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행
호시노 도모유키 외 지음 / 문학세계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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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책은 처음 이벤트 신청을 해서 살짝 걱정을 했습니다. 줄거리 요약만 하면 그저 스포일러가 될거고, 느낀점만 쓰면 도대체 뭔소리야 소리를 들을것같고, 고민하다가 뭐 읽다보면 생각이 떠오르겠지 하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 책이 끌렸던 이유는 단 하나, 오에 겐자부로가 국가를 흔들리게 하는 규모의 소설을 쓴다고 평가했답니다.  오에 겐자부로는 우리나라에 문학 전집 24권이 번역되어 있고, 불문과를 나왔는데 1994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지요. 대단한 사람인데 한권도 안읽어봤네요. ㅠㅠ 1935년생이고 아직 살아계시네요. 현재 85세. 1957년부터 글을 썼다고 하니 이거 몇십년인가요. 22세에 글을 쓰기 시작해서 63년간 글을 써온건가요? 그러니 무슨 말을 안했겠습니까?

사실 제목만 보고는 영화 The Farm (인간목장) 에서 아이디어를 얻은건가? 비슷한 주제를 다룬건가 하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더 팜은 유투브의 요약된 내용을 보시면 충분합니다. 숨막히고 답답한 상황은 다 넘어가고 줄거리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영화는 이 숨막히는 순간이 핵심인데 다 건너띄어도 되는걸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세상에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구나. 게다가 그걸 생각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만드는구나 놀랩니다. 
앗 전혀 다른 내용이있습니다. 정말 인간은행이었습니다. 제목만 보고 섣불리 판단하면 안될 일입니다. 

호시노 도모유키는 일본 작가분인데, 책 서두에 한국어판 서문을 따로 썼습니다. 번역가 김석희씨와의 우정이 느껴집니다. 책 말미에도 김석희씨가 번역하게 된 이유를 써나갔는데, 저는 정작 소설 내용보다는 서문과 말미를 인상적으로 읽었습니다. 한국과 일본이 사이가 안좋아져도 이렇게 문학이라는 분야에서 서로가 존중하고 아끼는 모습이 웬지 애뜻하고 감동적이었습니다. (나이탓인가, 이렇게 서로 위해주는 모습을 보면 눈시울이 촉촉해집니다) 

작품은 모두 11편으로, 단편이라 편하게 읽을 수가 있습니다. 단편이 좋습니다. 이제 장편은 2권, 3권 넘어가면서 등장인물조차 머리속에 사라집니다. 단편은 그나마 기승전결이 연결이 됩니다. 

무엇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인간은행
스킨 플랜트
읽지 마
모미 쵸아요
핑크
선배 전설
지구가 되고 싶었던 남자
눈알 물고기
쿠엘보
치노

그런 저의 개인사가 김석희와의 공동작업으로 꽃피어, 손으로 만지고 눈으로 읽을 수 있는 모습으로 낱타난 것입니다. 이것을 행복이라 부르지 않으면 무엇이라 부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작가의 말) 

뜨거운 공기는 습기를 흠뻑 머금어 질긴 날것들의 무리처럼 피부를 감싼다. 땀을 흘리는 것이 아니라 육체가 녹아 흐르는 것 같다. 풍경 역시 액체로 만들어져 방치된 모둠 아이스크림처럼 하나의 색으로 뭉쳐 방울지며 떨어질 듯했다. 기온이 너무 높아지니 풍경도 녹는구나, (109p)

준비 완료. 이제 출발이다, 하며 버스에 올라타는데, 마치 지구를 떠나는 듯한 흥분에 휩싸였다. 이제부터 나는 무한한 우주로 들어서려 하고 있다! (221p) 

다른 사람들의 서평들을 보면 책에서 본인이 제일 인상적으로 읽은 부분을 한두줄 적잖아요. 
누군가가 책 수백페이지에서 제일 머리에 남는 부분을 적는 것을 공유한다는 것이 뭐랄까 책과 별도로 나와 다른 독자의 같은 느낌을 경험해볼 수 있어 좋습니다. 

