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난민 이야기 - 아무도 원하지 않는 사람들
돈 브라운 지음, 차익종 옮김 / 두레아이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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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브라운 글.그림 / 두레 아이들

중동 지역의 난민 이야기는 미디어를 통해 많이 접했기 때문에 낯선 소재는 아니지만 , 미디어를 통해 몇분짜리 영상과 기사로 접한 이들의 문제가 실제로는 훨씬 더 심각한 수준에 처해있음을 직시하게 해준 그래픽 노블이었다.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이야기 !

중동의 역사와 별개로 떼어 생각할 수 없는 시리아의 내전 상황을 일대기로 서술했다면 아주아주 두꺼운 한권의 그래픽노블이 되었겠지만, 작가는 정치적인 상황이나 종교적인 배경등의 곁가지는 제껴두고 오롯이 그들의 현재 상황에 포커스를 맞춰 힘겨운 투쟁을 과감없이 고스란히 전달하고 있다. 그래서 쏙 빠져들어 몸서리쳐가며 책을 읽었고, 그 고통이 고대로 전달되어 혼란스러웠다.

난민의 지위 조차 얻지 못한 수많은 실향민들, 대기자들, 내전이 벌어진 곳을 떠나지도 버리지도 못하는 공포에 떠는 무고한 시민들을 생각하면 , 이제 정말 인류애를 보여줄때가 된거 아닌가 싶으면서도 남을 돕는 일이 결코 이상만을 가지고는 될수 없는 일인것도 인정할수 밖에 없다. 시리아 인접 국가인 터키나 레바논 그리스 그리고 저 유럽의 여러나라까지...인접 국가들이 그 많은 난민들을 포용하고 , 그들을 위해 재정적 지원과 복지정책을 펴는데는 분명 한계가 있어보인다. 인접국가라는 이유만으로 그들 나라에만 책임을 전가하고 비난하는게 과연 옳은일인가 !

난민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이 크다는 점도 그들의 고통을 배가시키는 이유이리라. 안전한 곳에서 행복하고 싶을 그들의 권리가 틀렸다고 손가락질 하는것이 아니라, 그들을 우리들의 세계에 받아들이고 그 안전과 행복을 조금더 유예하거나 나눠주는 마음으로 그들을 포용해준다면 어떨까. 우리들 누구든 남의 도움을 받고 살 때가 올수도 있지 않을까? 분명 우리에겐 그 힘이 남아있다고 나는 믿는다 .

이 책에는 난민들의 탈출 이유와 과정 , 정착하기 까지의 무수한 다양한 케이스들이 개별사건으로 묘사되있다. 개별적으로 묘사되어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내가 느끼는 공포심은 더 현실이 되어 다가왔고, 책장을 덮고도 그들의 삶에 대해서 더 많은 고민을 했던것 같다. 가장 가슴 아팠던 장면은 , 그들이 그 위험한 탈출을 감행해야 했던 이유가 바로 자신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식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는 문장이었다. 아이들의 시선으로 보여준 세계는 더 폭력적이었고 무방비였으며 잔인했고 무책임했다 ㅠㅠ

책의 맨마지막 페이지에는 그리스 난민촌에 있는 한 시리아인의 그림이 소개되 있는데 눈물을 펑펑 쏟고야 말았다. 한 소년이 황량한 사막위에 세워진, 위태로워보이는 천막 귀퉁이에 HOPE 라는 글자를 쓰고 있는 장면이었는데, 이런 힘겨움 속에서도 글과 그림이 큰 힘과 위로가 된다는 사실이 너무나 비현실적이면서도 감사하게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지구촌 곳곳에 조용히 봉사하는 많은 NGO 단체들과 회원들의 이야기를 또 읽으며 , 존경과 사랑을 마구 보내게 된다.

