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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의 품격 - 빵에서 칵테일까지 당신이 알아야 할 외식의 모든 것
이용재 지음 / 오브제(다산북스)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제목에 끌려 책을 펼쳤다. 음식에 관한 책은 아무리 할일이
많아도 우선 읽고 봐야 한다. 목차를 보니 식전빵을 시작으로 위스키까지 여러 항목들이 제시되어 있었다. 처음 시작은 무난했다. 빵, 와인, 맥주 등은 워낙 관심이 많아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이라 정리하는 차원으로 읽었다. 수프와 가공육도 무난히 통과, 그러다 파스타 코너에서 깨달음이 왔다. 그래, 파스타는 원래 주연 음식이 아니었어. 작가는 파스타의 면이 탄수화물이니 원래 코스의 울타리 안에 머물러야 할 음식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것이 한국으로 넘어와서 단독 요리 취급을 당하는 것이다. ‘조연으로
완벽한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를 원치 않는 주연 자리에 덜컥 올린’ 파스타의 이야기를 읽으며 전적으로
공감했다.
삐딱하게 앉아있던
나는 정자세로 앉아 다음 장을 읽기 시작했다. 피자의 정수는 반죽이다.
피자를 위한 토마토는 따로 있다. 무지막지하게 높은 고온에서 짦은 시간 구워내야 한다. 육즙은 결코 가둘 수 없다. 커피는 91~96도 물의 온도에서 내려야 한다…. 새로운 정보들이 가뭄의
단비처럼 내게 뿌려졌다. 와~우. 이토록 멋진 음식의 세계라니. 책을 다 읽고 난 후 바로 비싼 무쇠팬과
온도계를 주문했다. 책에 나온 대로만 실행하면 집에서도 맛있는 스테이크를 해 먹을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만약 책에서 소개한 그대로 스테이크를 구웠는데 실패한다면, 작가에게 기필코 항의 메일을 보낼 것이다. 어디 한번 결과를 봅시다.
* 피자를 위한 토마토도 따로 있다. 이탈리아 남부 캄파니아
지방의 산 마르차노에서 난다. 베수비오 화산 근처라 비옥한 땅의 혜택을 입는다. 위아래로 길쭉한 ‘플럼 토마토’의 일종으로 1996년
PDO 지정을 받았다. ‘산 마르차노 산’, ‘ DOP ‘인증 이라는 글자는 물론, 인증번호가지 찍혀 있어야
한다. 깡통 안에는 토마토가 통째로, 또는 조각을 낸 채로
담겨 있어야 한다. 갈거나 다진 제품도 없고, 심지어는 유기농
인증을 받지도 않는다. 158
* 왕답게 파르미자노 치즈의 몸값은 높은 편,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인접지역 롬바르디의 그라나 파다노를 대신 쓸 수 있다. 이름에 알갱이가 붙은데서 알 수
있듯 부슬부슬한 입자가 파르미자노와 비슷하고 맛 또한 빠지지 않는다. 217.
* 가공육과 음료의 궁합.
소시지 – 페일 에일, 필스너, 리즐링, 보졸레
베이컨 – 흑맥주, 피노그리지오, 샤르도네, 피노 누아르, 템프라니요
햄(하몽, 프로슈토) – 바르베라, 로제 샴페인, 셰리, 카바
* 스테이크 굽기
1. 200~250 그람은 나가야 고기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두께는 최소한 2~2.5. 센티미터.
2. 립 아이(등심), 뉴욕
스티립(채끝), 티본 등을 사용한다.
3. 굽기 최소 40분 전(하루 전) 소금간을 해 놓는다. 눈처럼
소박하게 넉넉히 뿌린다. 후추도
함께.
4. 온도계를 사라. 고기의 넓은 면에 평행하게 찔러 넣어
원하는 온도(레어 49, 미디엄레어 52, 미디엄 54)에 이르렀는지 확인만 하면 된다.
5. 굽기 30분 전에 냉장고에서 꺼내 놓는다.
6. 연기가 피워오를 때까지 팬을 달군다. 기름은 넉넉하게 1큰술 정도 두른다.
7. 한 면당 3분정도 굽는다. 뻔질나게 뒤집으며 고기에서 나오는 기름을 숟가락으로 스테이크의 표면에 끼얹어준다.
8. 다 익혔으면 접시에 담아 은박지를 씌운 후 5 분
동안 둔다. 남은 열로 마저 익는 것은 물론, 점도가 안정을
되찾아 고기를 썰어도 육즙이 빠져 나오지 않는다.
9. 따뜻한 접시를 준비한다. 곁들일 탄수화물은 감자, 술은 선 굵은 레드와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