어쩄든 오에 겐자부로가 칭찬을 했습니다. 저명한 작가는 한줄평을 하더라도 촌철살인, 국가가 흔들릴 정도의 내용이 너무 궁금합니다.  

스킨 플랜트를 읽으면서 아, 이것이 국가를 흔들리게 하는 내용이었구나 공감을 했습니다. 식물을 심는 간단한 아이디어에서 세대를 내려가면서 세상이 바뀝니다. 이런 세상이 실현되도 재미있지 않겠어 생각하다가 그럼 국가 따위는 필요없는건가 로 넘어가면서 아하 그래서 국가를 흔들리게 한다고 했구나. 오히려 역으로 이 평가가 절묘하게 일치하면서 적절한 한마디에 혼자 소스라치게 놀랬습니다. 아니, 그냥 소설을 재미있게 읽으면 되지, 어찌 이런 멋진 표현이 나오는건가,

모미 쵸아요를 읽으면서 도대체 일본사람이 왜 한국에 와서 노숙자들과 축구를 하는거야. 어디가도 누구와 부대끼며 살 수 있는 세계인인가 생각을 했지만 소설이 아니라 잔잔한 수필같은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오히려 이 글이 쉽게 읽히면서 작가의 알 수없는 세계관이 이해가 됩니다. 아하 저기는 회오리춤이 기본인 세계구나, 저기는 인간이 지구와 합체되는 세계구나 하며 다양한 이색적인 세계들을 골고루 접할 수 있는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더욱 강하게 느낀 것은 작가와 번역가의 서로 이해하는 기분 좋은 분위기, 오에 겐자부로의 탁월한 평가가 계속 머리속에 남았습니다.  

준비 완료. 이제 출발이다, 하며 버스에 올라타는데, 마치 지구를 떠나는 듯한 흥분에 휩싸였다. 이제부터 나는 무한한 우주로 들어서려 하고 있다! - P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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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1 마케팅 - 1대1 맞춤형 팬덤 마케팅의 시대가 왔다
니시구치 가즈키 지음, 이주희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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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 재펜에서 16년, 로토제약에서 8년, 록시땅에서 3년을 일한 27년차 마케터 니시구치 가츠키의 마케팅 성공스토리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5세그맵, 프레임워크, 아 이런 걸 공부해야 하나 그냥 이 친구에게  일을 맡기면 좋겠는데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하지만 27년 일하면서 800억엔 (우리돈으로 대략 8000억원이네요) 을 썼다고 하니 1년에 평균 30억엔(300억원)을 광고비로 쓰니 쉽게 부릴 수는 없겠네요. 어쩔 수 없이 책을 읽는 수밖에 없죠. 
 
책은 좀 어려웠습니다. 인공지능도 아닌데, 전문용어인지 자기용어가 많이 나오고 약간 겉멋이 느껴집니다. 나 아는 거 엄청많아, 다 이야기할 수가 없어. 그런 느낌이에요. 그래도 감상은 써야 하겠기에 몇번을 다시 읽어보니 좋은 내용이 나옵니다. 역시 책은 한번 보고 말게 아니라 두번, 세번 뭔가 정리하는 과정에서 좋은 내용을 건지는 것같습니다. 
 
중간중간 소목차의 제목을 잘 뽑았습니다. 서너번 다시 읽어보고 생각하게 만드는 광고카피같은 문구입니다. 역시 마케터가 만든 제목이구나 생각됩니다. 
왜 고객의 심리를 파악하지 않은 채 마케팅을 하는가
아이디어가 비즈니스를 좌우한다
아이디어는 회의를 통해 나오지 않는다
왜 딱 한 사람을 파고들어야 하나?
평균에 맞추면 아무도 만족시킬 수 없다
맨 처음 사용하게 된 계기에 아이디어가 숨어 있다
실재하지 않는 고객 분석은 역효과
 
소제목만 읽어도 내용을 깊이 파고 들고 싶지 않나요? 막연하게 생각하는 개념과 왜 이런거는 안할까 하는 궁금증들이 많이 풀립니다. 실전에서 광고를 집행하고 어떻게든 결과를 내야 하는 일선에 선 사람이라 허투로 이야기하는 것은 별로 없습니다. 
 

