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화분 사계절 그림책
데미 지음, 서애경 옮김 / 사계절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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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 글. 그림 / 서애경 옮김 / 사계절

옛날 중국에 꽃을 사랑하고 나무와 꽃들을 활짝 피우는 재주가 있는 핑이라는 소년이 살았습니다.
이 나라의 모든 백성들은 꽃을 사랑하였고 임금님도 지극히 꽃을 사랑하고 아껴 왕위를 물려줄 후계자도 꽃으로 고르기로 합니다.
임금님은 자신이 내린 꽃씨를 한 해동안 가장 정성을 다해 키우는 아이에게 왕위를 물려 주겠다고 합니다.
나라 안의 모든 아이들이 임금님으로부터 꽃씨를 받았고 핑도 받은 씨앗을 정성껏 돌봅니다.
하지만 핑의 화분에서는 싹이 트지 않고.. 다시 기름진 까만 흙 속에 씨앗을 옮겨 심어 보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채 한 해가 지나버립니다.
봄이 오자 아이들은 예쁜 화분을 가지고 궁궐로 향하고 핑은 꽃을 피우지 못한 자신을 부족하다고 느끼지요.
하지만 '정성을 다했으니 됐다고 그동안 쏟은 정성을 임금에게 바치라'는 아버지의 말을 듣고 핑은 빈 화분을 가지고 궁궐로 갑니다.
아이들은 예쁜 꽃 화분을 임금에게 보이고 핑은 울먹이며 꽃이 없는 빈 화분을 자신의 정성이라며 임금님께 바칩니다.
그런데 임금님은 자신이 내린 씨앗이 모두 익힌 씨앗이었다며 빈 화분에 진실을 담아 자신앞에 용기있게 나타난 핑에게 왕위를 물려 줄것이라 말합니다.

여태껏 꽃을 피우지 못한 적이 없는 핑이 빈 화분을 바라볼 적의 마음이 어땠을까? 하는 마음이 들더군요.
정성껏 가꾸어도 싹이 틀리 없는 특별한 꽃씨때문에 한 해를 보내는 동안 핑은 적잖이 실패와 좌절감을 경험했을 거에요.
핑의 화분은 아름다운 꽃을 피우지 못한 빈 화분이지만 그 안에 진실과 용기를 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정성을 다했으니 됐다고.. 진실되게 아들을 임금님 앞에 세운 아버지의 말은 아들을 임금으로 만듭니다.
핑의 정성과 진실이 제대로 들어맞는 순간,, 
아이들은 핑에게서 진실과 솔직함 그리고 최선이란 것이 왜 중요한가 느낄거 같아요.

첫 장을 넘기자마자 그림에서 이국적인 중국풍의 느낌을 발견하게 됩니다.
페이지 중앙에 큰 원이 있고 그 안에 그림이 그려진 구조가 무척 독특하고 이색적이에요.
그림에는 중국의 건축물, 의복, 자연 등 여러 문화를 보여 주고 작고 섬세한 그림들은 모두 화려하게 채색되어 조용하면서도 밝고 활달해 보입니다.

핑은 빈 화분을 보며 이제나 저제나 '어떤 꽃이 필까?' 마음 속으로 그리며 기다렸겠지요?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에게 화분을 그려보는 것으로 독후활동을 하자고 제안했어요.
그런데 유주가 오빠 유치원 가 있는 시간을 기다리지 못하고 먼저 물감으로 해보고 싶다 합니다.

일단 화분의 모양부터.. 어떻게 할까? 생각을 하고~
네모도 동그라미도 아니라더니 좀 이색적인 모양에 올록볼록 장식이 달린 화분으로 할거라 합니다.
화분에 줄무늬를 그리고는 꽃을 그린다고요..
그런데 큰 줄기에서 작은 가지가 뻗쳐 나가면서 꽃이 핍니다.

직접 물감을 골라 짜고 붓으로 칠하고.. 직접 선택하는 것이 재미난지 그림을 그리다말고 제 얼굴을 보면서 씨익~ 웃어주도만.. 색을 칠하다 말고 그림 옆에 점을 찍고 점들을 다시 이어 선이 되었다며 또 씨익~ 삼천포를 오갑니다.^^ 

유주가 갖고 싶은 화분은 '아름다운 꽃이 핀 화분'이라고 합니다.
다홍색 꽃이 피나 했더니 둘레에 빨강을 칠해놓고 '장미꽃'이라 하네요.

규현이가 하원하고 오자 유주가 '오빠 없을 때 물감놀이를 했고 장미꽃을 그렸다'고 자랑을 했어요.
낮에는 괜찮다며 그냥 넘어가더니 규현이가 밤에 씻기는데 화분 그리기를 하고 싶다 합니다.
너무 늦어서 담날 하자 했두만.. 물감으로 안하고 색연필로 하면 된다 하네요.

규현이도 '어떤 모양으로 화분을 그릴까?' 생각하더니 아래가 넓은 화분을 그렸어요.
유주하고 틀리게 규현이는 가지가 다 따로 있는 꽃을 그리고.. 하나하나 꽃술까지 그려 넣습니다.
그리곤 화분에 그 화분에 핀 꽃 그림이 그려져 있다며 나비까지 그려줄거라고 하더군요.
그림도 좀 커진데다 나름 갖추어(?) 그리고 이전보다 꼼꼼히 살피며 찬찬히 색칠하길래 칭찬했더니 규현이 기분이 아주 좋았어요.

'규현이의 화분에 핀 꽃은 어떤 꽃일까?' 물었더니.. '개나리'라고요 ㅠ.ㅠ
"개나리는 봄에 피는 노랑 꽃이잖아" 했더니 웃으며 '진달래라' 말합니다.
옆에서 놀던 유주가 [꽃이 핀다] (보림)과 [꽃마중] (미세기) 책을 꺼내오더니 어떤 꽃인지 알아봐 준다고요..^^

'꽃의 모양이랑 색깔은 동백을 닮았는데 잎사귀가 틀리다' 하고 '진달래하고도 비슷하다' 말합니다.
규현이가 도라지꽃이라 하니 유주가 책을 펼쳐 놓고 아니라고 반박을 하고..
오밤중에 둘이 꽃 토론이 벌어졌어요.
그림을 마친 규현이가 다시 책을 살펴보더니 '동백꽃이랑 가장 비슷하네' 합니다. 
 

제 눈엔 채송화도 닮은 듯 하고.. 어찌보면 초가을에 피는 과꽃처럼 보이더군요.
하지만 주인네가 동백꽃이라 했으니 '규현이표 동백'입니다.
규현이의 동백꽃이나 유주의 장미꽃이나 둘이 정성으로 시작해 정성으로 키운 꽃화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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