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선생이다
황현산 지음 / 난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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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가이자 불문학자인 황현산 선생님의 책입니다.
얼마전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에도 뵌듯하네요....

미사여구의 도움없는 짧은 문장들이 단단히 쌓아져 있습니다.
차곡차곡 쌓인 문장들이 쌓아놓은 시간을 보는 듯 합니다.
쉬운 글은 쉽게써야 하지만 어려운 글은 어렵게 써야한다는
선생님의 얘기에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저자의 글에서 처럼 이제나 그제나 비슷하게 생각하고 비슷하게
글을 쓴다는 것이 참 신기했습니다.

"그동안 포기할 수 없는 전망 하나와 줄곧 드잡이를 해온 것 같기도 하다."
포기할 수 없는 전망 하나가 무엇인지 책을 읽으며 어렵풋이 느껴집니다.
나에게도 포기할 수 없는 전망 하나가 있는지 생각합니다. 뭘까요?

제가 이책을 읽으며 생각한건 시간을 쌓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입니다.
실수없이 빨리 쌓아올린 업적이 얼마나 아슬아슬한지,
실수하며, 돌아가는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 건지,
켜켜이 쌓여진 시간이 얼마나 위대한 건지,
새삼 다시 생각합니다.

여기에 실린글들은 심하게 귀납적? 형식입니다.
사소하고 작은 이야기로 시작하지만 결론은 거대담론입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눈앞의 보자기만한 시간이 현재이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조선시대에 노비들이 당했던 고통도 현재다.
미학적이건 정치적이건 한 사람이 지닌 감수성의 질은 그 사람의 현재가
얼마나 두터우냐에 따라 가름될 것만 같다.
---「과거도 착취당한다」중에서

의심스러운 것을 믿으라고 말하는 것도 폭력이며,
세상에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살아가는 것도 따지고 보면 폭력이다.
어떤 값을 치르더라도 폭력이 폭력인 것을 깨닫고, 깨닫게 하는 것이
학교 폭력에 대한 지속적인 처방이다.
---「폭력에 대한 관심」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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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 아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7
도리스 레싱 지음, 정덕애 옮김 / 민음사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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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하루하루가 참 힘들고 어렵네요.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분노를 억누를 수 없고, 공무원의 한사람으로서
부끄러움에 얼굴을 들수 없고, 부모의 한사람으로서 눈물이 멈추질 않네요....

도리스 레싱의 두번째 책입니다. 첫번째는 작년에 읽은 '풀잎은 노래한다'
그땐 작가의 생전이었는데 이제 사후가 되었습니다.

'다섯째 아이'... 지금도 여전히 어쩌면 나도 겪을 수 있는 불안함의
몰입도가 높은 책입니다.

해리엇과 데이비드라는 건실한 두 남녀가 만나 꿈꾸는 행복한 결혼생활.
빅토리아풍의 방이 많은 집에서 뛰어노는 아이들과 가까운 친척들과의
시끌벅적한 만남.
그러나 벤의 출생은 그들의 행복한 꿈을 산산히 조각내버립니다.
그들이 바램이 잘못된 걸까요? 벤의 출생이 잘못된 것일까요?
작가는 모성애나 가족에 대해서 말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규정하고 있는 행복이 얼마나 위태로운 것인지,
우리가 신봉하는 전통적인 가족에 대한 가치가 허상에 불과하는 이야기를 넘 담담하게 하고 있습니다. 무서워요.
나의 행복이 타인에 의해서만 만들어지는 건지..
우리가 행복이라고 생각하는 틀은 결국 타인에 의해서만 들어져야
하는 건지.. 그렇게 만들어지는 행복이 얼마나 약하고 깨지기 쉬운것인지 생각하게 합니다.

이 책의 인물들은 어느 누구도 이해되지 않는 인물이 없습니다.
4명의 다른 아이들도, 해리엇의 엄마도, 해리엇의 동생 사라도,
데이비드의 양쪽 부모님 세트도..
그리고 벤도. 그래서 더 몰입도가 높은지도 모르겠습니다.

좁은 공간에서의 긴 시간을 이야기로 풀어내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 런던 외곽의 빅토리아풍의 넓은 집에서의 20년 가까운 이야기가
촘촘하게 잘 만들어져 있어 읽는 재미가 더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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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중위의 여자 -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32
존 파울즈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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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중위와 놀아난 사라를 사랑한 귀족 찰스 이야기..
라는 표면에 사회 대한 통렬한 비판과 개인의 타자성에
대한 깊은 통찰력이 반짝반짝 빛나는 이야기 입니다....