 

애초에 아이디어가 뭔지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채 그냥 광고 대행사에 맡겨버리기 떄문에 효과없는 비용을 낭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20p)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 많은 사람이 모여서 브레인스토밍이나 회의를 한다고 해서 시전에서 정말 쓸 만한 생각이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브레인스토밍에서는 오히려 이미 어디선가 봤던 아이디어, 단순히 기발하기만 한 생각 등, 상품 제안으로서나 마케팅 포인트로서나 실현하기 어려운 아이디어만 나오기 십상입니다. 왜냐하면 고객의 마음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이 없기 때문입니다. (30p)
 

 

마케팅을 할 때 누군가의 선물을 고르는 거라고 한번 생각해봅시다. 성공하는 마케팅은 모든 것을 '한 사람의 고객'을 기준으로 생각하고, 그 사람의 라이프스타일을 깊이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62p)

 

 
계속 되는 성공스토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솔직하게 실패한 케이스도 적었습니다. 목욕한 후에 바르는 보디 오일은 있으면 좋겠지만 결국 오일이 남아있으니 고객의 필요성이 희박한 사례겠지요. 좋은 실패담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의 핵심은 스마트뉴스라는 앱을 성공시킨 4장인 것같습니다. 별거 아닌 뉴스인데 영어공부와 쿠폰으로 연결하는 아이디어도 기발하지만, TV광고를 무작정 돈만 들여 만드는 것이 아니라 7종으로 만들어 테스트한 후에 밀어붙이는 장면에 역시 전문가의 솜씨를 느꼈습니다. 마케터로 일하면서 어차피 몇십, 몇백억을 광고비로 사용하는데 정말 효과적인 부분에 어떻게 쓸 것인가를 많이 고민해본 사람입니다. 사업이든 인생이든 성공하는 결과를 내면 그 스토리가 뭐가 되었든 그럴싸하게 들리는 것같습니다. 

 


 

그런데 제목을 참 못지은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N1마케팅 1대1 맞춤형 팬덤 마케팅의 시대가왔다"? 이게 도대체 뭔소리인지. 일본에서 원제는 실전고객기점마케팅, 단 한사람을 분석하면 사업은 성장한다 였다고 합니다.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 많은 사람이 모여서 브레인스토밍이나 회의를 한다고 해서 시전에서 정말 쓸 만한 생각이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브레인스토밍에서는 오히려 이미 어디선가 봤던 아이디어, 단순히 기발하기만 한 생각 등, 상품 제안으로서나 마케팅 포인트로서나 실현하기 어려운 아이디어만 나오기 십상입니다. 왜냐하면 고객의 마음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이 없기 때문입니다.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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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이후, 인생의 멋을 결정하는 습관들 - 온전히 나답게 사는 행복을 찾다
이시하라 사치코 지음, 신은주 옮김 / 더퀘스트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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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그럴듯합니다. 하지만 제목만 보고 책을 고르면 안될 일입니다. "50 이후" 의 깔끔한 표지를 보고 그래 나도 이제 50이 넘었는데 비슷한 나이의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봐야지, 정말 좋은 기회구나 생각했습니다. 표지는 또 얼마나 깔끔합니까? 고풍스러운 골동품 그릇으로 분위기도 좋습니다. 인생 후반기에는 저렇게 멋진 골동품도 한두개 사면서 감상하면서 살아야 되지 않겠어? 인생 백년으로 보면 지금까지는 전반기였고, 이제 새롭게 후반기의 인생을 살아야겠구나. 이 책으로 후반기 생애를 시작할 첫번째 책으로 해야겠다 다짐도 했습니다.

