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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고양이 킹의 엉뚱한 마법 ㅣ 작은 스푼
김혜온 지음, 이윤우 그림 / 스푼북 / 2022년 12월
평점 :
달지는 또래 친구들보다 말이 어눌하고 행동이 느린 아이입니다. 그래서 언제나 주눅 들어 있지요. 오늘도 체육시간에 주눅이 든 달지는 벤치로 빠집니다. 그러다 학교를 지배하고 있다는 말하는 고양이 킹을 만났어요. 킹은 발에 박힌 가시를 빼 주면 세 가지 소원을 들어준다고 해요.
달지는 가시를 뺄 수 없다고 했지만, 킹은 그런 달지를 격려했고, 결국 달지는 가시를 빼는 데 성공합니다. 가시를 빼 준 뒤 달지는 어떤 소원을 빌었을까요?
사실, 세 가지 소원은 달지가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습니다. 늘 달지를 지켜보던 킹이 스스로(?) 달지에게 필요한 것을 해결해주려고 하지요. 그래서 그 결과는? 하하하 늘 달지를 곤혹스럽게 하거나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심지어 달지를 뺀 학교의 모든 사람들을 얼음으로 얼려버리기까지 했습니다! 달지는 과연 이 상황을 어떻게 헤쳐 나갈까요? 어눌하고 행동이 느린 달지가 이 상황을 해결 할 수 있을까요?
여기서 가장 놀랐던 것은 달지가 가장 먼저 한 행동이 '칠판에 붙은 모둠 칭찬 스티커 표를 떼어 버린 것'이라는 점이었어요. 아이들이 달지를 외면하게 된 가장 큰 계기는 '빨리 하면' 주는 방식의 모둠 칭찬 스티커 때문에 반 아이들이 모두 속도와 경쟁에만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던 것이죠. 달지는 은연중에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얼음이 되어 모두가 말을 하지 못하는 그 순간, 조용한 적막 속에서 달지의 목소리만이 들렸습니다. 그랬더니 평소에는 알아듣기 어려웠던 달지의 말이 잘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달지는 조금 어눌 할 뿐 말을 못하는 것이 아니었으니까요. 킹의 엉뚱한 마법 때문에 얼음이 된 순간, 친구들은 달지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어쩌면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빨리'라는 경쟁 프레임이 아니었다면 달지의 소외감은 처음부터 없었을 것 같다는 건 저만의 착각일까요? 아이들은 아이들 그 자체로 있을 때 순수하고, 맑고, 가장 올바른 것 같습니다.
"나는 이 학교의 주인 킹! 내가 다스리는 학교에서는 모두가 행복해야 한다옹!"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도 킹이 한 마리씩 숨어 있기를 바래봅니다.
#도서제공_스푼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