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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는 라말라를 보았다 / 무리드 바르구티 / 후마니타스

 이 에세이의 저자는 팔레스타인 사람이다. 라말라는 그의 고향이고 그는 유학 도중 난민이 되었다.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끔찍한 행위 중 하나인 전쟁으로 인해 고향에조차 갈 수 없게 된 팔레스타인 난민들의 이야기 속에서, 지금도 끝나지 않은 팔레스타인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읽고 싶은 책으로 꼽았다. 알지 못하면 움직일 수도 없다. 남의 나라 이야기라고 무심하게 지나치기에는 우리의 삶 역시 불안한다. 할 수 있다면 팔레스타인 사람의 눈으로 본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우리가 살아가야 할 방향도 찾아보고 싶다. 





2. 장서의 괴로움 / 오카자키 다케시 / 정은문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제목을 보는 순간 '뜨끔'했을 것이다. 나 역시 그렇다. 3만 권이나 되는 책은 아니지만 방에 두기에는 분명 버거운 양의 책을 품고 있으니까. 사두면 언젠가는 읽는다는 말을 격언으로 모시며 미처 읽지도 못하는 책을 사대는 통에 집에는 읽은 책만큼이나 많은 못 읽은 책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제 그만 사고 있는 거 읽어야지,라는 다짐도 일주일을 못 간다. 뭐니뭐니해도 내게는 세상에서 가장 버리기 힘든 물건이 바로 책이다. 책과 이별하는 법을 배워보고 싶어 이 책을 골랐다. 책과 이별하기 위해 책을 보다니. 이런 아이러니도 없다 싶지만. 




3. 그러나 불은 끄지 말 것 / 김종관 / 달

 책의 소재로 '사랑'만큼 좋은 것이 또 있을까. 세상이 변하고 살기가 어려워도 사람들은 사랑을 한다. 사랑만은 언제나 아름다운 것으로 남겨두고 싶어한다. 그래야 생의 마지막 환상을 지킬 수 있으니까. 하지만 사랑이라는 게 어디 그렇게 아름답고 깨끗하고 따스하기만 하던가. 사랑만큼 유치하고 찌질하고 질척거리는 게 없지 않은가. 사랑의 고귀함과 아름다움을 칭송하기만 하는 에세이에 지친 지 오래라 이 에세이가 더욱 기대된다. 세상이 더럽고 치사해도 사랑만은 고결하다고 말하는 글이 아니라 세상만큼 사랑도 더럽고 치사하지만 그래도 하고 싶지?라고 말하는 책을 만나보고 싶다. 





4. 무심한 고양이와 소심한 심리학자 / 장근영 / 예담

 심리학자에게 가장 연구하고 싶은 동물을 꼽으라면 왠지 고양이를 말할 것 같다. 도도하고 시크하지만 애교 넘치고 사랑스러운 요물 같은 고양이. 신비로운 눈빛은 시시각각 바뀌고, 이런 생각을 하나 싶으면 그 기대를 단번에 배신해버리는 반려동물. 고양이는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살까. 세 고양이의 집사로 살고 있는 저자는 자신의 전공을 십분 활용하여 독특한 고양이 에세이를 써냈다. 고양이와 심리학을 모두 좋아하는 내게는 꼭 읽어보고 싶은 에세이이다.






5. 읽고 싶은 이어령 / 이어령 / 여백

 이름에 무게가 실린다는 것은 누구에게든 좋기만 한 일은 아닐 것이다. 그만큼 책임과 부담도 커진다는 것이니까. 이어령의 이름은 듣는 것만으로도 무척 묵직하게 다가온다. 이제는 노(老)학자가 된 그는 좋은 쪽으로도 나쁜 쪽으로도 무수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 유명인이다. 그래서 어쩌면 그의 글도 점점 빛이 바래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청년 이어령의 글을 만날 수 있는 책이라니, 신선하다. 세상의 더러움에 대항하고자 하는 패기로 가득찬 글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거침없는 문장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이 책을 골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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