 

그동안 20대에 꼭 해봐야할 ㅇㅇ가지, 30대에 해야할 ㅇㅇㅇ, 40대에 인생 후반을 준비하는 방법, 그런 책들은 이제 나하고 상관없는 이야기지.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 게다가 왜이리 하라는게 많아. 20대에는 20대에 맞는 행동을 해야하고, 50대에는 50대에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야지.

그런데 책을 펼치는 순간, 글쓴이가 여자분이셨네요. 게다가 1970년대에 20대였다고 하니 지금은 70이 넘은 나이네요. 늙어서도 우아하게 흰색으로 차려입는 법이라든가, 염색을 하다가 포기하는 나이가 있다는 등 어이쿠, 큰일이군 나와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였구나. 이를 어쩌지. 나는 우리 어머니 이야기도 안듣는 사람인데, 나보다 나이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일부러 읽어야 하는건가. 나도 꼰대지만, 70넘은 분의 꼰대소리를 어떻게 읽어야하나 걱정이 태산이었습니다.

이래서 책 소개 내용을 꼼꼼하게 읽었어야 해, 투덜거리면서도 술술 읽어나갔습니다.

그런데 역시 좋은 책은 꼼꼼하게 읽으니 귀에 쏙쏙 들어오는 말들이 있습니다.

우리 집에 있는 물건들에 대해서는 평소에 폴더를 만들어두고 관리한다. 파일명도 '물건이 갈 곳'으로 붙이고 누구에게 어떤 물건을 줄 것인지 써두었다. 물건의 주인을 찾아주는 과정은 간단하다. 우리 집에는 많응 사람들이 드나드는데 나는 놀러오는 사람들에게 "갖고 싶은 물건이 있으면 지금 이야기해도 돼"라고 말한다. (중략) 그렇게 해서 내가 이 세상과 작별을 고했을 때 그 물건이 친구나 지인에게 가는 구조다. (83-84p)

부엌에 항상 바나나를 걸어놓는다. 바나나를 바닥에 두면 그 부분이 검게 변하기 떄문에 매달아놓는 것이 좋다. (136p)

너무 궁금하죠. 바나나를 걸어놓는다니, 전등처럼 걸어놓는걸까. 괜히 이 부분을 몇번을 읽고 도저히 이해가 안되서 포기하고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사진이 있습니다. 궁금하시죠? 137페이지에 정답이 있습니다.

좋아하는 찻잎으로 직접 끓인 차를 천천히 마셔보자. 본래 차를 우려 마시는 이유는 따뜻함을 느끼는 시간을 느끼기 위함이다. (189p)

느끼다가 두번 나와 답답하지만 그래도 이 분위기가 너무 마음에 들죠. 저도 보이차를 차칼로 쪼개면서 이 짓을 왜 하나 생각하면서 따뜻한 물로 우려서 색깔이 번져날 때의 편안함이랄까 우아함을 느끼는데 딱 그 기분을 적어놨습니다. 시원한 보리차로는 잘 못느끼는 따뜻함이 번저나옵니다.

그날 돈을 가지고 가지 않았던 것이 오히려 좋았던 것인지도 모른다. 덕분에 화려한 물건을 사진 않았지만 화려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210p)

새로운 물건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에 나이는 상관없다. (236p)

그렇구나. 저자는 나이는 70년 인생을 살았지만 아직 머리속은 20년, 어쩌면 40년은 젊은 생각을 갖고 있구나. 연륜있는 노년의 은근한 이야기도 있었고, 재기발랄한 소녀같은 모습도 많이 보입니다. 어찌되었든 책값을 물어내야 할 정도는 아니고 즐겁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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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문과생은 이렇게 일합니다
노구치 류지 지음, 전종훈 옮김 / 시그마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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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불쌍한 문과생을 충분히 위로를 해줍니다. 인공지능 별거 아냐. 프로그래머만 필요한게 아니라 프로그래머를 관리할 사람도 필요해. 프로그램은 엑셀같은 도구일 뿐이야. 맞습니다. 영어도, 엑셀도, 인공지능도 전부 도구입니다.