19세기 말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사회적으로 인정 받지
못하는 독특한개인성을 지닌 가정교사 사라.
그리고 사라는 귀족인 찰스를 사랑하게 됩니다.

그런 사라의 지성, 도전성을 느끼지만 빅토리아 시대의
적자인 찰스. 결국 사라는 찰스의 사랑을 얻게되지만
찰스의 사랑을 허락하지는 않죠.

사라는 라는 사회적 약자의 신분이자 지역사회에서
지탄 받는 여자가 귀족신분의 남자를 허락하지 않는다는
설정은 사회속의 한 사람은 아니라 인간과 인간으로서의
관계를 보여주는 듯 합니다.

이책을 읽는 내내 불편했던 것은 과연 우리가 사는
사회는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에서 얼마나 발전했는가 하는
의문이었습니다.

음~~ 제가 생각하기는 19세기에 화석처럼 살았던
사람들이나 지금 이 시대를 사는 우리의 견고한
위선과 억압은 별 차이가 없는 듯 해서 무섭네요.

도싯 해안가의 화석을 연구하는 찰스와 21세기 문명속을
살아가는 우리나 사회의 독선 속에서 편안함을 느낀다면
진화하지 못하고 거대한 암석에 눌린 화석이
되어버린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소설 중간 중간 작가의 난데없는 개입도 꽤나 신선했습니다.

마지막 화가의 비서 또는 연인이 된 사라를 보며 결국
개인의 타자성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류는 예술가 뿐이다.
라고 말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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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주의 감정수업 - 스피노자와 함께 배우는 인간의 48가지 얼굴
강신주 지음 / 민음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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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침대위에서 몇 달째 뒹굴고 있는 스피노자의 '에티카'를 기초로
삼은 책이라 읽게 되었습니다....

도통 무슨 말인지 모르겠더니 이 책과 함께 읽면서 아~~~ 하고 감탄합니다.
17세기 네덜란드 태생의 유태인인 스피노자~~ 참 신묘막측한 인간입니다.

인간의 감정, 정확히는 욕망에 관한 정의를 곰곰히 읽어보며 그의 통찰력과
영민함에 놀랄뿐입니다.
저는 이런 사람과 같의 종의 동물이라는 것이 영광으로 생각됩니다.

또하나 놀라운 것을 그러한 스피노자가 정의한 감정 하나하나의 문학작품을
대비시켜 풀어낸 작가의 아니 정확히 편집자인 문학소녀 양희정씨의 독서력입니다.

48가지 감정을 48권의 작품에 대입시켜 풀어내고 철학자의 시원한 분석까지~~

거장들의 작품과 함께 읽으니 스피노자가 정의한 감정들이 하나하나 와닿습니다.

욕망은 인간의 본질이라네요. 우리가 터부시 또는 정신적인 무엇보다는
하등하게 여기는 우리의 감정들.
감정은 자신을 보호하는 본능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배우는 감정을 억누르고 참고 인내하는 것. 과연 나를 위한 것일까요?
스스로 자기 감정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어쩌면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결국 자기 감정에 충만한 삶이 행복한 것 아닐까요?

내가 참고 인내하는 것은 결국 내가 약자이기 때문 아닐까요?
진정한 인내나 용서는 강자에게만 허락되는 것입니다.

내가 내 감정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자기자신의 욕구를 알아야만 하겠죠.

진짜 문제는 스스로의 욕구가 자신의 욕망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는 오늘을 현재를 충실히 충만하게 살아내는 것이 중요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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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양이로소이다 현암사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1
나쓰메 소세키 지음, 송태욱 옮김 / 현암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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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에 회자되던 그 책을 드뎌 읽었습니다.
고양이가 되어 지켜본 인간세상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정말 찌질하고 이기적이고 위선적인 인간 군상에 대한...
고양이의 이야기가 첨엔 웃기더니 나중에 책을 덮을땐
슬프네요.
책만 읽는 서생 구샤미 선생집에 사는 고양이가 되어
처다본 구샤미와 그의 친구들 이야기 입니다.

100년 전 일본 이야기 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우리의
이야기가 되는 건 아마도 문학의 힘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인간의 독선과 이기주의, 고독, 속물스러움에 대서
키득키득 거리며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네요.

어쩌면 사람보다 고양이가 더 훌륭한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에 비하면 고양이는 단순하다. 먹고 싶으면 먹고 자고
싶으면 자고, 화가 나면 열심히 하를 내고, 울 때는 죽어라
운다. ~ 겉과 속이 다른 인간은, 일기라도 써서 세상에
드러낼 수 없는 자신의 진짜 모습을 어두운 방에서나마
발휘할 필요가 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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