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 (뉴에디션 증보판) - 성철·법정 스님의 무소유 뉴에디션 증보판
김세중 지음 / 스타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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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면 충만하고 버리면 채워진다 법정스님의 영원한 가르침 새 증보판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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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로메르 - 은밀한 개인주의자 현대 예술의 거장
앙투안 드 베크.노엘 에르프 지음, 임세은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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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로메르_ 은밀한 개인주의자

 

 

누벨바그의 조용한 수호자

에릭 로메르의 시작과 끝

 

현대 예술의 거장시리즈는 20세기를 전후한 문화 예술계에 큰 영향력을 끼친 국내외 거장 아티스트의 평전으로 구성된 시리즈입니다. 2018년부터 다시 출간되는 본 시리즈의 열세 번째 주인공은 프랑스 누벨바그의 거장 에릭 로메르입니다. 읽고 수집하고 있는 독자로서 반가운 책입니다. [모드 집에서의 하룻밤], [여름 이야기], [녹색 광선] 등 그의 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 이상의 관객을 끌어들이며 사랑받았습니다. 그러나 그 명성에도 불구하고, 로메르의 삶은 대중과 거리를 둔 채 비밀스러울 만큼 감춰져 있었습니다. 이 책은 소설가, 평론가, 카이에 뒤 시네마편집장, 시네아스트, 교육자로서의 다양한 면모를 통해, 은밀하고도 모호한 두 개의 삶을 동시에 살았던 에릭 로메르를 입체적으로 그려내 영화를 이해하는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

 

에릭 로메르의 삶은 실패로 점철되어 있었지만, 그는 아마추어 정신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계속해서 했습니다. 자본과 외부의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운 독립적인 연출 체계를 마침내 완성한 것이었고 누벨바그를 앞장서 이끌었던 장뤽 고다르와 프랑수아 트뤼포, 클로드 샤브롤이 장애물을 만난 순간, 조금 느리게 전진하던 에릭 로메르는 그 격랑에서 빠져나온 진정한 생존자가 되었다고 했습니다. 혁명적인 역사의 동요에 어떤 정치적 결론도 내리지 않았던 관찰자 에릭 로메르에게 가장 중요한 건 오직 작품뿐이었고 다른 어떤 예술에서도 발견할 수 없었던 분명한 행복이 영화 속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영화를 사랑했던 로메르를 책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로메르는 이 일에 푹 빠졌다. 그는 모든 것을 준비했다. 그는 자료로 보여 주고자 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었고, 내가 질문하기 전에 답이 준비되어 있었다. 그는 항상, 그리고 끝까지 자신에게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의 감독으로 있었다.”

--- p.556

 

 

로메르는 영화의 창조성이 작가의 주관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전사하는 것에 있다 여겼다. 영화는 세계를 더 존중하기 위한 수단이다.”라고 했습니다. 한 분야의 거장이 된다는 것은 뭔가 특별한 자기 만의 세계에 빠져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하는 일에 자신감또한 있어야 하고 그 일을 무조건 사랑해야 할 것입니다. 거장 시리즈를 통해 많이 배우고 느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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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네 여행기 을유세계문학전집 129
하인리히 하이네 지음, 황승환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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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네 여행기

을유세계문학전집_129

 

 

독일의 시인. 괴테, 실러와 더불어 19세기 독일 문학의 거두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크리스티안 요한 하인리히 하이네의 시집이 을유문화사에서 출간되어 오랜만에 읽어보았습니다. 특히 그의 초기 시들은 로베르트 슈만이나 프란츠 슈베르트와 같은 낭만주의 음악가들에 의해 가곡으로 작곡되어서 높은 인지도를 자랑합니다. 슈만의 가곡 때문에 많은 이들이 하인리히 하이네를 그저 낭만주의 시인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 낭만주의적 작품은 초기에나 나타나고 이후에는 독일의 봉건적인 구체제를 풍자하며 비판하는 참여 문학의 작품을 썼습니다.

 

 

 

이 책은 총 4권으로 출간되었던 여행기 가운데 대표작인 북해연작과 중편 이념르그랑의 책을 선별해서 실었고 하이네는 생전에 여러 책에 흩어져 있던 북해연작을 묶어 한 권의 단행본으로 출간하고 싶어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 바 있습니다. 이 책은 이러한 하이네의 의도를 비로소 실현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깊다고 볼 수 있습니다.