리얼한 그림이 솔직한 글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그래픽 노블. 누구나 쉽게 난민들의 상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게 각별히 공들여 만들었음을 느끼게 해주는 책. 인류의 잔인함과 인류의 따뜻함을 동시에 느끼게 해준 책. 그래서 희망을 다시 목놓아 부르게 되는 책..드라마틱하게 꾸며진 이야기 말고 , 정말 우리 이웃의 난민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은 분이라면 이 책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

너무나 훌륭한 책을 펴내신 두레 아이들 출판사에 특별히 고마움을 전합니다! 너무 뜻깊게 읽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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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사장의 지대넓얕 1 : 권력의 탄생 -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생각을 넓혀 주는 어린이 교양 도서
채사장.마케마케 지음, 정용환 그림 / 돌핀북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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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채사장. 마케마케 / 돌핀북 출판사

원래 서평을 쓸때 나는 치근덕대는 스타일이다. 했던 말 안한거 같아서 뒤에서 다시 또하고, 하나만 이야기하면 왠지 다른 생각들이 묻힐것 같아서 이 얘기 저 얘기 늘어놓고 ㅋㅋ 한마디로 요점은 없으면서 장황한?^^

그런데 이 책은 다 읽고나서 진짜 다른 생각이 안들었다. 와...진짜 재밌다 ! 어떻게 이렇게 쉽게 이야기를 들려주지? 우주가 탄생하는 그 시점부터 근대 자본주의 사회까지면 어마어마한 시간인데 그 긴 시간을 겨우 164 page 에 넣을수 있다고 ?? 그 긴 이야기를 어떻게 이렇게 눈에 귀에 쏙 들어오게 하냔말야!!!! ㅎㅎ

인문학을 배워야 한다고 , 꼭 필요하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막상 내 아이들에게 권해줄때는 이걸 진짜 좋아할까 확신이 없었다. 딱딱한 역사 계급과 권력이 어떻게 해서 탄생되었는지, 어떻게 긴 세월동안 유지될수 있었는지, 생산수단을 먼저 소유한다는것이 왜 그토록 중요한지, 사회시스템을 유지하는데 종교는 무슨 역할을 했으며 또 어떤 계기로 변화를 이끌어낼수 있었는지...내 눈엔 다 외워야 할것들이라 걱정 한가득이었는데 나보다 먼저 읽은 딸이 더 재밌어하는 모습을 보고 바로 이거다 쾌재를 불렀다 ㅋㅋㅋ 앞으로 몇권까지 나올지는 모르지만 완결판까지 무조건 다 사서 읽는걸로 딸냄과 약속하고나니 맘이 편안해진다^^ . 우리 아이 인문교양서는 이제 채사장님에게 위임하는걸로! ..근데 2편 3편은 언제 나오는거야 ! 성격 급한 나는 벌써부터 빨리내달라고 조르고 싶네 ㅋㅋ

나는 원래 채사장님의 팬이다. 인문학 깡깡이도 쉽게 접근할수 있도록 책을 써주신게 너무 고마워서인데 그래서 더 궁금했다. 아이들 책은 어떻게 더 쉽게 쓸까 하고 ㅎㅎ

이 책의 특징은 많은 삽화그림들로 일단 아이들이 인문학이라는 분야에 풍덩 빠지게 했고, 매 챕터가 끝날때마다 핵심노트를 따로 마련해서 자칫 재미로만 끝날 스토리들을 한번 더 정리하게 해주었다 , '마스터의 보고서' 코너에서는 참조할만한 중요한 정보들을 간략히 덧붙여서 요긴했고, Break time 코너에서는 아이들이 다음 챕터로 옮겨가기전 말 그대로 진짜 노는 시간도 준다 . 놀이활동도 각 장마다 달라서 좋구나 ㅋㅋ재밌는 스토리북 한권을 읽는 기분이라고 딸이 그랬다.

