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으니까 힘내라고 하지 마
장민주 지음, 박영란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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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을 넘기자,

다음의 문장이 마음에 콕 들어와 박혔어요.


"사소한 일이 우리를 위로한다

사소한 일이 우리를 괴롭히기 때문에"


Little things comfort us

because little things distress us


  -  블레즈 파스칼 (Blaise Pascal)


예전에 선인장을 옮기다가 자잘한 가시들이 손에 박힌 적이 있었어요.

자세히 들여다봐야 겨우 보일 정도로 별 거 아닌 가시들이 내 손에 박혀서 나를 아프게 하다니,,,,

통증을 없애려면 얼른 그 가시들을 빼내야 하는데, 우습게 봤던 그 자잘한 가시가 오히려 너무 작아서 찾기가 힘들었어요.


이 책의 주인공은 고등학교 2학년 때 우울증 진단을 받았어요. 고등학교 3학년 때는 자살시도를 했어요. 숱한 약물치료와 심리상담을 했지만 우울증은 쉽게 해결되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대학교 3학년 무렵에 심리학으로 전공을 바꾼 뒤, 우울증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삶이 변해가는 것을 느꼈어요.

현재 우울증 8년차,  여전히 우울증으로 고통스러울 때가 있지만 이제는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게 되었고 남과 다른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이게 되었어요.

그러니까 이 책은 한 사람이 겪어온 우울증에 관한 기록이에요. 얼마나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왔는지, 어떻게 견뎌 왔는지...

무엇보다도 심리학 공부를 통해서 '본연의 나'를 찾는 여정을 보여주고 있어요.


먼저 주인공의 이야기를 읽기 전에 '우울증 자가 진단 검사'를 통해 현재 자신의 상태를 확인해볼 수 있어요.

총 21문항으로 구성된 '벡의 우울 척도 검사'는 참고 사항이이에요. 증상이 심하다면 반드시 전문가 상담을 받아야 해요.

만약 마음 속에 자잘한 선인장 가시처럼 우울이 박혀 있는 거라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저자 장민주... 이름만 보고 우리나라 사람인 줄 알았는데, 대만 사람이었어요.

뭐 국적이 중요한가요. 몰라도 상관 없는데, 책 속에서 그녀의 일기장, 경험담을 보면서 새삼 느꼈어요. 사람 마음이란 다 똑같다는 걸.

그래서 이 책을 쓴 저자가 고마웠어요.

타인의 왜곡된 시선, 어설픈 위로 따위는 개나 줘버리라고.

"저 우울증 있어요"라고 자랑할 일도 아니지만, 반대로 숨기고 부끄러워할 일도 아니라는 걸 알려줬으니까요.

누구나 마음이 아플 때가 있잖아요. 우울해서 아프다고, 그게 뭐?

우울한 나조차도 내가 사랑할 수 있다면 괜찮아요. 왠지 이 책을 읽으면서 힘이 났어요. 힘내라고 하지 않아도 힘이 날 수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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