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이 뜨거운 어릴 적엔 발로 세상을 읽고, 가슴이 뜨거운 젊은 날에 가슴으로 사람을 읽고, 머리로 기운이 오르는 중년 이후엔 머리로 책을 읽는 것이 생애 리듬에 따른 공부법이니, 순리에 맞게 배우고 사는 게 좋지 않을까요. p132
독서란 그저 책에 적힌 글자나 정보를 읽는 것이 아닙니다. 독서는 자유롭게 생각하고 질문하면서 스스로를만나는 과정이며, 그대로 한 인간의 삶을 이루는 내밀한경험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강요에 의해 의무적으로 한다면 이미 독서의 쓸모나 재미는 다 사라져 버릴 것이니, 그런 독서를 누가 즐겁게 하겠으며 그런 독서를 해서 뭐하겠습니까? p135
페이스북 창립자 마크 저커버그가 페이스브 도서클럽을 만들어 첫 책으로 『권력의 종말』을 추천했을 때, 그 책을 쓴 모이제스 나임은 거의 알려지지도 않았던 책이 순식간에 아마존 베스트셀러가 된 걸 고마워하면서도, 저커버그에게 이런 논픽션보다 픽션을 더 많이 읽기 바란다고 조언했습니다. "픽션은 리얼리티를 파악하는 강력한 도구"이고 "사물을 다르게 보는 방도를 준다"면서요. 마텔과 나임의 말처럼 문학은 인간의 조건에 대한 통찰력, 세계를 다르게 보는 눈, 새로운 세상을 상상하는 힘을 키워 줍니다. 그리고 그 힘은 문학이 사람을 읽는 눈을 길러 주는데에서 나옵니다. 나를 읽고 너를 읽고 우리와 그들의 세상을 읽으면서, 각자의 삶과 그 삶들이 한데 어울려 만드는 이 세상을 더 깊고 다양한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는것이지요. p139
문학 독서에서는 다양함만큼 섬세함도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문학은 언어의 예술이므로 언어에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문체, 묘사, 비유, 상징 등 낱낱의방식에 마음을 쓰면서 세심하게 읽는 거지요. 많은 독자들이 문학을 읽을 때 작품의 주제나 의미를 파악하는 데 골몰해 언어와 문장 스타일은 간과하는 경향이있습니다. 그러나 문학이 주는 감동의 상당 부분은 작가의 심오한 사상이 아니라 이를 전달하는 언어에서 나옵니다. 언어적 표현이 미숙하다면 아무리 심오한 사상도 독자를 사로잡지 못하지요. 따라서 문학을 읽을 때는 무엇보다 언어에 민감해야 합니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말처럼 비슷한 주제나 상황을 다르게 표현하는 데는 나름의 이유와 의미가 있으니 그것을 헤아리며 읽어야지요. 이런 섬세한 독서는 자연히 느리게 읽기로 이어집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표현의 차이를 헤아리고 거기 담긴 의미를 파악하려면 느리게 읽을 수밖에 없습니다. p144
그러나 저는 누구나 반드시 읽어야 할 책 같은 거 어고 생각합니다. 하나의 책이 누구에게나 똑같은 감동과 이미를 주지는 않는 것처럼,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모드 이 에게 똑같이 중요한 책은 없다는 말입니다. 어떤 책이 에떤 의미와 중요성을 갖는 것은 독자가 처한 상황과 그가묻는 질문에 달려 있기 때문이지요. 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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