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어서 밤새읽는 수학 이야기 : 프리미엄 편 재밌어서 밤새 읽는 시리즈
사쿠라이 스스무 지음, 장은정 옮김, 계영희 감수 / 더숲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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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재미있는 책이길래 밤새 읽을까요?

놀랍게도 그 책은 바로 수학책이에요. 그냥 수학책이 아니라 수학 이야기책이죠.

평소에 수학은 별로다, 가까이 하고 싶지 않다는 사람들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어요.

왜냐하면 이 책은 진짜 재미있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거든요. 물론 수학과 관련된 이야기.

세상은 수학으로 이루어져 있다!  진짜로?

신기해요. 해바라기 꽃의 배열과 솔방울의 나선 모양 속에 수열이 들어있어요. 제각기 생겨나 자라는 줄 알았던 식물 속에 수의 규칙이 있다는 게 놀라워요.

1, 1, 2, 3, 5, 8, 13, 21, 34, 55, 89, 144, 233 ......

이 수열을 발견한 사람은 12세기 이탈리아의 수학자 피보나치라고 해요. 그의 이름을 따서 '피보나치의 수열'이라고 불러요.

자연 속에 숨겨진 수열도 신기하지만 그걸 발견해낸 수학자가 더 대단한 것 같아요. 눈앞에 두고도 몰랐던 수의 세계를 수학자들을 통해 알게 되었으니, 수학을 모르고 이 세상을 안다고 말하면 안 될 것 같아요.

학교에서는 이런 재미난 이야기는 쏙 빼놓고 무작정 문제 풀이만 반복하니 지루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자꾸만 늘어나는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건 수학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기회인 것 같아요. 수학을 배우기 전에 수학으로 이루어진 세상에 대한 재미난 이야기부터 들려주는 수업이 따로 있었으면 좋겠어요.

수와 숫자의 차이를 알고 있나요?

아주 기본적인 개념이지만 초등학교 때 배운 기억이 없는 것 같아요. 그냥 1,2, 3,4 ... 숫자를 쓰고, 읽고나면 그다음은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 문제를 열심히 풀었죠.

'수'(number)는 개념(예: 자연수, 실수, 허수)이고, '숫자'(digit, figure)는 그 개념을 나타내는 문자, 즉 수를 형상화한 것이에요. (예: 한자 숫자, 아라비아 숫자)

수는 어디에나 쓸 수 있는 매우 편리한 사고인데, 그 수가 커지고 계산이 복잡해면서 '수를 어떻게 나타낼까'를 고민하게 되었어요. 기나긴 고민 끝에 십진법과 0 이라는 숫자를 가진 아라비아 숫자(산용숫자)를 고안해낸 거예요.  공책에 연필로 그린 점이나 직선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점과 직선이 아니에요. 직선이란 양끝이 무한히 뻗어 끝점이 없고 길이만 존재하며 폭은 없는 기하학적인 대상(도형)이고, 점이란 크기가 없는(길이, 면적, 넓이를 지니지 않는) 위치만 지닌 존재예요. 이들 개념을 형상화하여 그림을 그려도, 이 형상은 세상에 실존하지 않아요. 진정한 점이나 직선은 오직 우리 마음속에만 존재해요. 그러니까 보이지 않는 수를 표현한 것이 '숫자'인 거예요. 굉장히 철학적이죠? 이를 알아낸 것이 그리스인들이라는 게 결코 우연은 아닌 거죠. 또한 수학은 신으로부터 독립된 영역이에요. 예를 들어 원주율 3.14..... 는 신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에요. 신조차 그 수에 손을 대거나 변경할 수 없어요. 이리하여 인류는 시간과 공간, 경제, 신으로부터 독립한 존재, 영역이 있음을 깨닫게 돼요. 그 존재가 바로 수학이에요.

과거 철학자들 중 다수가 수학자이기도 했던 이유를 알 것 같아요.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능력은 결국 수학을 통해 발전해왔다고 볼 수 있어요.

우와, 정말 알면 알수록 매력적이네요. 수학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을 것 같아요. 이 책이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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