어린이 교양 도서로 강력 추천하지만 , 나처럼 인문학을 처음 접하거나 정독해서 읽을 시간이 없이 바쁜 부모님들도 아이와 부담없이 함께 읽을수 있는 책이다. 2권 근대 자본주의 그 이후의 이야기에서는 또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 지금과 좀 더 가까운 과거 이야기니까 좀 더 현실감이 느껴질거라 믿고 , 2권이 나올때까지 아이들과 권력에 대한 이야기 많이 많이 나누련다. 인문학 어렵지 않아 ! 인문학이 이렇게 재밌을줄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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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 인간에 대하여 - 라틴어 수업, 두 번째 시간
한동일 지음 / 흐름출판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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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일 지음 / 흐름 출판

[ 라틴어 수업 ] 첫번째 편을 너무 재밌게 읽어서 그 이야기의 두번째 시리즈가 나왔다고 했을때 가제본이라도 빨리 읽어보고 싶어 맘이 급했다. 지금 내가 읽은 책은 겨우 79페이지만 발췌한 일부이지만, 우리가 왜 믿음에 매달릴수 밖에 없는지 그래서 결국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어디인지에 대한 작가의 깊은 고민을 엿보기에는 충분했다.

고도로 문명화된 사회인 지금도 신을 믿는 인구가 많다는것은 종교가 분명 미약한 인간에게 어떤 강력한 힘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종교의 인구가 과거보다 줄었다는 통계는 있지만 , 여전히 굳건한 그들의 믿음을 볼때면 그들이 신에게서 바라는것 또는 신으로부터 느끼는 메시지가 과연 무엇일까 궁금하긴 했다.

인간은 너무도 불완전하기에 어쩌면 전지전능한 누군가가 절대적으로 필요한건지도 모르겠다. 방황하던 시절 날 이끌어줄 누군가가 간절했던 것처럼 , 믿음 또한 좋은 멘토가 되줄수도 있다는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하지만 극단으로 자꾸 변질되가는 일부 종교인을 볼때면 그들이 진정 믿음을 통해 얻고자 하는것이 지금 내가 생각하고 있는 종교의 목적과 부합하는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예루살렘은 그리스도교 (기독교) , 유대교, 이슬람교의 성지가 모여 있는 곳이다. 70년이 넘게 계속되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 714km에 달하는 새로 생긴 분리장벽. 똑같은 조상 아브라함을 믿는 각기 다른 종교가 자꾸만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참 아이러니 하다는 생각이 든다. 신의 이름으로 만들어진 종교가 또다시 신의 이름으로 서로를 공격하고 있으니 말이다 . 같은 한 뿌리에서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왜 갈수록 서로 다른 점만 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같지?. 그들이 각자 지키고자 한 그 믿음이 정말 신의 뜻에 맞다고 생각하는 걸까?. 결코 간단한 문제는 아니겠지만 , 종교의 이유로 시작된 내분이니 종교의 이유로 봉합될수 있길 바래본다. 모순되게도 '종교'의 이름으로 다시금 '희망'을 간절히 외치고 있는 나를 본다.

신에 대한 믿음을 갖기 전 , 나 자신을 아는것부터 우선되야 하지 않을까 . 내가 제일 잘났어 가 아니고 나는 이런 불완전함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고 , 다른 이들도 각자의 불완전함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것...그래서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종교가 되어줘야 하는 사람들이라는것을 인정할수 있으면 좋겠다. 난민이 된 사람들을 모른척하지 않기, 기아에, 질병에 허덕이는 사람들을 모른척하지 않기,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기본적인 것들마저도 누리지 못하는 불안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모른척하지 않기. 종교가 다르다고 배척하지 않기.. 외형적인 웅장함과 화려함은 분명 더해진것 같은데 믿음의 성숙함도 성장한것인지 진정 묻고 싶다

어릴적 내 기도는 항상 뭔가를 해달라고 떼쓰는 내용이었다. 갖고 싶은걸 갖게 해달라거나, 꼭 이루고 싶은 일이 있으니 되게 해달라거나 그런거 말이다. 어른이 된 나의 기도 내용은 조금 바뀌긴 했지만 여전히 대부분 나의 욕심을 채우기에 급급한 내용투성이다. 나의 욕망으로 꽉꽉 채워진 기도가 책을 읽는 내내 떠올라 얼굴이 화끈거렸다.

인류와 평생을 함께 해온 다양한 종교와 종교건물들....정치속에서 어떻게 이용되고 살아남아 전수되었는지 조금더 진지하게 알고싶어졌다. 가제본이 아닌 전부를 읽어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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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돌이 쿵!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78
존 클라센 글.그림, 서남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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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클라센 글 . 그림 / 시공주니어

불확실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확신할수 있는 미래는 몇 프로나 될까?

