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미국의 실리콘밸리, 월스트리트 등 세계 최고의 지성이 모이는 곳에서도 점성술이 널리 퍼지고 있다고 한다. 과학과 이성이 지배하는 21세기에 점성술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신기한데, 젊은 지성인들이 점성술을 믿는다는 것은 더 신기하다.
사주 공부를 조금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오늘 보면 알 것도 같다가 내일이 되면 다시 백지상태로 돌아가기 일쑤였다"라는 말에 충분히 공감할 것이다. 나에 대한 궁금증으로 시작된 나의 사주 공부도 몇 년간이나 답보 상태이다.
기껏 알아낸 방식은 어느 부분에서 구멍이 보이고, 다시 검색하고, 또 오류를 발견하고, 다시 검색하고……이런 과정의 무한 굴레에 갇힌 기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기하게도 포기가 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사주가 가진 매력이 아닐까 싶다. 도저히 잘 모르겠다며 공부를 그만두고 싶다가도 어떤 이론을 발견하면 또 흥분해서 한참을 파고들게 된다.
김대영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지만 정작 '나' 자신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사주 공부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주는 '나'라는 존재에 대해서 다각도의 정보를 제공한다. 때문에 '나'에 대한 정보를 MBTI와 같은 간단한 심리 테스트에 의존하거나 SNS에 비친 가짜 '나'의 이미지가 '나'를 집어삼키는 일로부터 막아준다. 나아가 '나'를 이해하고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된다.
사주 보는 법을 장악하면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자기 인생의 흐름을 파악하게 되므로 더 이상 환경에 휘둘리지 않고 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
얼마 전에 사주 관련 블로그에서 흥미로운 글을 읽었다. 사주를 보러 가서 새겨들어야 할 이야기는 '어떻게 사세요'가 아니라 '당신은 어떤 사람입니다'라는 내용이었다. 그 글을 읽으며 정말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었다. 사주는 좋고 나쁨이 있지 않다. '어떻게 하면 좋다'라는 방법도 없다. 왜냐하면 좋고 나쁨이 개인차가 있기 때문이다.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좋다고 판단되기도 하고, 나쁘다고 판단되기도 한다. 그래서 그런 해결책을 제시하는 사람들의 말은 신뢰하면 안 된다.
나는 사주를 본다는 것은 내가 어떤 사주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인가, 즉 나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 객관적(?)으로 검증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저자가 말하는 사주 공부가 필요한 이유가 나의 이런 생각과 맞아서 그런지 책이 더 재미있었고, 유익했다.
사주 공부를 나름 열심히 했지만 타인의 사주를 잘 봐주지 않는다. 지식이 미흡해서 쉽게 풀어서 말하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아무리 쉽게 설명하려고 해도 왜 그렇게 해석했는지 말하려다 보면 전문적 기술 용어가 포함되고 내용도 길어진다.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 모두 애매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서울대 공대를 졸업했고 IT 전문가이기도 해서 그런지 역시 다르긴 달랐다. 사주 공부가 처음인 사람이라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사주에 관해 쉽고 명료하게 정리되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사주의 재미에 빠져서 사주 보러 다닌다고 괜한 돈과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스스로 자신의 미래를 예측하고 늘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똑똑한 누군가는 사주가 비과학적 미신이라는 오명에서 벗겨 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