AI를 만든다는 것과 AI를 사용한다는 것은 다르다 (41p)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AI를 만드는 3가지 방법 (42p)

AI를 만들지 못해도 사용할 줄만 알면 된다. 필요한 기능을 가진 AI가 이미 만들어져 있다면, AI를 좀 더 빨리 사용할 수 있다. (47)

이렇게 토닥토닥 위로를 하면서 64페이지에 도표 하나로 정리를 합니다.

스텝 1 : AI에 관한 기본 지식을 통째로 외운다

스텝 2 : AI를 만드는 큰 그림을 이해한다.

스텝 3 : AI 기획력을 연마한다.

스텝 4 : AI 활용사례를 철저하게 익힌다.

맞는 방법인것같습니다. 기본용어는 외워야죠. 외운다고 생각하니 어려운 전문용어가 주변으로 녹아내리는 것같습니다. 모르는 영어단어를 보고 있어봐야 저절로 뜻이 이해가 되지 않잖아요? 사전찾아서 뜻을 풀어보고, 문장 속에서 파악해보고 결국 외워야 나중에 써먹을 수 있죠.

 

어쨌든 막상 내용에 들어가니 역시 어렵습니다. 나이가 있는건가. 이제 새로운 지식은 더이상 머리속에 안들어가는건가. 이제 소설만 읽어야 하나. 소설도 등장인물이 많으면 헷갈리는데...

69 - 179 페이지는 문과용이 아닙니다. 외우고 공부해야 되는 부분입니다. 저는 이 부분은 대충 건성으로 읽고 넘어갔습니다. 뭐랄까 문과는 살 길이 없어. 하지만 내가 조금이나마 길을 터줄께, 이리와서 한번 봐바 하는 느낌으로 끌려다닙니다.

그래도 지도, 비지도의 개념이 잡혔습니다. 지도는 길을 갈 수 있게 보는 종이아냐? 그런데 지도가 없다는 것은 창의적인 건가 하고 막연히 흐릿하게 머리속에 있었는데,

78p 의 답이 있는 것이 지도, 답이 없는 것이 비지도로 개념이 조금씩 잡히는 것같습니다.

그런데 무엇보다 20페이지의 "10-20년 후에는 사라질 직업"에 놀랐습니다.

전화영업사원,

컴퓨터를 사용한 데이터 수집 가공 분석 담당자,

시계수리공,

세무신고 대리인,

도서관 사서 보조원,

데이터 입력 작업원,

자동차 보험 담당자,

은행 창구 담당직원,

조달 담당자(구입보조원)

게다가 이 자료의 출처가 2013년이니 앞으로 13년내로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짠하네요

얼마전 회사에서 텔레마케팅 직원을 뽑아볼까 회의도 했었는데 이것도 사라진다 하고,

회사에서 선물로 준 제품을 판촉비로 할것인가, 복리후생으로 할 것인가 세무신고 대리인과 상의도 했는데 이것도 사라진다 하고,

자동차 사고가 나면 30분내로 달려와서 위로도 해주고, 상대편과 협상도 해주는 좋은 친구인 보험담당자도 사라진다고 하고,

은행 창구 담당자와 만기된 적금을 정리하면서 새로 몇개월, 몇% 이자로 할 것인가 논의도 했었는데...

이런 직업들이 전부 사라진다고 하니 인생무상입니다.

  

                         

이 책의 핵심은 마지막 45가지 사례입니다. 이런 것도 ai로 하는구나. 읽으면서 반 이상은 이게 AI였구나 하고 감탄을 했습니다.

내용이 정말 좋습니다. 오히려 앞부분의 위로나 이해보다는 바로 사례 먼저 읽어보고 다시 봐도 될 것같습니다. 

