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째 아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7
도리스 레싱 지음, 정덕애 옮김 / 민음사 / 199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즈음 하루하루가 참 힘들고 어렵네요.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분노를 억누를 수 없고, 공무원의 한사람으로서
부끄러움에 얼굴을 들수 없고, 부모의 한사람으로서 눈물이 멈추질 않네요....

도리스 레싱의 두번째 책입니다. 첫번째는 작년에 읽은 '풀잎은 노래한다'
그땐 작가의 생전이었는데 이제 사후가 되었습니다.

'다섯째 아이'... 지금도 여전히 어쩌면 나도 겪을 수 있는 불안함의
몰입도가 높은 책입니다.

해리엇과 데이비드라는 건실한 두 남녀가 만나 꿈꾸는 행복한 결혼생활.
빅토리아풍의 방이 많은 집에서 뛰어노는 아이들과 가까운 친척들과의
시끌벅적한 만남.
그러나 벤의 출생은 그들의 행복한 꿈을 산산히 조각내버립니다.
그들이 바램이 잘못된 걸까요? 벤의 출생이 잘못된 것일까요?
작가는 모성애나 가족에 대해서 말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규정하고 있는 행복이 얼마나 위태로운 것인지,
우리가 신봉하는 전통적인 가족에 대한 가치가 허상에 불과하는 이야기를 넘 담담하게 하고 있습니다. 무서워요.
나의 행복이 타인에 의해서만 만들어지는 건지..
우리가 행복이라고 생각하는 틀은 결국 타인에 의해서만 들어져야
하는 건지.. 그렇게 만들어지는 행복이 얼마나 약하고 깨지기 쉬운것인지 생각하게 합니다.

이 책의 인물들은 어느 누구도 이해되지 않는 인물이 없습니다.
4명의 다른 아이들도, 해리엇의 엄마도, 해리엇의 동생 사라도,
데이비드의 양쪽 부모님 세트도..
그리고 벤도. 그래서 더 몰입도가 높은지도 모르겠습니다.

좁은 공간에서의 긴 시간을 이야기로 풀어내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 런던 외곽의 빅토리아풍의 넓은 집에서의 20년 가까운 이야기가
촘촘하게 잘 만들어져 있어 읽는 재미가 더해집니다.

 

https://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141888568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