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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유럽인 이야기 - 모험하고 싸우고 기도하고 조각하는
주경철 지음 / 휴머니스트 / 2023년 11월
평점 :
유럽의 중세 시대는 500년부터 1500년까지 봉건제라는 미신과 종교가 얽혀 몽매의 시대로만 지속되다가 르네상스에 펑하고 서구 문명이 개화되었지 않을까 하는 것이 대부분의 생각입니다 .
중세의 모습이 우리가 생각하고 있었던 모습이 아니다. 모험하고, 싸우고 기도하고, 조각하는 중세의 이야기입니다.
튀르키에 남부 바다 근처에서 기원전 14세기의 침몰선에 호박이 나왔다고 합니다.고대 이집트인과 로마인들이 발트 지역의 호박 제품을 좋아해서 상인들이 수집하여 판매한 흔적입니다. 이 침몰선에 11톤의 구리, 1톤의 주석, 항아리, 유리, 무기, 황금장신구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3400년전에도 이렇게 무역업이 있었다는 장면에 놀랄 수밖에 없습니다. 기원전 14세기는 고구려 유리왕, 백제 온조왕, 신라의 혁거세 시대였습니다. 알에서 태어나는 이야기가 나오는 시절에 유럽쪽에는 무역이 활발했습니다. 뭔가 상상의 세상으로 잠시 다녀오게 되었지만 앗! 이건 중세 이야기가 아니잖아 하고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바로 바이킹의 출현으로 넘어갑니다. 그전부터 활발한 무역을 언급하면서 바이킹의 존재를 설명하려는 의도였습니다. 중세의 시작에는 바이킹의 침략이 빠질 수가 없는 거죠.
우리가 생각하는 바이킹은 18세기에 만들어진 이미지라는 것에 다시 놀랬습니다. 바그너, 니벨룽의 반지에서 창안된 것이네요. 뿔달린 투구도 허위사실이고 나치가 숭상한 초인 역시 과장입니다.
몽생미셀 수도원은 미카엘 대천사가 지으라고 한 거였습니다. 주교 오베르의 꿈에 3번이나 나타나 명령을 했습니다. (한번 나왔을 때 들었어야죠)
카노사의 굴욕이 황제가 교황에게 무작정 굴복한 것이라고 세계사 시간에 배웠습니다만 세부적인 부분으로 들어가면 꼭 굴욕은 아닌것같습니다. 그래서 하나라도 더 배워야하는 것같습니다. 중간에 등장하는 여백작 마틸다도 범상치 않은 인물입니다. 모근 협상은 중개인이 있어야죠.
산티아고 순례, 크베를린부르크, 생트샤펠, 노트르담, 왈도, 스노우볼, 참 많은 이야기가 들어있습니다.
페스트의 발병 원인을 조사하라는 국왕 필리프 6세(재위 1328~1350)의 지시를 받은 파리대학 의대 교수들은 이렇게 답했다. ˝1345년 3월 20일 정오가 지나고 한 시간 후 세 개의 별이 물병자리에 들어갔다. 이것이 우리 주변의 공기를 치명적으로 오염시켜서 죽음을 초래했다. 목성은 습하면서 뜨거우므로 땅의 사악한 수증기를 불러일으키고, 화성은 극히 뜨겁고 건조하므로 이 수증기를 불태워서, 그 결과 번개가 치고 사악한 증기와 불이 공기 중에 가득하게 되었다.˝ 당시 한 의학 논문에서는 “사람들이 하느님을 걸고 거짓 맹세를 많이 한 것이 원인˝이라고도 주장했다.
병의 원인 분석이 이러니 올바른 대책이 나올 리 만무하다. 의사들은 “매일 공복 상태에서 토하고, 일주일에 최소 두 번씩 침대에서 이불을 덮고 따뜻한 음료수를 마셔 땀을 내라˝고 처방했다. 분명 방의 환기를 막아서 역효과를 냈을 것이다. 교회 또한 막연하기 짝이 없는 대책을 내놓았다. ˝자신이 행한 죄에 대한 통렬한 혐오와 같은 양의 회개를 모아서 눈물로 잘 버무려 고약을 만든다. 꾸밈없이 정직한 고백을 토하면 죄의 치명적 독성으로부터 벗어나고 악덕의 종기가 녹아서 사라지리라.˝ 방역 대책도 향기 좋은 나무를 태워서 공기를 정화하든지, 교회 종을 난타해서 성스러운 울림이 퍼져나가도록 하는 식이었다.
241p.
아. 지금 시점에서 보니 답답한 소리이군요. 그당시에는 얼마나 그럴싸했을까요.
그런데 결국 어두운 느낌의 십자군 전쟁, 죽음의 페스트, 아름답지만 무거운 성당들을 보면 여전히 중세는 대부분이 생각했던 모습으로 남아있습니다.
#중세유럽
#중세유럽인이야기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