 

                      

·트라이얼: 독자 생산한 AI 카메라로 사용자를 식별해 판매촉진과 부족한 제품을 보충한다

·로손: AI가 신규 출점을 판단한다

·JINS: AI가 어울리는 안경을 추천한다

·미쓰비시 상사와 로손: 편의점에서 AI로 절전한다

·ZOZO: AI를 활용한 유사 아이템 검색 기능으로 사이트 체재 시간을 늘린다

·LOHACO: 챗봇이 문의의 50%를 대응한다

·프랑스 Heuritech: SNS 사진으로 패션 트렌드를 예측한다

·미국 TheTake: 동영상 속의 옷을 검출해 비슷한 아이템 표시 및 구매를 제공한다

·스트라이프: 수요 예측 AI로 재고를 80%까지 압축한다

·ZOZOUSED: AI를 도입하여 입던 옷 가격을 책정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 100년 동안의 신문 기사를 정확도 95%의 AI로 판독한다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 가격이 실시간 변동하는 AI 티켓 판매 시스템을 갖추다

·중국 신화통신사: AI로 합성한 여성 아나운서가 기사를 읽는다

·후지쯔: AI로 신문 기사를 자동 요약하는 시스템을 갖추다

·사가와큐빈: AI로 배송전표 입력을 자동화하다

·히타치제작소와 미쓰이물산: AI로 배송을 계획하는 스마트 물류를 개발하다

·징둥닷컴: 물류 창고 자동화로 사람의 10배나 되는 처리 능력을 갖추다

·NTT도코모: AI를 택시 수요에 도입해 93~95% 정확도로 승차를 예측하다

·토요타: 자동운전과 고도의 안전운전을 지원하여 이중으로 안전을 확보하다

·LG전자: 가전용 AI로 생활을 보조한다

·브리지스톤: AI 공장에서 품질을 보장하는 타이어를 양산한다

·JFE스틸: 사람 감지 AI로 작업자를 안전하게 보호한다

다이쿄 그룹: AI 관리원 도입을 계획하다

·니시마쓰 건설: 생활습관을 기억하는 스마트하우스 AI 도입하다

큐피: AI를 활용해 원재료 검사 장치에서 불량품을 가려낸다

·덴쓰: 자연산 참치 품질을 AI가 판정한다

·Plenty: AI 실내 농장에서 작물의 맛을 향상시킨다

·라인: 식당 예약에 대응하는 음성 AI 서비스를 선보이다

·징둥닷컴: 조리·서빙·주문·계산을 로봇으로 자동화하다

·세븐은행: 얼굴 인증 AI를 탑재한 차세대 ATM을 제공하다

·JCB: 보험 영업 AI 지원으로 이용 이력에서 기대 고객을 추려낸다

·미즈호은행: AI를 활용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 검증을 시작하다

엑사위저드: 가나가와현과 돌봄 수요를 예측하는 AI를 실증·실험하다

·Ubie: 의료 현장 업무 효율화를 위한 AI 문진을 개발하다

·AI-CON: AI로 계약서 확인 및 작성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실시하다

소프트뱅크: AI를 활용해 신입 공채 채용업무를 효율화한다

·atama plus: 개개인마다 학습을 최적화하는 전용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온: 영어 발음을 AI로 평가한다

·간덴 CS 포럼: AI로 콜센터 호출량을 예측한다

·트랜스코스모스: 퇴직 예상자를 예측하여 반년 만에 이직자를 절반으로 줄이다

·카라쿠리: 정답률 95%를 보증하는 챗봇 서비스를 제공하다

·소네트: 음성 인식 AI를 도입하여 상담원 업무를 효율화하다

·사이타마시: 고정자산세 조사를 위해 항공사진 조회 AI를 이용한다

·ALSOK: AI로 곤경에 처한 사람을 자동으로 감지한다

·일본기상협회: 1시간 단위로 강수량을 예측한다

정말 아쉬운 것은 중요한 사례 소개를 하는데 글자가 작은 것이 흠이네요. 이제 노안이라 작은 글자를 보면 안경을 벗고 읽어야 해서 안타까웠습니다.

