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나를 키우는 도덕경 : 노자도덕경하상공장구 옛글의 향기 4
노자 지음, 최상용 옮김 / 일상과이상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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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老子)의 <도덕경(道德經)>은 81편의 얇은 시집이다. 5천여 자로 이루어진 짧은 시적 표현은 간결하지만 함축적이어서 그 사상은 깊고도 깊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 제대로 읽어내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600여 종이 넘는 도덕경 주석서가 있다고 한다. 그 중 <도덕경> 최초의 주석서인 <노자도덕경 하상공장구(老子道德經 河上公章句)>는 <도덕경>을 읽어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이번에 출판사 ‘일상이상’에서 최상용 선생의 번역으로 <내 안의 나를 키우는 도덕경>을 펴냈다. 이 책, 읽기 편하다. 굵은 글씨체로 노자의 <도덕경>을 번역하고 아래에 원문을 실었다. 그리고 다시 하상공(河上公)의 주석을 충실하게 번역해 놓고 아래에 그 원문을 실었다. 별다른 설명 없이 번역해 놓았는데, 그것으로 충분하다. 각 권 끝에는 ‘한자어원풀이’도 실었는데 참으로 유용하다. 한 마디로 ‘담백한 책’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8장 ‘상선약수(上善若水)’와 9장 ‘지이영지(持而盈之)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만물을 이롭게 하는 물은 다투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싫어하는 곳에 머물기도 한다. 지고선(至高善)인 도(道)도 물과 같은 것이 아닐까? 잔이 차면 기울어지고, 날카롭게한 칼날도 다시 무디게 되는 법이다. 귀중품으로 집을 가득 채우면 지키고 어렵고 신분이 높아지면 교만하여져 결국 허물만 남게 된다. 한 세상 살아가는데 나는 무엇으로 나의 인생을 채울까? 너무 욕심 부리지 않는 게 좋겠다. 내 안에 너무 많은 것으로 채우려하지 말아야 한다. 수레도 그릇도 집도 텅 비어있어야 쓸모가 있는 법이다. 오늘날 사람들은 자신의 욕심과 욕망을 채우는 데 급급하다. 이래서야 어디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으며, 세상에 유익한 존재가 될 수 있겠는가? 그래서 29장 ’무위(無爲)‘에서 ’성인은 탐욕, 음욕, 색욕과 사치스러움과 과분한 것을 버린다(是以聖人去甚, 去奢, 去泰)‘라고 말한다. 노자의 무위(無爲)와 무아(無我) 사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첫 문장을 다시 떠올려 본다. 말할 수 있는 도는 영원한 도가 아니고, 부를 수 있는 이름은 영원한 이름이 아니다(道可道 非常道, 名可名 非常名). <도덕경>과 주석서 <하상공장구>를 쉽게 번역해 놓은 이 책 덕분에 노자의 사상을 조금 맛볼 수 있었다. 조금 서둘러 읽었는데, 다시 처음부터 차분히 읽을 가치가 충분히 있는 책이다. 최상용 선생의 다른 번역서 <내 안의 나를 깨우는 장자1, 2, 3>도 읽어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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