 

 

험담을 속삭이는 사악한 혀들은

영원한 신들에게조차

고통과 재앙을 가져왔지

이 가련한 신들은, 저 위 하늘에서

괴로워하면서 암울하게

끝없는 궤도를 거닐지,

죽을수도 없는 그들은

찬란한 고통을

질질 끌며 걷지.

 

-북해 제1부 해넘이 중에서

 

 

 

하이네는 14살때는 직접 나폴레옹을 보기도 했고, 괴테, 슈텔른, 마르크스, 헤겔, 뷔르거 등 그 당시 유명인사는 다 만나고 다닌 폭넓은 인간관계를 자랑합니다. 무엇보다 그는 괴테 이후 유럽 전체에서 흥행한 유일한 독일 문학가였습니다. 하이네 스스로도 "괴테의 요람에서 태어나 죽음으로 끝났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북해의 노르더나이섬에 두 번 체류하면서 병약했던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받았습니다.

 

 

 

 

저녁이 되자 겨울 나그네가

따스한 차 한 잔을 절실하게 그리워하듯.

지금 내 마음도 그대를.

나의 조국 독일을 갈망한다네!

예컨대 그대의 달콤한 땅이

광기와 헝가리 기병과 나쁜 시와

미적지근하고 얄팍한 교회 전단지로 뒤덮이더라도

---------

아무튼 어리석음과 불공정이

그대를 온통 뒤덮고 있을지라도. 오 독일이여!

그럼에도 난 그대를 갈망한다네:

적어도 그대는 단단한 땅이니까.

 

-북해 제2부 뱃멀미 중에서

 

 

 

 

하이네 여행기는 1830년대와 1840년대 많은 자유주의 성향의 작가들이 본보기로 삼는 작품이 되었고 이들은 하이네의 여행기를 전범으로 삼아 종교나 정치나 문화에 관해 시비를 다투는 여행시와 단장 형식의 산문을 썼습니다. 그동안 하이네 시라면 감미롭고 아름다운 시를 주로 썼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작품 <뱃멀미>등을 통해 격정적이고 자조적인 혁명적인 저술가의 면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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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로켓 Marble Rocket Issue No.11 : 교토 - 도시 탐사 매거진
마블로켓 편집부 지음 / 마블로켓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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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로켓 메거진은 도시를 새롭게 볼 수 있는 관점을 제시해 주는 책입니다. 국내편을 오래전부터 구입해서 본 독자입니다. 이번에 11번째 도시는 일본의 교토입니다. 표지가 산뜻한 컬러의 그린입니다. 세월을 오래 견뎌온 일본의 옛 수도 답게 교통의 풍경과 어울립니다. 교토편에서는 어떤 이야기와 사진들이 있을지 책장을 한장 한장 넘겨 봅니다. 이 책은 일본의 교토을 탐사하고 인사이트를 기록한 시리즈입니다. 한 도시를 구성하는 이미지, 고유한 로컬문화, 도시가 가진 다양한 자원들, 컨셉있는 가게, 브랜드 사례등 도시를 입체적으로 볼 수 있는 시각이 넓어지는 책입니다.

 

 

목조 가옥을 기본 구조로 하되 빨간색으로 포인트를 준 매장은 누가 봐도 감각적입니다. 입구의 미닫이문,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액자 프레임 등에만 선별적으로 사용된 빨간색은 매장의 감도를 높여준다. -감각과 정서의 게임_ 폴 스미스 Paul Smith

 

 





교토다움의 미학적으로 보여주는 간판들과 교토를 이해하는 도시의 맥락, 교토를 기반으로 한 브랜드 이노다, 스마트, 마에다 커피...

 

절과 신사가 많은 교토는 봄의 벚꽃을 비롯해 가을엔 단풍으로 아름다운 곳입니다. 겨울에도 영하로 내려가는 일이 드물어 사계절 여행하기에 좋은 곳입니다. 작가는 교토의 간판들은 가게 이름을 알리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교토에 뿌리를 둔 자연스러운 미의식, 동네의 풍경을 해치지 않으려는 겸손한 마음 남들을 따라가지 않고 자신을 보여주려는 개성의 총합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인지 이번 표지는 새롭다는 느낌이 듭니다. 한 도시를 책 한권에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귀한 매거진입니다. 다음호엔 어떤 도시가 될지 기대가 됩니다.

