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에 의지해 그림을 그리게 되는 행복한 눈멂의 시간을 준비하는 것이 곧 세밀화가의 일생이라는 이러한 해석은 시간이 흐르면서 의외의 결과를 낳았다. 당시 헤라트파의 장인들은 책 애호가인 왕이나 왕자들을 위해 그리는 그림을 손을 숙달시키는 일종의 연습으로 보게 되었고, 하루 동일 쉬지 않고 촛불 아래에서 그림을 그리는 것을 장님이 되기 위한 행복한 준비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실제로 미렉은 평생동안, 어떤 때는 손톱이며 쌀알, 심지어 머리카락에까지 잎사귀나 나무들을 정교하게 그렸다. 일부러 하루빨리 장님이 되기 위한 행동이었다. 때로는 햇볕이 잘 드는 평화로운 정원을 그리면서 ‘영원한 어둠‘이 찾아노는 시기를 조심스레 연기하기도 했다. 가장 행복한 최후에 도달하는 데 가장 적당한 때를 찾기 위해서였다. 1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