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하는 여자들 - RNA, 극지 연구, 과학수사, 인공근육, 수학 정수론
김빛내리 외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6년 12월
평점 :
품절


대한민국의 양성평등은 어느 정도의 수준일까요.

궁금해서 찾아봤습니다.

역시나 최하위군에 속해 있습니다. 한국은 지난 10년간 최하위권에 머물면서 사회적으로 전혀 발전이 없었음을 의미합니다.

이토록 여성이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기에는 너무도 척박한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분명 두각을 나타내는 여성들이 있다는 건 놀라운 일입니다.

특히나 과학계는 여성 과학자들에게는 불모지라는 점에서 이 책은 더욱 의미가 있습니다.

<과학하는 여자들>이라는 책은 미래창조과학부가 시상하는 '올해의 여성과학기술자상' 수상자들 중 5인을 인터뷰한 내용입니다.

시리즈로 기획해서 롤모델이 되는 여성 과학 기술인을 제시하는데, 이번이 첫 번째 책으로 주인공들을 소개합니다.

김빛내리 생명과학자, 최영주 수학자, 정희선 법과학자, 이홍금 미생물학자, 박문정 화학공학자.

각자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통해서 어떻게 과학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는지를 들려줍니다.

그녀들의 인생 이야기에서 공통된 장애물이 있다면 바로 여성이기 때문에 겪어야 했던 차별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자신의 길을 갈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일까요. 여기에도 놀라운 공통점이 있습니다.

한 마디로 표현하면 '세렌디피티(serendipity)인 것 같습니다.

박문정 교수님이 '과학에서 제일 중요한 단어가 바로 세렌디피티이다. 우연한 발견!'이라고 말했는데, 이 단어를 본 순간 과학자로서 살아온 다섯 분의 삶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과학자로서 얻는 정신적 만족감, 성취감이 온갖 어려움을 상쇄할만큼 크다는 것. 자연에 숨어있는 비밀을 찾아내고 새로운 원리를 최초로 발견했을 때의 기쁨과 흥분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짜릿하다는 것. 이것은 각자 연구 분야에서 얻는 세렌디피티이기도 하지만, 맨처음 자신의 길을 찾게 된 것 자체가 세렌디피티가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건 우리 사회가 여전히 성별격차가 심하다는 사실입니다.

이 책에 소개된 분들은 그 힘든 과정을 극복해냈지만 분명 여성이기때문에 가정과 일을 병행하는데 어려움이 더 컸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여성 개인의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문제로 바라보고 개선해나가야 합니다.

다가올 미래는 4차 산업혁명으로 급진적 변화를 예측하고 있습니다. 미래의 인재로서 여성 과학자들이 더 많이 육성되려면 사회적 기반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누구나 자신의 진로를 선택할 때 어떤 차별이나 제약 없이 자신의 꿈을 좇을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여성에게만 출산과 양육의 책임을 지우는 일이 없도록 국가가 적극적으로 지원가능한 시스템이 구축되기를 바랍니다.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라면 과학 분야뿐 아니라 어느 분야에서든 뛰어난 인재가 더 많아질 거라고 믿습니다.

세렌디피티는 우연한 발견 또는 뜻밖의 행운이라는 의미로도 쓰입니다.

이 책이 지금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 여학생들에게, 과학이라는 신세계로 향하는 세렌디피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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