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품집 - 관내분실 +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TRS가 돌보고 있습니다 + 마지막 로그 + 라디오 장례식 + 독립의 오단계
김초엽 외 지음 / 허블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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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언어로 사유하고, 문학 언어로 은유하다.]▷SF가 가지는 사유의 힘이 단지 과학 언어로 적어내는 이야기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걸, 김초엽 작가는 멋지게 증명했다. ‘관내분실‘은 사후 업로드라는 소재를 통해 어머니와 딸 사이의 관계를,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우주 개발이라는 소재로 가족과 떨어져버린 자의 감정을 뭉클하게 적어낸다. 나머지 작품들도 만족스러웠으다. 다만 김초엽 작가 외 모든 작가들의 작품에 하나같이 ‘인공지능 안드로이드 로봇‘이 등장한다는 점에서는, 현 시대성을 반영하는 부분이긴 하나, SF 소설에 있어 ‘SF적 소재‘라는 외면에 머무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들었다. 사유와 은유를 통한 사고실험이야말로 SF의 본질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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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거품 토피아 단편선 2
김동식 외 지음 / 요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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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지만, 그래도 기대되는 미래.]▷솔직하게 말해서, 유토피아 편을 읽고 올라갔던 기대감에 비해 별로였다. 단순히 SF적 소재를 차용한 것이 아닌, SF다운 신선하고 과학적인 질문을 과연 이 이야기 묶음은 던지고 있는가. 흥미롭게 읽긴 했어도 좀 식상한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표제작 ‘텅 빈 거품‘만큼은 정말 훌륭하다. 디스토피아라는 주제를 우주적인 스케일로 다루며 인간 본질에 대한 고민을 담아낸 훌륭한 작품. 장편으로 다뤘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을 정도로 인상적이었고, 문장도 훌륭했다. 그 외에는 ‘언인스톨‘. 라이트 노벨 작가였던 사람이 써서 그럴까, 대화 위주의 문장은 가볍고 경쾌하며, 시원하게 ‘꼰대‘들을 까면서도 무거운 주제를 끝까지 잘 소화한 것이 좋았다. 가까운 미래에, 좀 더 좋은 작품들로 만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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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G.Chris 2019-05-15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김동식 작가의 글도 발상은 훌륭했다. 조금만 더 다듬어지면 진짜 좋은 작가가 되실 것 같다.
 
여행의 이유 - 김영하 산문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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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의 여행‘을 여행하다.]▷여행은 다양하고, 그 경험은 사람을 바꾼다. 좁은 의미로는 어딘가 먼 곳으로 가는 게 여행일 수도 있고, 넓게 보면 책을 읽는 것조차 하나의 여행이다. 작가 김영하의 모든 ‘여행의 경험‘들, 그리고 이런저런 사정들이나 생각들, 쌓여 지층이 된 것들이 문장이 되고 책이 되어 우리들을 또다른 여행으로, ‘여행의 이유‘라는 세계로 끌고 간다. 당신의 마음에게도 살며시 물어보자. 내 여행의 이유는? 내 마음은 아마 이렇게 답할 거다. ˝이 세상에 태어났잖아! 꼴리는데로 살고 죽어야지!˝ 정체되어 있는 사람은 늘어지고 타성에 젖는다. 내 꼴림을 찾으려면 민감하게 세상과 마주해야 한다. 그래서 추구하는 자는 여행을 하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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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 - 김훈 世設, 첫 번째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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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그 사람의 일부.]▷한 사람이 살아내며 적어낸 세상에 대한 글들, 생계를 도모하기 위해 쓰인 짧은 토막글들. 조금은 빛바랜 그 문장들이 지금도, 독자가 읽어내는 순간 살아 숨쉰다. 김훈 작가의 글은 윤리적이고, 건조하게 적히지만 마음을 울린다. 그건 작가 본인이 세상 앞에 솔직하고, 자신의 부끄러움을 마주하는데 스스럼없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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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 저만치 혼자서 Alone Over There 바이링궐 에디션 한국 대표 소설 85
김훈 지음, 크리스 최 옮김, 전승희.니키 밴 노이 감수 / 도서출판 아시아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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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과 노, 병과 사에 대하여.]▷김훈 작가의 글은 언제나, 세상을 살아내는 동물적 인간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평생 병든 이들을 수발하던 수녀들의 생과 노, 병, 그리고 삶의 끝에 찾아오는 사에 대해 건조한 문장으로 적어낸 본작은, 힘들여 끝을 향하는 개별적 인간 싦에 대해 허무하고 처절하게, 그러나, 겨우내 신성하게 그려낸다. 조용히 눈을 감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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