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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대를 위한 쓰담쓰담 마음 카페
김은재 지음 / 사계절 / 2020년 5월
평점 :
십 대를 위한 쓰담쓰담 마음카페 / 청소년문학
이 책의 리뷰를 무슨 말부터 시작해야할까...
십 대를 위한 책이라는 문구에 다짜고짜 읽고 싶었다.
한참 '십 대'라는 강을 건너고 있는 나의 보물들을 위해서.
아이들을 위한 책이지만 엄마가 먼저 읽고 공유하려고 한다.
어떡하지...?
엄마에게 이런 질문이 접수된다면?
© pwign, 출처 Unsplash
나는 엄마로서 그런 질문을 받는 것이 굉장한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엄마에게 고민을 털어 놓을 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눈물나게 감사할 것이다.
감사는 한데.... 감사에서 한 걸음 더~!
진심으로 공감하고 이해하려면 요즘 십 대들이 어떤 생각과 고민을 하고 있는지 알아야겠다.
마침 딱 만났다.
카페로 입장~!
흑당버블티 주세요~!
친구와 쌓은 추억이 버블버블 올라오게 해 줍니다.
관계가 꼬여 버린 친구, 다시 노력해야 하나요?
솔루션 : 최선을 다했다면 때로는 손절이 답입니다.
오래된 친구와 사이가 틀어졌고, 관계 회복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였으나 어려운 상황.... 이를 어쩌면 좋겠냐는 고민에 속이 시원한 답.
'손절'
ㅋㅋㅋ
그러면서 추천해 주시는 메뉴가 바로 '흑당버블티'다. 너와는 절교당에 메뉴 설명문이 정말 걸작이다.
친구와 쌓은 추억이 버블버블 올라오게 해 줍니다. 흑당처럼 달콤한 추억은 추억대로 간직하고, 그 친구와는 서서히 멀어지게 마음의 정리를 도와줍니다.
더불어 카페지기의 힐링 레시피 '손절 대상 인간관계 구별법'은 완전 유익해~! 완전 유익해~!
좋은 인간관계는 수평적인 관계입니다. 인간관계에서 딱 이 두 가지만 하지 않아도 상처를 주고받을 일이 없어요. 남을 통제하거나, 남에게 의존하거나. 상대를 내 뜻대로 만들어서 나만의 존재로 만들려고 하면 탈이 납니다. 친구란 그냥 존재 자체가 힘이 되는 존재입니다. 만나서 기쁜 것보다 고통만을 준다면, 그때는 관계를 끊는 것도 답입니다.
핫라벤더티 주세요~!
라벤더는 불면증을 예방해 줘요.
짝사랑 때문에 날마다 가슴이 무너져요.
솔루션 : 짝사랑이라는 개미지옥에서 빠져 나오려면 고백하거나 나가떨어져야 해요.
고민의 주인공은 짝사랑을 하고 있다. 그런데 짝사랑 상대가 고민녀의 친구를 좋아한다. 그래도 포기가 안 된다. 상대남자는 고민녀의 마음을 몰라도 너무 몰라줘서 읽는 나도 속상할 정도다. 크.....
작가쌤도 짝사랑 전문이라는 고백에 나도 모르게 마음의 문을 활짝 열었다.
아~~~ 아이들에게는 이렇게 말하는 거구나.
나때는 말이지~ 라고 고리타분하게 하면 안되는 거구나....
더불어 짝사랑을 대하는 자세를 3가지로 나누어 어떤 유형이냐고 물으신다.
그림자형이냐~! 친구형이냐~! 연인형이냐~!
그러면서 결국은 짝사랑을 접어야 할 대가 오니 이를 판단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도 소개를 해 주신다.
짝사랑을 엄마에게 고백하리라는 기대는 아예 하지 않는다. 다만, 아이들의 생활과 눈동자의 흔들림을 알아채기 위해서 나도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은 했다.
이 책 얼른 읽고 아이들 방에 넣어 줘야겠다.... ^^
짝사랑 아픔을 달래 줄 추천 메뉴는 '핫라벤더티'다. 라벤더는 불면증을 예방해주니 짝사랑 때문에 잠을 못 이루는 그대에게 딱이라는.
'짝사랑 = 개미지옥' 이라는 카페지기의 힐링 레시피에서 나는 빵 터지고 말았다.
당신은 짝사랑을 시작할 때 그림자형, 친구형, 연인형 중 어느 유형인가요? 어느 유형이든, 짝사랑을 끝내고 싶다면 방법은 오직 하나! 용기 내어 고백해야 해요. 하지만 고백할 용기가 없어도 누군가를 좋아하는 일은 말릴 수 있는 일이 아니지요. 그러나 사랑보다 아픔이 크다면 짝사랑을 마음에서 보내 주어요. 설령 그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았더라도 누군가를 열렬히 좋아했던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거예요.
이 주옥같은 레시피에 아이들을 맡길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
진로, 친구, 공부, 사랑, 자아와 가족이라는 다섯 가지의 주제로 구성된 이 책.
아이들에게도 물론 추천해주겠지만 십 대 청소년이 있는 집이라면 누구나 읽었으면 좋겠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 울기도 했다.
그냥... 아이들의 마음이 내 마음에 와 닿았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아이들이 나에게 고민을 털어 놓으리라는 기대는 크지 않다.
다만 부모 입장에서 읽는 이 책은 아이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학교가는 아이의 뒷모습, 수학문제를 푸느라 고개를 책상에 숙이고 있어서 보일 수 밖에 없는 정수리, 밥을 먹는 옆모습.....
밤늦게 운동을 하고 들어온 아이에게 야식을 차려주었다.
그리고 안방에 들어 갔다 나오니 아이가 멍때리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살짝 떨리는 눈꺼풀이 불안했다.
아이는 내가 앞에 앉는 줄도 모를만큼 어딘가에 정신을 놓고 있었다.
"뭐 해?"
"..."
"엄마랑 얘기 좀 할까?"
"내일 하면 안 될까?"
예전 같았으면,,,,
대화가 이렇게 흘러가면 내일 했을 것이다. 그런데 느낌이 좀 달랐다. 뭔가 무거운 짐이 아이를 누르고 잇는 것 같은. 가슴이 먹먹해졌다. 내일이면 더 힘들어진 모습을 볼 것 같았다.
"엄마는 지금 하고 싶어. 괜찮겠어?"
그리고 아이는 눈물과 함께 이야기를 시작했다. 들었다.
쓰담쓰담 해 주었다.
마음카페에서 받은 처방전대로 아이와 이야기하면서 어깨의 짐을 내려놓았다.
아마 나의 아이의 어깨에는 다시 짐이 올려지겠지.
하지만 그또한 그의 몫이고, 나는 그 짐을 잘 지고 갈 수 있도록 응원해주는 부모의 몫을 역시 짊어지고 있다.
힐링레시피만 모아서 읽어봤다.
속이 시원해지는 글도 있었고, 먹먹한 감동도 있었다.
아이도 그럴 것이라 믿으며 슬쩍 책상에 놓으려고 한다.
https://blog.naver.com/cau9910/22198508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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