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물들다 2
(김정한)
낯선 사랑이 소리 없이 스며들었다
마치 건조한 스펀지에 수채화 물감이 살포시 스며들듯이……………사랑은 그렇게 부드럽게 파고들었다
한여름 이글거리는 햇살이
쌀알처럼 부서져 발가벗은 여인의 몸에 달라붙듯이
사랑은 그렇게 미친 듯이 파고들었다
때 이른 가을바람에 억새풀이 서로가 서로에게 뒤엉키듯이
사랑은 그렇게 사납게 파고들었다
내려앉아도 내려앉아도 사랑의 시작과 끝은 보이지 않는다
이 순간 인적 드문 낯선 간이역에도 사랑은 가고 또 오겠지
삶의 여행이 끝나는 시간이 오면 사랑도 멈추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