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은 커튼에 비치는 햇살의 움직임을 살피면서 생각했다. 그렇다면 남자들은 대관절 무슨 쓸모가 있는 것일까? 맹수들이 많았던 옛날에는 남성의 힘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몇 세기 전부터 남자들은 거의 아무것에도 쓸모가 없어진 것처럼 보인다. 그들은 이따금 테니스 경기를 하면서 따분함을 잊는다. 그건 별로 나쁠 게 없다. 하지만 때로 그들은 <역사를 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들이 역사를 발전시킨다고 생각하면서 벌이는 일은 주로 전쟁과 혁명이다. 전쟁과 혁명은 터무니없는 고통을 야기할 뿐 아니라. 매번 모든 것을 백지 상태로 만들고 다시 건설할 것을 강요함으로써 과거의 가장 좋은 것을 파괴하기 일쑤다. 그리하여 인류의 진화는 정연한 흐름 속에서 점진적으로 상승해 가는 양상을 보이기보다는 무질서하고 불규칙하고 폭력적인 양상을 보였다. 그 모든 것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은 전적으로 남자들에게 있다. 모험과 도박을 좋아하는 그들의 성향, 그들의 기괴한 허영심, 그들의 무책임, 그들의 폭력에 말이다. 그들의 기괴한 허영심, 그들의 무책임, 그들의 폭력에 말이다. 여자들이 주도하는 세계는 모든 점에서 남자들이 주도하는 세계보다 나을 것이다. 비록 진보는 더딜지언정, 그 세계는 모두가 행복한 상태를 향해 규칙적으로 나아갈 것이다. 되돌아가는 일도 없이, 그리고 모든 것을 한 번에 물거품으로 만들어 버리는 일도 없이 말이다. 223-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