 

 

 

 

 

출판사 제공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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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 3권 합본 개역판
아고타 크리스토프 지음, 용경식 옮김 / 까치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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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살 전후의 어린 나이로 추정되는 쌍둥이는 엄마의 손에 이끌려 대도시를 떠나 국경 근처 소도시 외곽에 있는 외할머니의 집에 맡겨집니다. 전쟁이 시작되어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인데 할머니는 탐탁지 않은 결혼을 하고 10년 만에 아이들을 맡기러 온 딸을 그리 반가워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엄마는 쌍둥이를 맡기고 떠나고 쌍둥이는 할머니의 멸시와 천대를 견디며 나름의 생존 전략을 터득하기 시작합니다. 그들은 몸과 마음을 고통으로부터 단련하겠다며 서로 매질을 하거나 욕을 주고받기도 하고 심지어는 장님과 귀머거리 연습을 하거나 단식 연습을 하기도 합니다. 아이들의 행동이라고 하기에는 끔찍합니다. 할머니가 시키는 일들을 하면서 살아가던 어느 날 아이들은 숲에서 죽은 군인의 사체를 발견하고 총과 수류탄 등 무기를 습득해 할머니 몰래 집 근처에 감춰두죠. 그러면서도 그들은 종이와 연필을 구해 나름대로 공부를 하고 글을 쓰기도 하면서 지냅니다.

 

우리가 잘했음이나 잘못했음을 결정하는 데에는 아주 간단한 기준이 있다. 그 작문이 진실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것둘, 우리가 본 것들, 우리가 들은 것들, 우리가 한 일들만을 적어야 한다. ---P.35 비밀노트

 

그들은 살인을 하고, 복권을 시키고, 사과를 하고 있어. 토마스는 이미 죽었는데! 그들이 그를 되상려 낼 수 있을까? 그들이 백발이 된 내 머리를 다시 까맣게 만들 수 있을까? 미처버릴 것 같은 불면의 밤들을 지워버릴 수 있을까?---P.291 타인의 증거

 

 

세월은 조금씩 흘러가고 어느 날 아이들은 도시의 신부가 한 여자 아이를 성추행했다는 사실을 알고는 신부를 찾아가 이를 공개하겠다고 협박하죠. 신부들은 아이들의 입을 막기 위해서 정기적으로 용돈을 주어 입막음을 하는데 그러면서도 신부의 하녀와 친분을 쌓게 됩니다. 한편 할머니의 집에는 외국 군대의 장교가 하숙울 하는데 그는 쌍둥이들을 성적으로 학대하는 만행을 저지릅니다. 하지만 그들은 장교의 만행과 상관없이 그들이 구사하는 외국어에 관심을 가지고 당번병을 통해서 외국어를 습득하기도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쌍둥이는 신부가 사는 사제관의 장작 더미에 예전에 얻었던 폭발물을 넣고 아무것도 모르는 하녀가 이를 아궁이에 넣었다가 폭발해 큰 부상을 입습니다. 장작을 패서 사제관에 납품하곤 했던 쌍둥이가 용의선상에 오르고....

 

 

이 소설은 모두 3부로 구성되었는데 주인공인 루카스와 클라우스의 존재에 대해 다소 혼란스러웠습니다. 1부에서는 주인공이 쌍둥이인지 아니면 동일 인물인지에 대해 게속 의심하게 만들고 2부에서는 중심 인물이 루카스인지 클라우스인지 또 혼동스럽습니다. 어쨌든 루카스와 클라우스라는 이름의 쌍둥이는 소설 속에서 실존했는데 이들은 시대적 배경과 무관치 않은 상징적인 존재인 것 같습니다. 작가는 헝가리 출신의 작가이고 20세기 초중반 그 시대 동유럽 국가들이 겪었던 혼란스러운 정국을 몸으로 체험한 사람들 중 한명입니다. 나치 독일에 의해 점령되었다가 나중에는 소련에 의해 사회주의 정권이 수립되는 등 갈등과 혼란이 연속되던 시대에 살았던 겁니다. 이 소설은 그 시대를 배경으로 하였기 때문에 루카스와 클라우스가 소설 속에서 보여주는 행보는 헝가리의 모습과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이 작품은 거짓으로 점철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작품에서 생각해볼 만한 것은 거짓의 내용 자체보다는 거짓을 지어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일반적으로 누군가가 거짓을 지어내는 이유는 그 의도가 선한 것이든 악한 것이든 간에 타인을 속이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소설의 등장 인물들은 다름 아닌 자기 자신을 속이기 위해서 거짓을 지어내고 있다는 점이 독특했습니다. 현실의 고통과 비참함을 이겨내는 수단으로서 거짓을 택할 수밖에 없는 시대의 아픔을 보여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갖게 하는 좋은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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