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레드 - 아빠를 구한 소년 길벗어린이 작가앨범 12
펄 벅 지음, 홍연미 옮김, 최재은 그림 / 길벗어린이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어떤 글을 읽다보면 글 속의 공간 그리고 그 시간 속에 들어 앉아 있는 듯 할 때가 있습니다
내가 살았던 혹은 사는 시대가 아니어도 마치 그 시절을 이해하고 그 순간순간을 함께하는 듯한 기분!
이 책을 읽는 동안 그랬습니다
아마 [대지]를 쓴 노벨문학상과 퓰리처상을 수상한 펄벅의 작품이란걸 먼저 알았기에 더 그랬던걸까요?
담담하면서도 사물과 공간을 그리듯 세세하게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표현한 펄벅의 이 소설은 읽는 내내 리틀레드의 두려움과 숨가뿜을 함께 느끼게 합니다

언제나 빨간 스카프를 두르고 다니는 아버지와 아들을 두고 사람들은 빅레드와 리틀레드라고 불렀습니다
이들은 중국 장시 성에 있는 산골 지방의 작은 호숫가 마을에서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고 있었지요
그런데 어느 날, 이 마을에 전쟁을 일으킨 일본군들이 쳐들어와 총칼로 위협해 사람들과 빅레드를 끌고 갑니다
공포에 질린 어머니와 어린 동생을 두고 리틀레드는 엄청난 계획을 실행하지요
간단한 음식과 돈, 그리고 부엌칼을 챙긴 리틀레드는 아버지가 끌려간 남쪽을 향해 발걸음을 옮깁니다
아빠를 찾을 수 있다는 희망으로 출발한 리틀레드의 추적은 곧 어디로 어떻게 가야할지 모르는 막막함과 두려움에 맞딱뜨려 지치게 됩니다
지혜로운 리틀레드는 흙먼지가 씻겨나간 돌길을 따라걷고 길 끝에 있을 강을 향해 걸음을 재촉해 달립니다. 그리고 성문을 빙 돌아 흙탕 속을 기고.. 강둑을 걷는 힘든 여정에도 아버지를 구하겠다는 간절한 마음에 리틀레드는 추적을 멈추지 않습니다
혹시 길을 잘못 찾았을까 싶은 절망감, 돌계단 구석에서 젖은 몸을 옹크리고 기다리면서 리틀레드는 두려움과 배고픔으로 떨고 있습니다
하지만 곧 나타난 포로들의 모습에서 아버지의 빨간 스카프를 한눈에 알아 본 리틀 레드는 아버지가 탄 배를 따라 물속으로 들어갑니다
아빠의 발치에 칼을 내려 놓고 리틀 레드는 다시 강 기슭으로 돌아와 아버지를 기다리고.. 밧줄을 풀고 탈출을 한 빅레드는 헤엄을 쳐 리틀레드와 다시 만나게 됩니다

리틀레드에게 빅레드는 "왜 적군이 우리나라를 정복할 수 없는지 알겠지? 너같은 아이들이 있는 나라를 누가 정복할 수 있겠니?" 하고 이야기합니다
열두 살 소년의 작은 가슴에서 어떤 그런 용기가 솟아났던 걸까요?
평범한 한 소년이 아버지를 찾아 나서고 아버지를 구하는 동안 왜 그렇게 애틋하고 떨리는지 모르겠습니다
빅레드는 집으로 돌아가는 대신 마을 사람들과 함께 일본군과 대항해 싸우기 위해 산으로 들어가고 리틀레드는 마을과 산을 오가며 소식을 전하는 전령이 됩니다

총과 칼로 위협하는 일본군, 포로가 된 아버지, 어두운 한밤중의 산길, 그리고 차가운 강물.. 그로 인해 겪는  막막함과 두려움, 초조함과 배고픔, 그리고 절망과 희망
열두 살 아이가 혼자 감당하기엔 너무나 끔찍한 전쟁의 한 단면입니다

1945년에 발표한 단편소설 [리틀레드]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중일전쟁으로 작은 마을에까지 들이닥친 일본군의 침략으로 큰 혼란을 겪게 되는 빅레드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당시 중국의 시대상과 전쟁의 위험성을 사실적으로 보여줍니다
펄벅 그녀에게 제 2의 조국이었던 중국, 그래서 누구보다 더 깊은 애정과 시대를 이해하는 그녀였기에 절망과 고통 너머로 전쟁을 헤쳐나가기 위해 맞서는 리틀레드의 적극적인 행동과 성공을 더 세세하게 더 깊게 보여주는 듯 합니다

일본군의 포로로 잡혀가는 아버지 빅레드와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깊은 밤 두려움을 이기고 용기를 내어 달려가는 지혜로운 소년 리틀레드!
리틀레드 가족이 겪는 긴장감 넘치는 하룻동안의 이야기에서 전쟁과 절망 그리고 사랑과 희망을 동시에 만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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