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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책들이 많이 나왔다..지만 일단은 한 권만.

 

온도계의 철학.

 대한민국의 자부심, 이라는 말이 뭐랄까, 기분이 묘한데, (우리나라 물리학자 중에서 논문 인용수가 두 번째인 사람은 피서영 - 그렇다, 피천득씨의 딸이다 - 교수로 알고 있다. 왜 두 번째냐고? 첫 번째는 누구나 다 아는 이휘소박사다.) 장하석교수는 눈여겨보고 있던 사람이다. 장하석 교수가 부족하다, 라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지만, 그 논문인용수 높은 피서영 교수만 해도 그녀의 업적보다는 피천득의 서영이, 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지는 판에.. 장하준 교수를 먼저 떠올릴 사람들이 훨씬 많으리라. 그런 의미에서 자부심, 이라는 말이 입에서 쓴맛을 낸다. 여하튼, 이 책은 과학철학쪽에서 상당히 기념비적인 작품이라고 여겨진다. 잘 알고 있다고 여겨지는 개념이 실제로 깊이 파고 들어가다보면 잘 모른다, 라는 것에서 착안한 이 책에서 우리는 온도, 를 자신의 연구 과업으로 삼은 한 과학자의 과학과 철학을 가로지르는 작업을 확인할 수 있다.

 

돈의 철학.

선정될 가능성은 상당히 낮지만, 혹시나 해서 추천해본다. 자본주의의 속성에 대해서는 더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좋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어렴풋이라도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의 의식을 밀고나가보자. 자본주의같은 그런 체제에서 우리는 어떻게 문화가 가능한 것인가? 재화관계가 중심이 되고, 갑과 을로 대비되는 수직관계가 유지되는 이런 체제에서도 여전히 시인들은 시를 쓰고, 음악가들은 노래를 부른다. 이에 대한 연구 중 가장 뛰어난 책이 바로 이 짐멜, 의 돈의 철학, 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짐멜의 이 책은 자본주의라는 것은 별 수 없이 돌이킬 수 없는 흐름이다, 라는 부분에서 시작을 하고 있다. 이런 흐름안에서 문화는 어떻게 발전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다시금 영혼이 문화 속으로 스며들 수 있는지, 이 책은 밝히려 노력하고 있는 듯 하다.

 

 

트랜스크리틱.

가라타니 고진의 대표작이다. 절판된 뒤 언제 새로 발간이 될까, 궁금해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이렇게 다시 출판되었다. 이전의 세계사의 구조, 등의 기원이 되는 가라타니 고진의 저작이니만큼 그 중요성은 더할 나위 없이 클 것이다. 마르크스와 칸트가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가? 시차라는 개념은 어떻게 우리에게 다가오는가? 그에 대한 수많은 답, 혹은 단초는 이 책에서 유래된다. 그런데 왜 이렇게 다양한 이론가들을 가로질러야 할까? 이미 수많은 이론들이 근대를 설명하기 위하여 제창되었고, 거기서부터 파생된 수많은 이론들이 현대를 설명하려고 노력중이다. 한편으로는 그 이론들 모두가 비슷비슷한 것 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 이론들 모두가 다른 층에서 이야기할수가 있다. 비슷한 것 같지만 다른 층에서 논의된다는 부분이 사회를 설명하는데 주된 중심이 되는 듯 하다. 

 

 

리딩.

부담스러운 히친스의 얼굴이지만, 책 내용은 여기에 추천을 안할 수 없을 정도로 알차다. 여담이지만 히친스, 의 논쟁, 은 그나마 얼굴을 좀 가려서 덜부담스럽던데.. 어쨌든, 많은 사람들이, 나도 포함해서, 히친스를 논쟁가, 정도로 떠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히친스는 논쟁가 이전에 저널리스트이다. 그의 글쓰기에는 이런 저널리스트적인 글쓰기가 크게 작용한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만약에 우리가 일반적인 독서에세이를 쓰듯이 기사를 쓴다고 하자. 당장 편집부에서 빨간펜으로 난도질을 해놓을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가 이 책을 읽을 때 리딩, 이라고 하여 단순히 자신이 읽은 책들을 나열해놓았다고 여기면 안된다. 이 책은 수많은 배경지식을 아래에 깔고, 단순히 자신의 생각을 늘어놓는게 아닌, 문단 속의 문단을 읽어나가는 작업을 기록해두었다, 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그의 성역없는 비판 태도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도 분명 마음에 들 것이다.

 

 에티카를 읽는다.

이번에 스피노자에 대한 길잡이 책이 나왔다. 이 책의 저자인 스티븐 내들러는 이전에 스피노자, 라는 평전을 통하여 스피노자에 대한 이해를 높인 바 있다. 스피노자에 대한 저자의 이해, 말이다. 철학 이야기, 에서 월 듀런트는 말한다, 저자의 저작에 바로 뛰어들기는 어려운 철학자들이 있는데, 칸트와 스피노자가 바로 그러하다고. 이들은 적절한 길동무들이 필요한데, 적어도 스피노자에서는 그 길동무들로 가장 적합해 보이는 책이 바로 이 책이리라. 이러니 저러니해도 스피노자의 에티카는 상당히 어려운 책이다. 이런 해설서가 번역되어 나온 것이 정말 다행스럽기 그지 없다고 보아도 무방하리라.

 

 

 

 

 

 

 

 

 

솔직히 요즘 좀 머리가 어질어질하다. 책을 읽어도 책이 눈에 잘 안들어온달까..

힘이 정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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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연 2013-11-05 00:28   좋아요 0 | URL
추천은 위의 다섯 권이지만.. 지금 돌아보니 의식의 수수께끼를 풀다, 라는 책도 있네요. 이걸 놓치다니...

희선 2013-11-07 01:29   좋아요 0 | URL
온도계와 돈으로 철학을 하다니... 언젠가 돈에 대한 것은 한번 본 적이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책을 읽은 것은 아니고 그런 책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온도계로는 어떻게 했을지... 어제 도서관에서 <논쟁>이라는 책을 봤습니다 책을 읽고 그것에 대해 쓰는 글과는 다른 글이 실려 있을 것 같군요 책 모두가 아닌 문단 속 문단이라니...

가라타니 고진도 스피노자도 이름밖에 모르는군요^^
의식의 수수께끼를 풀다에서 풀다라고 했는데 정말 풀었을까 하는 생각이... 어느 정도는 풀었을지 모르겠지만 다 풀지는 못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이런 생각을 하다니... 설명하다는 말을 풀다로 했군요


희선

가연 2013-11-11 19:35   좋아요 0 | URL
어헝헝.. 잘지내고 계신가요?