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장수탕과 선녀 할머니와 요구롱...색다른 감성으로 만나는 백희나님의 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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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탕 선녀님 ㅣ 그림책이 참 좋아 7
백희나 지음 / 책읽는곰 / 2012년 8월

우리나라 유아들이라면 아마도 모르면 간첩일 정도로 친숙한 그 그림책 <구름빵>의 작가, 백희나님의 새 책이라고 하여 무척 기대가 되었다. 매번 독특한 느낌으로 찾아온 그림책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이번에도 그냥 그림책이 아니라 인형으로 빚어진 입체적인 그림이 돋보이는 구성이어서 더욱 기대감이 모아졌다.
게다가 그냥 인형 그림책이 아니었다. 바로바로 '선녀와 나뭇꾼'의 그 선녀님과 우리의 목욕탕의 추억을 한데 담은 참 독특하고 재미난 구성이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이다. 옛이야기 속 선녀님과 아날로그 감성인 목욕탕의 추억은 어른들에게는 향수와도 같고, 아이들에게는 이제 어쩌면 사라질지도 모를 우리의 문화를 좀 더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매개체가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목욕탕도 아니고 이름도 장수탕.

엄마 손을 붙잡고 동네 목욕탕을 찾은 덕지는 울지 않고 때를 밀면 엄마가 사주시는 요구르트 하나에 마음을 의지하며 엄마를 따라 탕 안에 들어선다.

엄마의 충고에도 뜨거운 욕탕보다 냉탕을 즐기던 덕지는 그곳에서 이상한 할머니를 만난다. 그 할머니는 사실은, 오래도록 냉탕에서 사셨다는데, 바로 그 선녀와 나뭇꾼에 등장하는 그 선녀님이 날개옷을 잃어버려서 하늘에 올라가지도 못하고 할머니가 되셨단다. 아, 이 어쩜 딱 맞아떨어지는 작가님의 재치가 아닐 수 있는가.

선녀님이 들려주신 선녀와 나뭇꾼 이야기는 이미 아는 내용이었지만, 탕 안에서 선녀님과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덕지의 모습이 무척 즐거워보인다. 그런데 선녀님이 다들 맛있게 먹는 저것이 무엇이냐며 요구르트에 대해서 물어보시는데.....

목욕탕의 추억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그림책이라 어른인 내 자신도 무척 즐거웠던 그림책이다.

특히 장수탕 안의 목욕탕의 전경과 탕 안의 모습이 옛모습 그대로 재현된 장수탕이라는 점에서 더욱 친근한 맛이 느껴졌다.

또, 목욕하고 나면 엄마가 사주시던 요구르트가 세상에서 가장 시원하고 맛있었던 기억도 함께 말이다.



구름빵이나 전작에서는 동물들이 소재가 되었다면, 이번에는 좀 투박해보이기도 하고 예쁘지 않은 모습이지만, 인간미 넘치는 인형의 느낌이 진짜 사람의 모습처럼 정겨웠다. 게다가 요구르트를 맛나게 드시는 저 선녀님의 표정이 정말 재미있었다.

오래되고 낡은 목욕탕을 배경으로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선녀 할머니를 통해서 색다른 감성을 느껴볼 수 있는 참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작품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책 속 이미지의 저작권은 원작자와 해당 출판사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