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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친구들 1
줄리언 반스 지음, 한유주 옮김 / 다산책방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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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솔직히 이 책을 받기 전에는 혹시 홈즈에 관한 비사라던가 그런게 나올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왠걸, 홈즈에 대한 이야기는 그다지 없었달까. 그래서 실망했다. 아서 코난 도일의 연대기가 궁금한 것은 아니니깐. 이런 마음을 품게 된 것에는 아서 코난 도일이 강령술에 한참 빠져있었다는 점도 한몫한다. 이 용감한 친구들, 이라는 책에도 나오다시피 아서 코난 도일은 강령술에 빠져있었던 사람이다. 마이클 페러데이가 debunker이라는 기계로 강령술을 파헤치기도 했지만, 그런 회의주의가 시대의 흐름은 아니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이 아서 코난 도일의 일대기에 지나지 않을까, 하는 그런 걱정을 한 것도 잠시, 책을 읽다보니 도저히 책에서 눈을 뗄 수 없는 이야기들의 연속이었다. 이 책에는 주인공이 아서 코난 도일, 그리고 조지 에들지, 이렇게 두 명이 나오는데, 아마 하루키의 1Q84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익숙하겠지만, 두 명의 주인공이 각자의 삶을 살아가다가 서로 겹치는 그런 구조를 가지고 있다. 아서 코난 도일의 이야기를 쭉 하다가, 다른 주인공으로 넘어가는. 그런데 내 눈을 뗄 수 없게 만든 것은 바로 조지 에들지, 그러니깐 코난 도일의 삶이 아닌 다른 주인공의 삶이었다.

 

어쩌면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분들이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라는 책을 떠올리셨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저 책을 떠올렸는데, 이 책에서 주인공과 흡사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조지 에들지는 어릴때부터 누명을 쓰게 된다. 그리고 그 누명에 대한 괴롭힘은, 조그만 것에서부터 큰 것으로 불어나서 가족 전체를 괴롭히기에 이른다.

 

조지 에들지는 혼혈이다. 아서 코난 도일은 (나중에 서로 마주쳤을때) 바로 그 점을 지적하면서 그 점이 에들지를 향한 '박해'의 주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하지만 에들지는 그 점에서 끝끝내 눈을 돌린다. 글쎄, 분명 작은 틀에서는 코난 도일의 분석이 옳은 것 같다. 하지만 왜 에들지의 아버지가 아닌 에들지여야만 했을까? 그 아버지는 이미 그런 일들을 겪었으니깐? 하지만 그런 일들을 겪고도 거기에 정착했으니깐?

 

아서 코난 도일이 조지 에들지를 위해서 그의 누명을 벗기기 위하여 백방으로 알아보지만, 결국 그가 조지 에들지를 구해낼 수 있던 (적어도 부분적으로) 가장 큰 이유는 추리의 '옳음'이 아니었다. 그것은 그의 작위였다. 결국 이 소설은 두 가지 시사점을 던져준다. 하나, 인간은 자신과 다른 사람을 배척한다. 그리고 인간은 권위에 마지못해 따른다.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는 (스포주의.. 이지만 소설 초반부에 나오니 어쩔 수 없나) 총이 해결의 수단으로 쓰이지만, 물론 총으로 해결되지는 않았고, 에들지의 잃어버린 명예는 권위로 어떻게나마 수습이 된다. 하지만 근본적인 부분에서는 전혀 명예를 회복하지 못했다. 어쩌면 영영 회복하지 못할 것이다. 진범이 잡히더라도.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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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15-06-23 01:04   좋아요 0 | URL
홈즈 이야기가 나올 것처럼 책을 이야기했던 것 같은데 그건 나오지 않는군요 이 책 이야기 나온 거 자세하게 본 건 아니네요 코난 도일 하면 홈즈가 생각나니 그걸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코난 도일은 나중에 강령술에 빠지기도 했다죠 그 이야기 다른 데서 조금 봤는데... 탐정은 그런 것은 믿지 않고 생각하지 않을 텐데... 코난 도일은 탐정이 아니었군요

한번 잃어버린 명예는 바로잡기 어렵기도 하죠 권위가 아닌 다른 거였다면 더 좋았을 텐데 싶기도 합니다 다른 것으로 찾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기는 하겠습니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