면지를 넘기자마자 큰 바윗돌이 하늘에서 낙하하고 있는 그림이 나온다. 영문 제목은 [ The rock from the sky ] 인데, 한글 제목은 '쿵!' 이라는 의성어도 함께 넣어 주인공들에게 뭔가 피해갈수 없는 사고가 곧 일어 날거라고 귀뜸해주는듯 했다. 면지를 넘기기도 전에 벌써 조마조마해진다. 마음이 급해졌다.

이 책은 총 다섯개의 에피소드를 엮었지만 각각의 독립적인 에피소드이면서 흐름이 자연스레 이어져서 몰입감을 방해하지는 않았다. '모자'를 좋아하는 작가님답게 등장인물 모두 역시나 모자를 쓰고 있다. 작가 특유한 컬러감과 심플한 그림은 누가봐도 존 클라센을 상기시켜주었으며 , 유일하게 조금씩 바뀌는 눈동자의 변화가 매 페이지마다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거북이와 아르마딜로의 대화로 이루어진 단순한 형식인데 , 거북이의 말은 진한 검정색으로 , 아르마딜로의 말은 더 연한 다크그레이로 프린트되어, 구분을 시켜주면서도 전체적인 색감의 통일감은 해치지 않았다

#첫번째 이야기 - 꽃이 있는 자신의 자리가 좋다며 고집하는 거북이와 그 자리는 느낌이 좋지 않다며 나무가 있는 저쪽자리로 가버리는 아르마딜로. 떨어진 거리만큼 그들은 의사소통에 문제를 겪게 되고 , 자신의 자리가 좋다는 의사를 전하러 거북이가 아르마딜로를 향해 자리를 뜬 찰나 거북이가 방금전까지 머물렀던 바로 그 자리에 하늘에서 떨어진 돌이 쿵하고 박힌다.

독자는 뜬금없이 나타난 바윗돌에 놀란다. 어디서 왔지 ? 왜 갑자기 떨어진거지 ? 아르마딜로는 왜 그자리가 싫었던걸까 ? 아르마딜로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돌맹이의 존재를 미리 알고 있었던걸까 ? 그래서 거북이보고 자꾸 자신쪽으로 오라고 한걸까 ? 아니면 그 자리에 바위가 떨어진건 단지 우연이었을까 ?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우리는 공통된 언어를 쓰지만 어쩌면 각자의 언어로, 서로 다른 방식으로 소통하느라 늘 피곤 한지도 모르겠다. 코로나로 인해 멀어진 거리...멀어진 물리적 거리만큼 나의 안전을 보장받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 그것은 소통의 부재를 낳고 , 교감에 실패한 우리는 각자가 섬이되어 거북이처럼 그 자리를 고집하고 있는건지도 모르겠다.

이 안전한 울타리 밖은 위험해..라고 외치며 자신의 성을 더 단단히 쌓고있는 중인지도.

조금은 답답해보이는 거북이의 옹고집이 그런데 나는 전혀 싫지가 않다. 분명 거북이에는 이유가 있다고 믿고싶다. 우리는 각자 자신에게 최선의 일이라고 여겨지는 판단을 믿고 행동하지만 , 이유도 모르고 떨어진 저 돌맹이처럼 우리 인생은 불확실함 그 자체이다. 이쪽세계보다 저쪽 세계가 더 안전하다고 누가 보장할수 있을까. 그러고 보면 인생은 운으로 사는것도 몇할은 되는것 같아 ㅎㅎ

#두번째 이야기 - 1편에서 등장한 하늘에서 떨어진 바위에 올라간 거북이. 바위를 오르던중 미끄러져 밑으로 쿵하고 뒤집히고만다. 눈앞에서 이걸 목격한 아르마딜로는 무슨일 있냐고 돕고 싶다고 말하지만 , 아무일 없고 도움따위는 받고싶지 않다고 말하는 거북이. 바위에 기대어 편안하게 낮잠 잘 준비를 하는 아르마딜로는 다시한번 거북이를 챙긴다. 공간도 넉넉하고 피곤해보이니 함께 낮잠자는게 어떻냐고. 거북이는 말로는 피곤하지 않다고 끝까지 우겼지만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둘의 꼭 감긴 두 눈을 보고 순간 빵하고 터졌다 ㅎㅎㅎ

