것 같다. 유치할 것 같지만 매력있는 책이다. 싱글남인 젊은 저자 김정훈씨는 자신을 편식남이라 표현하면서 연애에 도움이 되는 것이 없을까 고민하다 이 책을 내놓았다고 말한다. 결혼전이니, 그리고 잘생겼다면 연애를 많이 해보았으리라 생각됐지만 본인은 연애에 서툰 싱글남이라고 고백한다.
이 책을 읽기 개인적으로 참 어려웠다. 어떻게 보면 나는 늘 사랑에 실패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아니, 사랑 뿐 아니라 성공, 물질, 명예 모두가 세상의 기준으로 보았을 때 실패했을지도 모른다. 그래, 나는 알고 있었다. 사랑은 자존심이 아니라 외모가 아니라 돈이 아니라 용기라고 말이다. 그럼에도 나는 늘 사랑에 실패했다.
20대 중반에 그래도 잘 나가는 영업부 대리였고, 그녀는 대학생이었다.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우리 회사에 들어온 순간 나는 그녀에게 빠져 들었다.
그녀의 집은 나와 같은 방향이었고 매일 퇴근하면서 그녀와 함께 버스에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그녀를 볼수록 더욱 사랑하게 되었고, 드디어 고백하기에 이른다. 나는 그녀가 충분히 나를 좋아하는 줄 알았다. 웃음을 띄우며 나에게 관심 있다는 그녀의 반응을 깨닫게 되자 나는 확신했었다. 그러나 내 착각이었음을 아는 데엔 별로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늘 나는 이랬다. 언제나 나 혼자만의 사랑이었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나를 사랑해주지 않았다. 때론 용기가 부족하다고 생각하여 용기있게 고백해 보았지만 그 용기는 나에게 많은 모욕을 안겨주었다. 나를 피하고 만나주지 않으면 나는 쉽사리 포기하고 단념하였다.
물론 나에게도 좋은 추억의 사랑이야기가 있다. 그러나 결국 헤어졌다. 나의 잘못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녀에게 상처와 아픔을 주었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우리가 헤어진다는 것을 말이다. 내 기억속 사랑은 이십대와 삼십대 어느 시간에 멈추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사랑과 이별 만남을 남자의 시각에서 그려낸다. 사실 이 책을 보면서 내가 20대 30대 시절과 조금 다른 연애를 다루고 있어 몇 번이고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내가 사랑한다는 시절엔 낭만이 있었고, 돈이 없어도 사랑만으로 함께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그래서 한번 눈이 씌우면 오직 단 한사람만 보며 사랑했고 이별을 해도 마음이 아픈 시간을 보내며 추억했다.
그런데 이 책은 아무리 우리와 세대차이가 나는 시대라 하지만 여자라는 동물이 이리도 추악했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동시에 남자들의 성향도 여성들의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됐든 다시 긍정적으로 말하면 쿨하다는 것이니 너무 화를 내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요즘 연애하는 젊은이들의 성향이 문제는 아니다. 원인은 이 그지같은 사회 구조적인 자본주의 괴물 때문이랴.
아무튼 남자들의 시선이라 그런지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서 좋았다. 이 책은 20대~30대가 읽기에 아주 딱 좋은 연애서적이다. 삼포세대에 사는 우리 젊은이들, 특히 남자들이 이 책을 읽고 공감하고 아파하며 다시 사랑을 시작하게 되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