얼마전 읽은 "교양으로서의 인공지능"은 급변하는 현실에 대해 다급하게 인공지능을 풀아놔서 안하면 안되는구나 조바심이 났는데, "AI 시대, 문과생은 이렇게 일합니다"는 그래, 이제 인공지능의 시대가 와버렸어. 그럼 적응해야지. 기본은 알고 있어야지 하는 즐거운 책입니다.

다치바나 다케시는 진짜 공부는 대학 졸업한후에 책에서 배운 것이라고 합니다. 새로운 지식을 공부하려고 마음먹으면 그 분야의 전문서를 구입하는데 그렇게 구입한 책이 1미터에서 3미터까지 쌓인다고 합니다.

그 말이 맞는 것같습니다. 전혀 모르는 인공지능의 분야도 이제 책을 두권 읽어보니 대충 개념이 잡힙니다. 또 다른 책을 찾아읽어야겠습니다. 게다가 어떤 분야든 마구 발전하는 상황에는 좋은 책들이 많이 나오는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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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으로서의 인공지능 -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AI 활용법
이상진 지음 / 시크릿하우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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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고 인공지능의 개념과 깊이까지는 아니어도 웬만한 정의와 용어는 다 이해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책을 열었습니다. 올해는 인공지능, 알고리즘, 빅데이터, 이런 이름만 들어봤던 분야를 읽어봐야겠어. 제목만 알고 있었던 터라 웬지 책을 펼치는 걸로 뿌듯합니다.

목차는 이미 보고 궁금했던 내용들이 쭉 나열되어 있으니 깔끔한 순서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거대한 변화

인공지능 시대, 기업의 적자생존

인공지능의 탄생

데이터를 습득, 예측하고 문제를 해결한다

지도학습, 답을 안다

비지도학습, 답을 모른다

강화학습, 보상을 통해 답을 찾는다

외부 환경의 다양한 정보를 활용한 상황 예측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단순하게 구분한다

말하는 의미를 파악하고 결과를 예측한다

사람의 목소리로 출력한다

거래에서 발생한 데이터로 학습한다

금융 분야에서 더 활발한 인공지능

성공과 실패, 관계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류한다

소비자 선호의 역동성을 탐지한다

사회와 자연재해 위험을 조기 경보한다

빅데이터와의 상관관계

학습에 사용되는 데이터

확장성, 역동성, 설명력을 갖춘 데이터 관리

데이터를 확보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

인공지능을 활용한 제품 개발과 조직 운영

어떻게 실제 업무개선에 적용할 수 있을까?

설명력이 더해진 인공지능의 등장

소제목만 봐도 알 수 없는 지식이 마구 들어올 것만 같습니다. 그래그래, 궁금했어. 코로나19 이후에 도대체 어떻게 되는거야? 빅데이터를 어떻게 써야하는거야?

그러나 70페이지에서 막힙니다. 앗, 이게 뭡니까? 수학공식인가요? 난 문과출신인데, 이런 고차원적인 수식이 나오면 어떻게 합니까?

 

                                                     

우울해집니다. 한글이라면 이해를 할 수 있는데, 이런 복잡한 수식은 이해할 수가 없죠.

그럼 어떻게 해야하나?

그래도, 아무리 어려워도 책은 끝까지 읽어봅니다. 모르는 내용이 반이 넘어도 술술 넘어갑니다. 오히려 어렵기 때문에 더 빨리 넘어갑니다. 종이책이라 참 다행입니다. 페이지를 넘기다가 아까 뭔가 언급했었는데 하고 휘리릭 다시 앞으로 갈 수 있습니다. e북이었으면 그냥 계속 뒤로 넘어갔을 것입니다. 최신의 인공지능을 읽는데, 종이책이어서 더 보기 편하다는게 우습기도 합니다.

자, 20분만에 책은 다 읽었습니다. 내용은 10%도 이해를 못했습니다. 이제 어쩌지? 인공지능따위는 포기해버릴까? 그럴 수는 없죠. 저자가 무언가 이 분야를 깊게 파고 들어가서 연구한 성과를 책으로 내놨는데, 저도 뭔가 건지는 것이 있어야죠.