 

나의 약점을 , 나의 실수를 , 나의 허당미를 들킨순간 . 인정하자니 부끄럽고 외면만 하고 싶은 순간. 차라리 거북이처럼 두눈을 꼭 감아버리고 싶었던 순간들도 떠올랐다. 내가 나인걸 인정하는게 꼭 루저처럼 비쳐지는게 싫었던 자존심센 20대의 내가 거기에 있었다. 힘들면 힘들다고 말할수 있는 용기를 이제는 조금 배웠다 아니 너무 노골적으로 배웠나 싶기까지 하다 ㅋㅋㅋㅋ

# 세번째 이야기 - 두 친구는 바위 위에 올라가 눈을 감고 미래를 상상한다. 수풀이 우거지고 예쁜 식물과 나무들로 꽉찰 이곳을 상상하며 행복해하는 둘. 그 순간 거북이는 외계 생명체같은 무시무시한 뭔가를 보고 두려움에 소리치지만 아르마딜로는 태평하게 반응한다 , 우리는 지금 미래에 와있고 저게 뭔지도 모른다고 말하는 아르마딜로. 외계생명체는 꽃한송이를 불태워버린후 조용히 자리를 뜨지만 거북이는 아르마딜로와 미래를 상상하고 싶지는 않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온갖 희망으로 가득찬 미래만을 보고 싶어하는 우리 인간의 근시안을 그리고 있을까 ? '희망'이 맹목적인 목적이 된걸까? 지금당장 파괴되 가는 자연과 그로인해 고통받는 친구가 있지만 귀를 닫고 눈을 닫으면 아무 문제가 없는게 될까? 그 모습이 마치 고통을 외면하고 보는 나약한 나의 일부분을 보는것 같기도했다. 핑크빛 미래를 그리기 전, 지금 현재 내곁에 있는 친구가 무서울때 옆에 든든하게 있어주는 일 . 현재는 미래보다 늘 우선시되야 맞는것 같다^^

# 네번째 이야기 - 네번째 이야기는 재밌는 콩트 한편을 보는 기분이다. 너무나 근사한 저녁 노을을 바라보고 있는 아르마딜로와 뱀.. 그때 등장한 거북이는 저 먼곳에서 소리쳐 묻는다. 너네 뭐해 ? 노을보고 있어. 안들려 !! 너네 뭐해 ? 노을보고 있어. 안들려 ! 내가 그쪽으로 갈께 하고 엉금엉금 걷는 거북이. 드디어 도착해서 다시 질문하는 거북이. 너네 뭐해 ? 이젠 아무것도 안해 ㅋㅋㅋ드뎌 한자리에 모인 세친구들의 꿈뻑거리는 두 눈이 상상되어 한참을 웃었다. 한장 한장 넘길때마다 지평선 너머로 지는 노을을 함께 아쉬워할수 있다니 !. 잔잔하면서도 시원한 가을 노을이 눈앞에 펼쳐진다

#다섯번째 이야기 - 바위 옆 아르마딜로와 뱀. 그 자리에 끼고 싶지만 낄 자리가 없다고 판단한 거북이는 다른데로 가겠다고, 다신 안오겠다며 엄포를 놓고 떠난다. 하지만 친구들이 아무런 반응이 없자 친구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못들었을거라며 다시 돌아가고 , 거북이 뒤로는 외계 생명체가 또다시 등장한다. 거북이는 외계생명체로부터 안전할수 있을까 ? 그들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까 ? 새로이 등장하는 제 2의 바윗돌..이 바윗돌의 정체는 과연 ??

위트와 코미디 그리고 철학적인 메시지까지 역시 존 클라센이다 싶은 신작이었다.