그런데 가볍게 읽으면서 나오는 그림이나 PT 자료들이 죄다 최신의 자료입니다. 이 책이 20년 8월에 나왔는데, 그림자료가 20년 7월 것도 있습니다. 흠. 뭔가 아는 걸 풀어놨는데 왜 이리도 뭔 소리인지 모르겠는걸까. 혹시 자신도 잘 모르고 아는걸 전부 집어넣어 하나로 만든게 아닐까? 그럴리는 없죠. 책이 출판되서 나오기까지 저자는 자신의 모든 걸 집어넣을테니까요.

다시 책을 살펴봅니다. 책 뒷면에 " 아마존, 구글, 알리바바는 유통이나 검색엔진을 넘어 클라우드, 금융, 자율주행차 제조, 음성인식 스피커 제조 등 역역을 무한대로 넓혀 가고 있다"라고 되어있습니다. 그렇구나. 급변하는 현실을 보고 세상이 이렇게 빨리 바뀌고 있어. 모르면 안돼 하는 느낌이 듭니다.

서문을 다시 한번 봅니다.

"나는 2019년 10월 22일, 센스타임 상해 지사에서 충격적인 현실을 목도했다. 2,800명 직원 중 2,500명이 인공지능 솔루션 개발엔지니어인 점도 놀라웠지만, 파이썬 프로그래밍을 기술한 중학생용 '인공지능입문'과 인공지능의 핵심 개념들을 수학적으로 기술한 고등학생용 '인공지능기초'를 중, 고등학교에서 교과서로 채택하여 매년 2천명에 가까운 고교생들이 현재 한국 석사과정 정도에서 배우는 인공지능 지식을 갖춘 채 졸업한다는 것이다." (중간부분 내마음대로 생략)

아. 충격적인 내용이구나. 이런 엄청난 현실을 보고 왔더니 저자가 마음이 급해서 인공지능의 모든 걸 담아서 교양으로 알려주고 싶었던거였구나. 책을 읽는 독자로서 저자의 다급한 현실인식에 부응해야겠구나 하고 두번째는 좀 편하게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렇지. 내가 인공지능을 책 한권 읽는다고, 갑자기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를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시리나 빅스비의 운영원리를 이해할 수 있는게 아니지.

흠, 인공지능의 역사가 이런건가. 음성인식이 데이타가 되는구나, 그렇지, 데이타에 레이블을 붙여야 써먹지. 몇가지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정보도 많이 얻었습니다.

빅테이터로 영화의 관객수요를 예측한다. 감독, 출연진, 주제, 성수기, 비수기, 경쟁작품 상황, 예매 상황, 사전관객조사, 시사회 반응 등으로 예쌍 관객 수를 산출한다 (p186-187, 내마음대로 요약)

인공지능 콜센터의 경우 고객의 50%가 인공지능과 통화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이루어지며, 365일 24시간 내내 고객의 콜을 5초 이내에 90%의 정확도로 해당 부서에 전달한다 (p207)

드만 삭스는 2016년 주식토자 방향을 조언하는 켄쇼를 도입했다. (생략) 켄쇼는 전문 애널리스트 15명이 4주 동안 분석해야 할 일을 수분만에 해결했다. 그결과 600명의 애널리스 중 598명을 해고했다. (p237)

옥스퍼드 대학교의 연구 결과 미국 직업의 47퍼센트가 성업적인 컴퓨터 애플리케이션으로 대체되어 사라질 위기라고 한다. (p239)

사실, 인공지능의 등장이 마차에서 자동차로 바뀌는 변화 정도로 생각했지만, 저자가 봤던 급변하는 현실을 같이 따라가보니 그정도의 변화가 아니라 (그시대에는 엄청난 변화였겠지만) 완전히 변신하는 혁명적인 변화의 시대가 된 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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