매일 매일 많은 말을 하고 살지만 내가 의도한 그대로 잘 전달이 되고 있는지, 진짜 교감을 하고 진짜 소통을 하고 있는건지 뒤돌아보게 된다. 전작에선 볼수 없었던 외계인 캐릭터를 받아들이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앞으로 자주 등장할 새 캐릭터의 출현으로 정붙여봐야겠다 ㅎㅎ

낮은 채도, 한 톤의 그림은 여전히 흔들림없이 매혹적이다..고집불통 거북이가 대책없이 사랑스러운 그림책...존 클라센의 다음작이 벌써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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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르니카, 반전을 외치다 - 1937년 스페인 게르니카 시민학살 한울림 지구별 그림책
안느 르와에 지음, 소피 닥스엘레 그림, 김영신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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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느 르와에 글 / 소피 닥스엘레 그림 / 한울림 어린이 출판사

어린 소녀의 눈으로 바라본 스페인 내전의 모습은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

스페인의 작은 도시, 게르니카에 사는 '팔로마'라는 소녀는 독재자 프랑코에게서 도망쳐 프랑스로 이민을 간 자신의 가족 이야기를 들려준다. 정치는 잘 모르는 나이지만 부모님과 함께 평화시위를 하면서 함께 한다는게 어떤 의미인지, 어떻게 해야 평화를 되찾을수 있는지, 자유가 왜 소중한지 질문해본다

 

아빠를 따라 간 세계만국 박람회장에 걸린 한 점의 그림을 보고 세느 강에서 우연히 만난 아저씨를 떠올리는데 그가 바로 그 그림을 그린 파블로 피카소라는 알게 된다. [ 게르니카 ] 라는 그림은 어린 소녀의 눈에도 기이하게 보였겠지만 작가는 창문밖으로 날아간 비둘기를 클로즈업 하면서 다시금 '희망'이라는 이야기로 이 책을 마무리한다.

파블로 피카소가 그린 [게리니카] 라는 작품은 이전에도 본적은 있었지만 , 만국 박람회에 왜 이 작품을 내게 된건지는 이 그림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회화란 집을 장식하기위해 그리는 것이 아니라 , 적에 대한 공격과 방어의 수단이라고 말했던 피카소의 말처럼, 피카소는 이 한점의 그림으로 전쟁의 고통과 슬픔과 잔인함과 비정상적인 상황들을 말한마디 하지 않고 전세계인들을 각인시키는데 성공한다. 미학적인 측면으로서의 그림의 역할뿐만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매개체로 그림을 잘 이용했던 피카소 ! 유명한 화가이기전에 스페인이라는 나라를 사랑했던 국민으로서의 애절함이 절절이 묻어나는 그림이었다.

'팔로마' 라는 단어는 스페인어로 '비둘기'라고 하는데 , 주인공 소녀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비둘기를 그림책 내내 등장시킴으로써 작가는 전쟁의 참상을 전하면서도 그 이면에 존재하는 ' 평화'와 '자유'를 잊지말자고 계속 계속 말을 걸어왔다. 전쟁은 피할수 없었지만 '팔로마' 라는 아이는 살아남았고 , 엔딩장면에 창문을 향해 날아간 비둘기는 결국 자유를 되찾았으니 말이다. 역사 그림책인지라 스토리 자체도 드라마틱하지만, 그림책 말미에 함께 실은 '스페인 내전의 역사' 코너는 그림책을 읽기전 풍부한 배경지식이 되주었고 , 그 외 스페인의 문화나 기본적인 정보까지 실어줘서 한권의 책으로 뭔가 엄청 풍성해지는 기분까지 들었다^^

전쟁 이야기를 다룬 그림책은 많지만 , 전쟁의 잔인함을 너무 과하지 않게 그리고 사실에 기반한 리얼한 스토리가 재미를 더해주는 그림책이라 추천하고 싶은 그림책! 전쟁은 무조건 나빠요 라고 말하지 않고 아이들로 하여금 스스로 생각해보게 만드는 힘이 있는 그림책 ! 

 

' 세상을 바꾼 그때 그곳으로 ' 시리즈 다섯번째 이야기가 바로 이 그림책이었는데 이 좋은 그림책 시리즈를 이번에야 알게 되다니 ㅠㅠ. 나머지 네권도 모두 읽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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